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과 병원의 미래' 출간한 이종철 전 의료원장 “피할 수 없는 변화에 끌려다녀선 안돼”

전문가들은 3차 산업혁명 당시 의료계가 범했던 우를 다시 범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4차 산업혁명에 선도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데 입을 모았다.

지난 4일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지하 1층에서는 신간 ‘4차 산업혁명과 병원의 미래’ 출간 기자간담회 및 심포지엄이 열렸다. 참석한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피할 수 없다며 더 늦기 전에 지금부터라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종철 전 삼성의료원장(창원보건소장)은 지난 4일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지하 1층에서 열린 신간 ‘4차 산업혁명과 병원의 미래’ 출간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대표 저자인 이종철 전 삼성의료원장(창원보건소장)은 과거 병원에 처음 OCS(처방전달시스템)가 도입되던 당시 상황을 예로 들며 대비만 잘 한다면 4차 산업혁명이 환자와 의사 커뮤니케이션을 강화시키는 등 환자 진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의료원장은 “의료정보의 꽃이라 불리는 OCS라 할지라도 처음 도입 때는 거부감과 많은 비용이 들었다”며 “특히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의사들은 OCS에 적응하느라 환자와 멀어지기도 했다. 가장 많이 접수된 민원이 ‘의사가 컴퓨터만 보고 있다’는 것이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 전 의료원장은 “그렇지만 OCS는 결국 병원에 들어와 정착됐고 의료정보에 대한 부분을 혁명적으로 바꿔놨다”며 “이같이 4차 산업혁명의 여러 가지 기술들도 결국은 어쩔 수 없이 의료계에 들어올 것이다. 의료계가 과거의 우를 다시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의료원장은 “이를 받아들일 때 이질감 없이 잘 활용할 수 있으려면 지금부터 적극적으로 공부할 필요가 있다”며 “4차 산업혁명의 여러 가지 툴(도구)을 익히고 활용한다면 환자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의료원장은 “현재 우리가 기계하고 씨름해서 얻어야만 하는 다양한 환자 정보에 대한 부분도 4차 산업혁명의 여러 도구들이 보다 편리하게 얻고 분석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이를 통해 의사는 보다 환자와의 소통에 집중할 수 있고 환자에 시간을 쏟는 것으로 환자와의 라포 형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의료원장은 “이런 환자 중심적인 관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면서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변화를 준비하자는 말”이라며 “로봇이 어떻고 AI(인공지능)이 어떻고 하며 우려를 표하는 것은 매우 단편적인 분석일 뿐”이라고 했다.

박웅양 삼성유전체연구소장도 미래 보건의료서비스가 예방 및 조기진단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활용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박 소장은 “의료 데이터가 증가하는 현실에서 결국 승자는 이 데이터들을 잘 활용하는 사람이 될 것”이라며 “과거 유전자 정보와 생활정보 등을 통합, 수집하는 분야가 떠올랐다면 이제는 이 정보들을 잘 처리할 수 있는 회사가 힘을 얻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실제 유전체 관련 기술발전에 따라 헬스케어 산업이 변화하고 있다”며 “과거가 분석을 통한 신약 개발 등 새로운 발견의 시기였다면 이제는 맞춤의학(Personalized Medicione) 등 유전체 의학을 임상에서 활용하는 것이 발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기존의 의료가 환자의 치료와 재활에 중심을 두었다면 미래 보건의료는 예방과 적극적인 조기진단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정밀의료에서 유전체 정보 분석의 목표는 환자의 임상적 상황을 반영하는 데이터 활용이 될 것이다. 유전체 정보를 임상에서 누가 잘 쓰느냐가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소장은 “향후에는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의사들의 역할이 될 것”이라며 "물론 병원 차원에서 데이터를 모으고 활용하겠지만 의사 개인도 본인이 궁금해 하고 관심있는 부분에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으로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퀄리티 높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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