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보건연구원 박도준 원장, 내년 초 서울대병원 복귀…“긴 호흡으로 연구에 투자해야”

내년 초 임기를 마치고 서울대병원으로 돌아가는 국립보건연구원 박도준 원장이 보건의료분야에 축적된 투자가 관련 산업분야에서 매년 성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눈앞에 보이는 성과가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보건연구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박 원장은 “우리나라가 보건의료와 관련해 그동안 연구인프라 등에 투자를 많이 했다. 이렇게 축적된 투자가 셀트리온 등의 성과로 이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보건의료분야 연구를 통해) 산업화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10~20년 정도 시간이 걸리는데, 우리나라도 축적된 인력과 자원으로 이제 성과를 낼 때”라고 말했다.

박 원장은 “보건의료분야에서 우리나라도 이제 인력수준이 상당히 높아졌다. 지금까지 인력이나 파이프라인에 대한 투자를 많이 했기 때문”이라며 “이런 투자를 바탕으로 이제는 매년 셀트리온이나 한미약품 같은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박 원장은 “너무 많은 자원을 산업화 쪽으로만 투자하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이런 부분에서는 정부가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박 원장은 눈 앞의 성과를 보고 보건의료 분야에 투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원장은 “처음 국립보건연구원장에 지원한 이유는 미국국립보건원(NIH)에서 8년간 생활하면서 보고 배운 것을 우리나라에 이식하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미국의 경우 한 연구자가 60년간 같은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례도 있고, 이런 연구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우리나라도 이제 충분한 경제성장을 했기 때문에 이런 장기적인 투자를 할 때가 됐다”며 “적어도 10~20년 장기 연구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추진했던 사업 가운데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국립보건연구원 자원을 민간이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라고 했다.

박 원장은 “연구원에서 줄기세포를 만들어 놓은 것 등이 많은데, 이런 것들을 (민간기관에서) 시설운영비만 내면 사용할 수 있게 했다”며 “지금은 이런 시스템을 대학교수들이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또 “앞으로 연구자들 외 제약사 등 산업계가 신약개발 등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오픈하고자 한다”며 “한국인 유전체 데이터 등은 제약산업에서 잘 사용할 수 있다. 계속 오픈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 원장은 2016년 4월 임기 3년의 국립보건연구원장에 취임했다. 내년 4월 임기를 마치게 된다. 박 원장은 임기를 마치면 서울의대(내과) 교수로 복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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