유튜브의 바다에 뛰어든 의료계 ③ 강언TV…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콘텐츠 만들고 싶어”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코 수술은 강남의 A병원이 잘하고, 압구정에 있는 B병원은 지방 흡입을 기가 막히게 잘 한다는 성형 광고가 유독 눈에 띈다. 허나, 광고는 거기까지다. 막상 성형을 받으려고 정보를 찾다보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막막하다. 무수한 성형 후기와 부작용, 그리고 파편화된 정보들 속에서 일반인들은 호갱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더 좋은 의료서비스를 누구나 누릴 수 있게”라는 모토 아래 설립된 기업이 있다. 바로 힐링페이퍼다. 힐링페이퍼는 의료정보 불평등 해소를 위해 세워진 기업이다.

의료계의 파편화된 정보를 모으고, 병원을 연계해주는 방식의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는 힐링페이퍼는 4년전 성형 견적 전문 앱인 ‘강남언니’를 개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번에는 '강남언니'라는 앱을 넘어 일반인들에게 확실한 성형 정보를 제공하고 소통하고자 2018년 유튜브 '강언TV'를 개설했다. 총 조회수는 3,127만 이상, 성형 관련 채널에서는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강언TV는 지난 1년 사이 막대한 팬층을 형성했다.

의사이자 스타트업의 공동창업자이며, 강언TV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는 박기범 이사를 만났다.

- 개업을 하거나 병원에 들어갈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창업을 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의학전문대학원에 들어가기 전부터 평소 창업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진료실에서 근무하며 의사와 환자간의 소통에 관한 문제도 느꼈다. 의료불균형에서 생겨나는 문제들을 IT 기술로 고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대학원 동기와 함께 ‘힐링페이퍼’를 창업하게 됐다.

- 강언TV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궁금하다.

의사가 아닌 일반인들의 눈높이에서 정보를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하게 됐다. 예를 들어보자. 윤곽주사는 지방을 분해하고, 보톡스는 근육을 마비시키는 주사다. 애초에 대상이 다른 주사이지만 일반인은 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의사들에게는 당연한 정보가 일반인에게는 그렇지가 않다. 어려운 용어가 난무하고, 수술 과정은 복잡할 뿐이다. 정보가 잘 전달되지 않으면 환자와 의사간 라포는 깨지고, 오해와 불신만이 쌓이게 된다.

팩트 체크는 확실히 하고, 어려운 용어나 불필요한 정보는 과감히 빼서 의료인과 비의료인 간의 ‘정보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다.

©강언TV

- 팩트 체크 과정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어렵다. 우리 팀이 논문도 확인하고, 전문가들의 감수도 받지만 주제에 따라서는 의견이 애매하게 나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팩트 체크에만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 달도 걸린다.

- 성형이 민감한 주제인 만큼 채널 자체에 대한 반응이 엇갈리는 것 같다.

부작용이나 시술 설명이 이전보다 쉬워졌다 피드백도 오지만,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도 현실이다. 그래서 굉장히 조심스럽다는 것을 모두가 알아줬으면 좋겠다.

애초에 힐링페이퍼는 의료정보 불균형 해소를 통해 모두가 건강해지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의료불균형이 해소돼야 시장이 건강해지고, 환자 분들도 건강해진다고 생각한다. 강언 TV는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곳이라고 봐주셨으면 좋겠다.

- 일주일에 2~3편의 영상이 주기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회사 운영을 하며 유튜버로 활동하는 것이 부담되지는 않는가.

쉽지 않다. 평일에는 회사에서 근무하고, 저녁시간과 주말에는 유튜브 촬영을 하고 있다. 10분짜리 영상을 위해 4~5시간 촬영은 기본이다. 편집에만 2주가 걸릴 때도 있다. 그래도 우리가 지금 몇 시간만 고생하면 일반인들에게 이해도가 높은 양질의 콘텐츠를 드릴 수 있다는 생각에 힘내고 있다.

©강언TV

- 입담이 좋은 편인가.

아니다. 평소에 NG가 많은 편이다. 발음이 약간이라도 새었다고 느끼면 다시 촬영한다. 또 영상과 다르게 나라는 사람은 원래 에너지나 끼가 넘치지 않는다. 이마거상술편 촬영 당시 목감기에 걸려서 조금은 낮은 톤과 분위기로 영상을 촬영했는데, 세상 우울한 사람이 왔다고 댓글이 달렸더라. 사실 그게 내 평소 모습과 가장 비슷했다.

영상을 좀 더 밝고,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서 촬영장에서 일부러 직원들과 장난도 치고,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춤을 추고 있다. 촬영 후 퇴근길에 굉장히 공허함이 느껴질 때도 있지만, 어려운 정보를 쉽게 알려줘서 고맙다는 댓글을 보며 힘내고 있다.

- 추가적으로 시도해보고 싶은 코너가 있다면.

최근 ‘Dr.시범’이라고 해서 미용이나 뷰티, 성형 관련 질문이 들어오면 직접 시범을 보이거나, 현장에 찾아가 시청자 분들의 궁금증을 해결하는 코너를 만들었다. 필러와 관련한 질문이 많아서 바로 얼마 전에 필러 공장을 찾아갔다. 무진/무균복을 입고 생산라인에 들어가 필러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좋은 필러의 조건이 무엇인지 촬영을 하고 왔다.

단어 하나하나 선정도 어렵고, 만만치 않은 주제라는 것을 느끼지만 앞으로도 계속 시청자들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코너를 만들고 싶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현대인들이 발품 팔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병원을 꼼꼼하게 따져보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성형, 시술을 고민하고 있다면 충분히 고민하고 비교하여 결정하기 바란다. '강남언니', '강언tv'를 서비스 하고 있는 힐링페이퍼는 ‘더 좋은 의료서비스를 누구나 누릴 수 있게’라는 모토로 만들어진 곳이고, 내부에서도 정보전달을 위해 수없이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그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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