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소견발표회에서 정근식 교수 “70년대에는 한국 의료의 산실이었지만…”

서울대 총장 선거에 서울대병원 위기론이 등장했다. 1970년대 이후 발전하지 못하고 답보상태라는 지적이다.

이같은 지적은 지난 24일 서울대 연건캠퍼스 의과대학 대강당에서 진행된 ‘제27대 총장 선출을 위한 공개소견발표회’에서 나왔다.

제27대 서울대 총장 선거에 출마한 예비후보 정근식 사회과학대 교수는 이날 연건캠퍼스 발전 방안에 집중한 공약을 발표하며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서울대 총장추천위원회에서 선정한 예비후보 5명 중 의대 등 연건캠퍼스에 대한 공약을 가장 구체적으로 발표했다.

정 교수는 “의대와 치과대학, 간호대학이 있는 연건캠퍼스는 비약적으로 발전한 한국 의생명과학을 이끌어온 견인차였고 한국 보건의료의 산실이었다”며 “서울대병원은 1978년 신축됐고 법인화됐다. 동양 최대 건물로, 충분히 그 기능을 해 왔고 대한민국 의료 발전에 필요한 인력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40년이 지난 지금, 1970년대 상황이 우리의 미래를 충분히 담보하고 있을까. 현재 연건캠퍼스의 현실이 그 답을 말해준다”며 “진지하게 연건캠퍼스의 미래에 대해 논의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정근식 사회과학대 교수는 지나 24일 서울대 연건캠퍼스 의과대학 대강당에서 진행된 '제27대 총장 선출을 위한 공개소견발표회'에서 연건캠퍼스 발전 방안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정 교수는 “의대의 발전이 서울대의 발전이며 서울대의 발전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며 서울대는 21세기 대한민국의 미래인 데이터 사이언스와 의생명과학기술 분야를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학문 융합 통합과 대학과 병원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정 교수는 “의대는 대한민국 최고 연구 역량을 갖고 있지만 이 젊은이들이 꿈을 실현하고 에너지를 쏟아붓기에는 너무 비좁다. 의대 교수들과 얘기해보면 답답하다고 한다”며 “이제는 뚫어야 할 때”라고 했다.

정 교수는 연건캠퍼스 과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학, 과학, 공학을 연계 통합한 의생명과학기술연구단지 ‘HEST Park’를 용산 미군 부지 등에 조성하고 경기도 시흥캠퍼스에는 초고령화사회를 대비해 재생재활로봇 의학 거점지, 기후환경재난 병원을 만들겠다고 했다.

또한 한반도 의학시대를 개척하기 위해 평양의대와 협력해 DMZ에 의학연구원과 병원을 설립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대학원 분당캠퍼스를 설치하고 헬스테이터 융합 연구의 메카로 육성하고 보라매병원에는 공공의학연구원을 설치하고 서울대 교직원 주치의 역할을 맡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정 교수는 “진료 중심에서 연구 중심으로 서서히 바뀌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정년 교수들이 연구를 지속할 수 있도록 ‘고등학술원’을 설치해 젊은 연구진과 교류하고 연구교수제도도 개선하겠다고 했다.

왼쪽 위부터 서울대 오세정 자연과학대 명예교수, 강태진 공과대 명예교수, 남익현 경영대 교수, 이우일 공과대 교수.

강태진 공과대 교수도 연건캠퍼스 발전 지원 방안을 별도로 발표했다.

강 교수는 “서울대병원 법인의 교육연구기간 지위를 확보하고 임상교수의 지위를 향상시키겠다”며 “분당 메디바이오클러스터를 지원하고 기초의학 교수의 관악 연구공간과 시설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남익혁 경영대 교수와 오세정 자연과학대 교수, 이우일 공과대 교수는 이날 의대 등 연건캠퍼스에 대한 별도 공약은 발표하지 않았다.

예비후보 5명은 서울대병원 법인화 이후 기금 교수로 남아 있는 38명의 신분 전환과 정원을 유지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으며 간호대의 관악캠퍼스 이전에 대해서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다.

예비후보들은 오는 26일 관악캠퍼스에서 한 차례 더 공개소견발표회를 가진다. 이어 총추위는 오는 11월 7일 예비후보 대상 정책평가를 실시하며 9일에는 교직원, 학생, 부설학교 교원으로 구성된 정책평가단이 정책평가를 한다.

총추위는 오는 11월 14일 정책평가단과 총추위 평가 의견을 75대 25로 합산해 총장 후보를 3명으로 압축한 후 이사회에 추천한다. 이사회는 11월 27일 추천된 후보 3명을 검증·평가해 최종 후보 1명을 선출할 예정이다. 서울대 총장은 교육부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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