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 등 신임대표 선임… 체질 개선‧주력사업 강화 두마리 토끼 쫓아

최근 제넥신, 삼성제약, 안국약품, 보령제약, 한독 등 다수의 제약·바이오 업체가 대표급 인사를 선임하면서 체질 개선과 주력 사업 강화 두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먼저 한독은 지난 9월 다채로운 경력의 조정열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조 대표는 유니레버, 로레알에서 소비재 비지니스를 경험하고 피자헛, 갤러리현대, K옥션, 쏘카 등에서는 대표로 활약했다. 제약 분야에선 MSD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략 마케팅 상무를 역임했다.

조 대표가 전체 경력에서 의약품 사업 경력이 다소 부족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지만 토탈 헬스케어 그룹을 지향하는 한독에는 적임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독은 의약품 사업을 주력으로 하면서도 레디큐를 통해 숙취해소 음료시장에 진출했고, 최근에는 치매 치료에 도움을 주는 음료 형태의 수버네이드도 출시했다.

특히 수버네이드의 경우 의약품 보다는 소비재에 가까운 형태다. 판매 형태 역시 병의원을 통해 온라인 시장으로 구매가 이뤄지는 만큼 소비자 밀접형 판매라인 형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때문에 수버네이드와 조 대표가 동시에 시험대에 오른 것이란 해석도 있다.

제약업계가 주목하는 또다른 새 경영진은 보령제약의 안재현 경영대표다.

안재현 경영대표는 1987년 제일모직에 입사해 경영지원실장을 지낸 후, 2012년 보령제약으로 자리를 옮겨 운영지원본부장과 그룹 전략기획실장을 맡다가 지난해 보령홀딩스 대표에 올랐다.

오너인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이 직접 외부에서 발탁한 인물인 안 대표는 1년 만에 보령홀딩스 대표에서 보령제약 경영대표까지 맡게됐다.

제약업계 안팎에선 안 대표가 창업 이래 오너 경영을 펼쳐온 보령제약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을 공식화 하는 상징적인 인물이라고 평가하는 한편, 오너 승계가 이뤄지고 있는 보령제약의 재무 건전성까지 확보해야 하는 중책까지 떠안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한독 조정열 대표, 보령제약 안재현 경영대표, 제넥신 김광호 부사장, 삼성제약 전재갑 부사장, 안국약품 정상엽 상무

제넥신은 존슨앤드존슨 북아시아 총괄사장을 지낸 김광호 씨를 부사장으로 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김 부사장은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테크윈을 거쳐 한국마즈 대표이사 및 Mars 북아시아 대표를 역임하고, 헬스케어 업계로 분야를 넓혀 존슨앤드존슨 북아시아 총괄사장 등을 역임한 기업경영 전문가다. 제넥신에서는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선임돼 경영부문을 총괄한다.

제넥신은 핵심 파이프라인인 지속형성장호르몬을 비롯해 면역항암제 개발에 뛰어든 상황이다. 외부투자는 물론 글로벌 제약사와의 라이센스 인·아웃과 재무건전성 확보가 김 부사장의 과제다.

삼성제약은 전재갑 전 휴온스 대표이사를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서울대학교 약학과 출신으로 광동제약, 보령제약 상무이사를 거쳐 휴온스 대표에 올랐던 전 부사장은 삼성제약의 체질개선 과제를 안았다.

휴온스에서 생산, 개발, 신사업, 수출, 영업, 연구 등 다방면에 영향력을 행사했던 전 부사장은 젬백스앤카엘과 한솥밥을 먹은 이래 새로운 동력을 찾아야하는 삼성제약 대표로 적임자라는 평가다.

올해 생산과 개발, 신규 시설투자 등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삼성제약과 전 부사장의 만남이 어떤 시너지를 보일 지 주목된다.

매출 정체를 겪으며 신규 먹거리 사업을 찾고 있는 안국약품도 새로운 인재를 영입했다.

안국약품은 1994년 한미약품 중앙연구소에 입사해 24년간 바이오개발실에서 근무한 정성엽 상무를 영입했다.

안국약품은 그간 합성화학의약품 중심의 사업을 펼치며 사업 확장에는 적극적 모습을 보이지 않았었다.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약 제품을 보유하고 있지만, 해당 제품군의 매출은 몇 해째 제자리 걸음이다.

이에 안국약품의 정 상무 영입은 정체된 매출 확대와 더불어 체질 개선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제약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 제약사들이) 새롭게 제약산업에 진출을 원하는 회사와 스타트업 또는 벤처업체까지 인재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재야 인사들도 러브콜을 상당히 받는 것으로 안다. 점점 몸값이 올라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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