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죽어나가야 하냐” 울분 토하는 간호사들, 간협에 행동 촉구

지난해 발생한 간호사 투신 사건이 연초부터 반복되자 간호사와 학생들의 분노가 대한간호협회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의료원 간호사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알려진 후 간호사, 간호대학생 커뮤니티에서는 간협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은 간협이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과 인권 보호를 위해 아무런 손을 쓰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간호사로 3년간 일한 후 현재는 다른 일을 하고 있다고 밝힌 A씨는 “왜 유독 간호계에서 주기적으로 자살 문제가 발생할까. 이 모든 문제의 근본은 열악한 근무환경에 있다고 본다”며 “간협은 과연 간호사들의 근무환경의 개선 및 인권 문제에 나선적이 있나. 말로만 하는건 아니냐”고 지적했다.

A씨는 “(보건의료직종 내에서) 대한의사협회 다음으로 간협이 크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린 후배들이 이렇게 죽어나가는데도 아무런 제스처를 취하지 않냐”며 “성명을 내는 것으로 회원의 단합을 이끌어내고 병원에 맞서보려는 노력이라도 해야하는 게 아니냐”고 꼬집었다.

A씨는 “홈페이지에 걸린 고인에 대한 명복을 비는 문구는 다 필요없다. 사람이 죽어나가고 있다”며 “희생자가 발생되면 원인 분석을하고 대책이 나오고 개선의 여지가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 간호사들도 정당한 노동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간협이 분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호사 B씨도 “(서울의료원 투신 간호사는) 우리와 같이 국시를 걱정했고 간호사가 되어서는 환자에게 감동을 줬던 간호사”라며 "그러나 간협과 정부는 지금까지도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실망하는 것도 지쳤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이도 “여전히 병원은 간호사를 갈아 넣느라 여념이 없다. 서울아산병원 사건 이후 일년이 채 지나지 않았다”며 “시립병원도 이 지경인데 정부와 간호협회는 무엇을 하느냐. 얼마나 간호사들이 울분을 토하고 죽어나가야 할까”라고 반문했다.

이외에도 ‘간협은 협회비만 걷어갈 뿐 하는 일이 대체 뭐냐’, ‘간호대생으로서 창피하다. 잘못된 현실을 바로 잡아달라’, ‘한두푼도 아닌 (협회비)돈을 걷어가서 대체 무슨일을 하냐’, ‘얼마나 많은 비극을 반복해야 바뀌냐’ 등의 불만도 터져나왔다.

한편, 지난해 서울아산병원 고(故) 박선욱 간호사 투신 이후 간협은 ‘간호조직 체계 및 문화 혁신 선언식’을 개최하고 선언문과 10개 과제를 발표한 바 있다.

그 일환으로 ‘간호사 업무 환경 개선을 위한 자정 캠페인’을 실시하기도 했다. 캠패인은 ‘행복한 간호사, 건강한 국민’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새겨진 배지를 배포하고 관련 내용이 담긴 포스터를 배포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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