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수 회장, 심뇌혈관질환 정책·국가검진·만성질환관리사업 비판
개원가 환경에 맞는 경동맥 초음파 포켓북 출간…심부전학회와 MOU

암 못지 않게 사망률이 높은 심뇌혈관질환자들이 늘고 있어 이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지만 정작 정부 정책은 이에 역행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1차의료를 강화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는 만성질환관리사업에 정작 1차의료를 담당하는 개원의들의 목소리는 배제되고 있다는 날선 비판이 제기됐다.

대한임상순환기학회 김한수 회장(우)

대한임상순환기학회 김한수 회장은 지난 18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심뇌혈관질환은 우리나라 전체 사망원인의 24.3%를 차지하고 있다. 심뇌혈관질환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2014년 229만명에서 2016년 247만명으로 18만명 가량 늘었고, 사망자도 5만1,000명에서 5만3,000명으로 4%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심뇌혈관질환 정책의 강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하지만 김 회장은 "지난 9월 심혈관계질환관리 종합계획을 발표한 정부가 최근 전국 11개 심뇌혈관질환센터에 대한 예산을 2013년 126억원에서 올해 84억원으로 33%나 줄였다"며 "정부의 예산집행은 증가하는 심뇌혈관질환 인프라의 필요에 역행하는 행태로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또 내년 본사업에 들어가는 만성질환관리사업에 1차의료의 최전선에 있는 개원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기회가 배제돼 있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만성질환관리사업의 경우 고혈압 등 주요 순환기질환이 대상이지만 관리사업의 결정과정에 가정의학과 중심의 대학병원 교수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내과 개원의들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모 대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의 경우 특정 질환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짐에도 지질검사 주기 4년 연장을 뒷받침하는 연구용역, 1차진료 만성질환관리사업 등 여러 과제를 독식하며 개원가 의견을 수렴하지 않아 불만을 낳고 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2013년 모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상지질혈증의 조기발견으로 인한 심뇌혈관질환 예방에 대한 비용, 효과성을 고려하지 않았지만 2015년 12월 영국 국가보건의료서비스(NHS)는 3년 또는 5년보다 1년 간격 지질검사가 비용, 효과적이라는 상반된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며 "올해부터 4년으로 연장된 국가건강검진 지질검사 주기를 다시 2년으로 복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임상순환기학회는 이날 추계학술대회에서 대한심부전학회와 MOU를 맺는 것은 물론 경동맥 초음파 포켓북을 출간했다.

경동맥 초음파는 뇌로 가는 혈액을 공급하는 경동맥에서 죽상동맥경화증을 확인해 심뇌혈관질환의 발생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검사로서 최근 초음파 급여화와 맞물려 일차진료 현장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경동맥 초음파의 검사 방법과 판독에서 정형화된 프로토콜이 충분하지 않아 임상순환기에서 여러 국내외 자료를 검토해 포켓북을 제작했다.

경동맥 초음파 포켓북은 휴대가 간편하고 경동맥 초음파를 시행하는 의사들에게 필요한 개념과 술기 방법을 다양한 초음파 사진, 그림과 표를 활용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점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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