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간재단-대한간학회, 국가검진에 C형간염 검사 포함 필요성 강조

한국간재단(이사장 서동진)과 대한간학회(이사장 양진모)가 만성C형간염 박멸을 위해 국가검진에 C형간염 검사항목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단과 학회는 지난 17일 서울 소재 더 플라자호텔에서 제 19회 간의 날 기념식 및 토론회를 개최하고 만성C형간염을 적극적으로 진단하고 치료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WHO는 2030년까지 만성C형간염을 박멸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우리나라 역시 이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연세의대 소화기내과 김승업 교수는 “만성C형간염은 전세계적으로 여전히 문제다. B형간염에 이어 두 번째로 간경변 등 원인질환이기 때문에 감염된 환자를 스크리닝하고, 이들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특히 매년 새로 감염되는 환자의 수도 늘고 있기 때문에 치료만으로는 만성C형간염 박멸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해외 자료를 보면 스크리닝 선별검사를 적극적으로 해야만 사망률과 발생률을 동시에 낮출 수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마약 중독자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치료환자수를 높일수록 마약중독자의 C형간염 유병률이 급격히 감소했다"며"결국 적극적으로 환자를 찾고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만성C형간염으로 진단되면 치료하는 게 가장 비용대비 효과가 좋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인 셈”이라고 했다.

적극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숨어있는 환자를 찾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국가검진에 만성C형간염 검사항목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유병률을 계산할 경우 우리나라의 만성C형간염환자는 약 40만명이고, 매년 2만명을 스크리닝해서 치료해야 하지만 그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원활한 스크리닝을 위해서는 국가 시스템에 검사가 포함되는 게 가장 적합하지만 만성C형간염은 검진항목에 포함돼 있지 않다.

김 교수는 “C형간염 진단과 치료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검진에 도입하는 것이다. 간전문의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면 거의 100%에 가깝게 국가검진 도입 필요성을 말한다”며“적극적으로 환자를 찾아내 치료해야만 치료가 지연돼 발생하는 간암 사망, 이식, 간질환 사망 등 의료비용 투입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며 결론적으로 스크리닝을 잘해야 할 것이다. 비용이나 대상 등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지만 원칙적으로 국가검진체계의 작동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이와 함께 C형간염 전파를 차단할 수 있도록 관련 네트워킹을 강화해야 한다고도 했다.

김 교수는 “전파위험이 있는 자를 다루거나 일반의, 개원의협의회 등과 적절히 네트워킹해서 정보를 공유하고 환자를 선별해서 치료하는 게 필요하다. 아직 이런 부분이 미약하기 때문에 학회가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재단과 학회는 만성C형간염검사 국가검진 포함 외에도 최근 증가하고 있는 비알콜성 지방간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한 정책도 강화돼야 한다고 했다.

순천향병원 소화기내과 정승원 교수는 “비알콜성 지방간의 국내 유병률은 증가하고 있다. 이는 소아청소년의 비만 및 고도비만의 증가와도 관련된다. 전 세계 소아청소년의 비알콜성지방간 유병률은 3-10%인데 국내도 비슷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청소년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비만예방활동 및 교육이 필요하며, 먹을거리에 대한 정보 제공과 환자 대상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알콜성 지방간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요인이 작용하는데 대사증후군, 당뇨, 이상지질혈증, 다낭성난소증후군, 갑상선기능저하, 수면무호흡증과도 관련된다. 결국 식이요법, 운동요법, 치료약제를 활용해야한다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정 교수는 “비알콜성 지방간 치료는 가장 중요한 게 생활습관 교정이고, 체중감량이 중요하다. 비알콜성 지방간이라면 최소 체중의 3-5%를 감량해야 한다. 비알콜성 지방간염이라면 7-10% 체중감량을 해야 해소할 수 있다”고 했다.

식이요법의 경우 총에너지 섭취량의 감소가 필요하다. 하루 권고 섭취량의 25%를 감소해야 하는데 남자의 하루 권고 섭취량은 2,500kcal, 여성은 1,700kcal다. 남성은 약 625kcal, 여성은 425kcal 정도를 줄여야 한다.

특히 탄수화물과 당분섭취가 많을수록 비알콜성 지방간 발병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저탄수저과당 식이를 권고하고 있다.

정 교수는 “운동요법만으로도 감소 가능하다. 운동 강도는 최대 심박수의 55-70%의 중등도로 일주일에 2번, 최소 30분 가량 운동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재단과 학회는 지난 15일부터 전남 구례군을 만성C형간염 청정지역으로 만들기 위한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전남 구례군 보건의료원이 함께 주관하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한국의료지원재단 후원으로 진행된다.

약 3,000명의 구례군 주민들의 만성C형간염여부를 확인하고, 확진 전 주민에 대해 치료까지 지원하는 게 목표다. 올해 10월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간 대한간학회 회원이 직접 구례군을 방문해 약 350여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건강강좌, 무료검진 및 초음파 검사도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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