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실패 시 효능 입증한 2차약 부재에도 소라페닙 대비 PFS·ORR 개선 주목

넥사바(성분명 소라페닙)에 이어 간세포암 1차 치료제로 효과를 입증한 한국에자이의 렌비마(렌바티닙)가 암 가운데서도 까다로운 간암 치료에서 효과적인 치료옵션이 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간세포성암 1차 약제로 허가된 렌비마는 임상연구를 통해 소라페닙 대비 전체 생존기간(OS) 비열등성 및 무진행 생존기간(PFS)·객관적 반응률(ORR)의 개선을 입증했다.

반면 치료실패 시 2차 치료제로 효능을 입증한 약제가 없고, 고혈압 등 중대 이상반응 발생이 소라페닙보다 많다는 약점이 있다.

하지만 한국에자이가 개최한 렌비마 국내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렌비마가 유용한 치료옵션으로 간암치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넥사바가 유일한 1차 치료제로 새로운 옵션이 필요했던 상황에서 2차 치료제까지 고려해 처방이 제한돼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렌비마의 무진행생존기간이 소라페닙보다 더 긴 만큼(PFS 중간값: 렌비마 7.3개월, 소라페닙 3.6개월) 복용기간을 고려한 이상반응 비교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렌비마 임상(REFLECT)을 주도한 파비오 피스칼리아 교수(이탈리아 볼로냐대 내과)는 "렌비마는 소라페닙보다 긴 무진행생존기간으로 치료도 더 길게 받기 때문에 기간을 감안해서 이상반응을 봐야 한다"면서 "렌비마가 이상반응이 높은 것처럼 보이겠지만(고혈압: 렌비마 42%, 소라페닙 30%), 그만큼 처방을 중단하는 환자가 적었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임상연구가 아닌 실제 처방에선 (중대한) 이상반응이 나타나면 해당 증상의 회복 이후 치료를 재개하는 등의 관리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환자에 나타나는 이상반응은 (임상연구에서보다) 더 적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간암 치료도 정밀의료의 패러다임에 맞춰 환자의 개별 상태에 맞는 치료를 지향해야 하는 만큼 적절한 약물을 선택하는데 렌비마의 허가는 반가운 일이라고도 했다.

그는 "예를 들면 환자가 혈압이 낮은 경우 혈압을 높여주는 부작용이 나을 수도 있고, 심근경색이 있는 경우 혈압에 영향을 덜 주는 치료제를 선택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면서 "의사들은 여러 약물들의 이상반응을 고려해서 약제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고대구로병원 김지훈 교수(소화기내과)도 "2차 약제가 없다는 것은 학문적으로는 적잖은 문제이기도 하지만, 전체 생존기간이 비슷하면서 무진행생존기간이 더 높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다"라면서 "약제 처방이 2차 약제를 고려해 너무 제한을 받는 것은 환자를 위해 좋은 방향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소라페닙 치료 실패시에는 2차 치료제로 레고라페닙의 효과가 입증됐다. 그외 카보잔티닙 등 약물이 2차 약제로서 임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시판이 이뤄질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