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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 찾기 하는 듯한 커뮤니티 케어, 반짝 상품될 수도”국회 토론회서 정책 방향 비판 나와…직역별로 다른 방향성 제시하기도
  • 송수연 기자
  • 승인 2018.11.15 06:00
  • 최종 수정 2018.11.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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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커뮤니티 케어’를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그 실체가 분명하지 않아 혼란스럽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직역별로 다른 방향성을 제시해 향후 사업을 구체화하고 추진할 때도 난항이 예상된다.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이 지난 14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커뮤니티 케어, 어떻게 할 것인가’란 주제의 토론회에서는 커뮤니티 케어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정부 정책 방향에는 쓴소리가 이어졌다.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이주열 교수는 “현재 추진 중인 커뮤니티 케어는 문제와 해결 방향은 알지만 정확한 길을 몰라서 찾아 헤매는 상태, 즉 미로 찾기를 하는 것 같다”며 “커뮤니티 케어 바구니에 이런저런 현실의 문제를 무작정 담으면 안된다. 커뮤니티 케어는 하나의 방법일 뿐이며 만능키는 아니기 때문이다. 커뮤니티 케어의 목표와 표적, 집단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현재 보건복지부에서 추진 중인 커뮤니티 케어는 보건의료 및 사회복지 분야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정책이지만 수용성과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볼 때 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외국 사례와 이론적 방향도 중요하지만 지방자치단체 및 현장 전문가들이 우리 현실 여건에 적합한 모형을 개발해야 한다. 지금처럼 복지부와 일부 학자 중심으로 정책이 설계되면 커뮤니티 케어는 반짝 상품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커뮤니티 케어를 성공시키려면 먼저 범정부 차원에서 법과 제도적인 접근이 추진돼야 한다”며 “예산·조직·인력 등 인프라 개선 없는 서비스 연계와 사례관리 접근은 분명한 한계가 있으며 커뮤니티케어가 기존 생태계를 교란하는 난개발이 되거나 기존 사업을 단순히 포장만 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은 지난 14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커뮤니티 케어, 어떻게 할 것인가’란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일차의료 중요” vs “요양병원도 역할” vs “간호조무사 활용”

개원가, 요양병원, 간호조무사 등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직역 단체 대표들은 커뮤니티 케어가 성공하려면 각자의 영역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일차의료의 역할을,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는 요양병원의 역할을, 대한간호조무사협회는 간호조무사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이번 토론회 공동 주관 단체이기도 하다.

대개협 좌훈정 보험부회장은 “커뮤니티 케어를 위해서는 일차의료의 역할이 중요한데 현 의료제도 하에서는 일차의료의 기능이 취약해 의료서비스가 부실해질 위험이 높다”며 “외국 제도를 그대로 들여오는 것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좌 부회장은 “일차의료 살리기를 통해 접근성이 좋은 지역 밀착형 의료서비스를 지속적이고 포괄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의료기관 접근성이 좋아 중증장애인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왕진 등 재가서비스보다 일차의료기관 내원 서비스의 질과 안전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요양병원협회 손덕현 수석부회장은 “현재 진행되는 커뮤니티 케어는 복지 중심이다. 그러나 중요한 핵심이 되는 게 의료다. 의료가 중심이 돼야 제대로 된 복지가 될 수 있다”며 “병원에서 제대로 치료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줘야 지역사회의 생활이 활기차게 돌아간다. 일본도 의료, 특히 노인병원이 지역포괄 케어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부회장은 “소위 사회적 입원 환자를 지역사회로 돌리기 위해 커뮤니티 케어 계획을 발표했다. 인프라를 구성하기도 전에 준비 없이 요양병원 입원환자에 대한 규제와 퇴출은 갈데없는 아픈 노인들에게 더 아픔을 줄 수 있다”며 “요양병원이 커뮤니티 케어에서 제대로 역할을 한다면 선진국보다 더 나은 미래 복지모델을 만들 수 있다. 정부도 정책에서 소외시키지 말고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간무협은 커뮤니티 케어가 성공하려면 간호조무사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간무협 최종현 기획이사는 “커뮤니티 케어 사업의 성공은 인력 활용의 다양성이다. 따라서 커뮤니티 케어 사업과 연관된 면허와 자격을 취득한 경우 이를 인정해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요양기관 간호조무사가 요양보호사 자격이 있으면 (가칭)‘요양전문간호조무사’로, 방문간호 간호조무사가 사회복지사 자격이 있으면 (가칭)‘방문복지간호조무사’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최 이사는 “복지부가 추진하다가 중단된 간호인력개편을 재추진해서 우리나라도 의료선진국과 같이 간호인력 양성의 다양성과 경력상승체계 도입을 적극 검토할 때”라며 “간호인력개편 재추진은 직종 간 갈등이 아닌 커뮤니티 케어 사업의 성공과 간호인력 대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책이며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상생할 수 있는 통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료계가 주치의 방식에 협조하지 않으면 간호 인력에 위임”

주치의제 도입 등을 반대하는 의료계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제주의대 이상이 교수는 “커뮤니티 케어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에서 현재 가장 큰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분야는 보건의료다. 커뮤니티 케어의 확대와 발전이 가능해지려면 관련 보건의료 서비스의 제공 방식에 큰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며 의료계의 자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새롭게 동네의원과 ‘주치의-환자’ 관계를 맺어야 한다. 이런 관계가 지역사회에서 작동한다고 해도 동네의원의 의사가 수요자 집을 방문해서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할지도 의문이다. 왕진 대가로 거액의 보상을 요구할 개연성이 크다”며 “의료계가 주치의 방식의 커뮤니티 케어 체계에 협조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의료계가 기존 방식을 고집하고 지역사회 환자 돌봄을 포기한다면 다른 보건의료 인력이 이 일을 일정 수준에서 담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역사회 보건의료의 역할을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등 간호 인력에 위임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며 “의사 수도 부족한데 왜 다 쥐고 있으려고 하는가. 위임할 수 있는 업무는 위임해서 방문간호 인력을 전문화하고 센터화시켜서 의사 지시하에 제대로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복지부 “커뮤니티 케어 선도사업 예정…그림 그리고 있다”

복지부는 내년부터 진행하는 커뮤니티 케어 선도사업을 통해 모형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복지부 김국일 건강정책과장은 “인프라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중요한 커뮤니티 케어 인프라 중 하나로 생각하는 게 건강생활지원센터이다. 현재 전국 50개소 정도가 운영되고 있다”며 “그곳에서 토탈 케어가 가능하도록 커뮤니티 케어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내년에 커뮤니티 케어 선도사업 12개를 진행한다. 일부는 건강생활지원센터와 연계해서 만들어 보려고 한다”며 “소생활권 중심으로 전국 읍·면·동에 하나씩 건강생활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싶지만 재정과 인력 문제 때문에 쉽지는 않을 것이다. 단계적으로 확충하는 방향으로 했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보건소 기능이 진료 중심에서 예방 관리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측면에서 보건지소와 보건소의 역할을 농어촌 등 3개 지역별로 구분해 시범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기능을 재정립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o331@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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