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한다‘ 줄 잇는 증언들…인천 모 간호대 졸업자 "L-tube도 했다"
현직 간호사들 “성적 수치심 유발하는 행위를 강제로? 성범죄와 같아"

수도권에 있는 모 간호대학에서 실습생을 대상으로 관장 실습을 한 사실이 알려져 온라인 상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간호대생으로 추정되는 제보자 A씨는 최근 한 간호사 커뮤니티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폭로했다.

A씨에 따르면 모 간호대학에서는 실습 조별로 제비뽑기로 한명씩을 선발해 관장 실습을 하고 있다. 분위기 상 이를 거부할 수도 없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제비뽑기에 잘못 걸리면 자신의 항문을 남에게 보여줘여 한다”면서 “이런 건 인권적으로 문제가 되는 게 아닌가. 다른 학교에서도 이렇게 실습을 하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글이 게시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약 500여개의 댓글이 달렸으며, 현재까지 달려 있는 댓글은 1,000개가 넘는다(20일 오후 7시 기준).

댓글에서 간호사들은 ‘관장 실습을 실제로 한 학교가 있다는 게 더 놀랍다. 의사 처방은 받고 시행하는 거냐’, ‘49명이 내 항문을 보고 있다는 생각만 해도 수치심이 든다’, ‘딱히 요령이 필요한 술기도 아닌데 왜 학생(을 대상으로) 실습을 하냐’는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댓글을 통해 자신도 이런 실습을 경험했다고 고백하는 이들이 다수라는 점이다. 심지어는 학생을 대상으로 ’소변줄 삽입(폴리)‘술을 실습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인천 소재 모 간호대학을 졸업했다는 간호사 B씨는 댓글을 통해 “(우리 학교는) 관장은 기본이며 L-tube도 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관장 실습을) 우리 학교만 하는 것이었냐. 신고하고 싶다‘, ’우리는 (실습생끼리) 1대 1로 관장 실습을 시켰다‘, ’우리는 한명을 뽑아서 하지 않고 전교생이 다 (관장 실습을) 했다‘ 는 등의 댓글도 이어졌다.

그러나 현직 간호사들은 이런 실습이 전혀 일반적이지 않으며, 매우 위험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서울 소재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C씨는 “전혀 일반적이지 않은 일이다. 대개 사람처럼 생긴 모형을 이용해 관장 실습을 한다”며 “모형을 쓰지 않는 이유는 모형이 비싸기 때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C씨는 “모형이 인체와 다르고 사람 몸에 해보는게 좋다고 하더라도 의대생들이 실습 때 서로의 몸에 수술을 하지 않지 않냐”며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실습을 강제적으로 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라고 했다.

C씨는 “저런 행위는 매우 위험하다. (실습 공간이) 의료기관도 아니고 (관장을) 하다가 감염이나 천공 등이 생길 수도 있는데 이들은 (아직) 의료인도 아니지 않냐"며 “응급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교수나 조교들이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C씨는 “치료 목적으로 병원에서 엉덩이를 내보이는 것도 결코 유쾌한 경험이 아닌데 조별 실습에서 모두가 보는 앞에서 엉덩이를 보여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개탄하며 “이건 성범죄와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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