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제기 언론사와 소송 준비…국회에 탄원서 보내기도

툴젠 주주들이 툴젠 창업자인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이 크리스퍼 원천기술 특허를 빼돌렸다는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에 소송을 준비하는 한편, 국회의원실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여 주목된다.

먼저 툴젠 소액주주 모임은 국회 박용진 의원에 이번 논란이 산학협력의 수순이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보냈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특허가 툴젠으로 이전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유전자가위 기술을 상업화 할 수 있는 회사가 툴젠밖에 없기 때문"이라면서 "서울대에서 기술이전을 받으면서 그 대가를 지불했고, 툴젠은 회사 지분 10만주를 서울대에 기증했다. 이렇게 하는 것은 기업이 잘되면 학교도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일반적인 윈윈 전략의 하나이자 산학협력의 수순"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전자가위 분야는 세계적으로 사업분야가 유망하며 경쟁도 치열한 분야"라면서 "이 기술이 학교로부터 처음 이전된 2012년 당시에는, 그 가치를 누구도 몰랐다. 스타트업 급의 툴젠이라는 기업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도 없었다. 뒤늦게 투자를 받아서 현재는 상업화에 근접하게 됐다. 툴젠야말로 기술의 산업화에 부합되는 성공적 케이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들은 "부디 김진수 단장의 진심을 살펴 유전자가위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탄원서 제출과 함께 이들은 최초 보도한 언론사를 대상으로 민사상 피해보상 청구 소송과 함께 형사상의 책임을 추궁하는 소송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소액주주모임 한 관계자는 "소액주주 중 전문성이 있는 몇 분을 중심으로 소송준비위원회를 만들고 언론분야 소송전문변호사를 선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러시아가 미국에 알래스카를 판 것과 같은 상황이다. 바이오 분야에서 미래가치를 쉽게 예측하기는 어려운 일"이라며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불확실성 논란은 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라고 전했다.

한편, 김진수 단장의 특허이전 논란에 대해 과학계는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김명자 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언론과 툴젠 그리고 서울대의 입장이 첨예하다. 사실관계를 확실히 모르기 때문에 단정지어 말할 수 없지만, (김진수 단장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운을 뗐다.

김 회장은 "(김진수 교수가) 스스로 파렴치한 도둑이 됐다고 말하는 것은 너무 불행한 일이다. 연구자가 쌓은 게 한번에 물거품이 됐다"면서 "(연구자들이) 장기간에 걸친 연구를 하다보면 회계 관리에서 의도하지 못한 에러를 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과학계의 현실을 고려해 미래가치를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김 회장은 "그간 과학기술 상용화를 바탕으로 현재까지 발전했다면, 이제는 기초를 연구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시기"라며 "이러한 과정을 거쳐 창업을 하게되고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이러한 부분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김 회장은 "(툴젠 특허 논란으로) 연구자들 사이에서 사기가 많이 저하됐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마치 과학계 전체의 일처럼 비춰지기 때문"이라면서 "과학계의 입장도 고려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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