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이태한 상임감사 “부패 발생 위험요인에 선제적 대응”

내부 익명신고시스템을 도입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3년 동안 청렴도 최상위 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그 효과를 보고 있다.

공단은 지난 2013년 익명신고시스템인 ‘헬프라인(Help-Line)’을 도입해 2~3개월 동안 시범운영한 뒤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해 왔다. 유관기관 중 익명신고시스템을 도입한 건 공단이 최초다.

헬프라인을 통한 익명신고는 2016년 70건에서 2017년 117건, 2018년 9월 현재 116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최근에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사회적으로 주목 받으면서 관련 익명 신고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단 감사실은 헬프라인을 통해 접수된 사건에 대해 그 경중에 따라 5단계로 나눠 조사하고 있다.

공단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하는 정부기관 청렴도 조사에서 2012년 5등급, 2013년 4등급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익명신고시스템을 도입한 이후인 2015년과 2016년 1등급, 2017년 2등급으로 올랐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이태한 상임감사는 지난 11일 강원도 원주시 본부에서 출입기자협의회와 간담회를 갖고 감사실 업무 현황 등을 설명했다.

공단 이태한 상임감사는 지난 11일 강원도 원주 본부에서 출입기자협의회와 가진 간담회에서 “공단은 전국적으로 6개 지역본부, 178개 지사로 구성돼 있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4대 보험 징수, 보험급여, 장기요양 등 업무범위가 다양하다. 또 임직원이 1만5,000여명에 달하는 거대조직”이라며 “민원 발생 건수가 많고 크고 작은 사건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했으며 청렴도 평가도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상임감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체 분석을 통해 지사현장 업무환경과 지역특성에 맞는 ‘맞춤형 청렴컨설팅’을 도입하고 유관기관 중 최초로 익명신고시스템을 도입해 자체 감찰과 연계했다. 이로 인해 부패 발생 위험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고 강조했다.

이 상임감사는 “지난해 공단은 공공기관 최초 3년 연속 정부청렴도 최상위 기관으로 선정됐다”며 “이런 성과의 배경에는 사전위험요인 제거 등 내부통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한 익명신고시스템의 역할이 컸다”고 말했다.

이 상임감사는 “청렴은 공공기관이 추구해야 할 가치 중 기본에 속한다. 관련된 문제가 있다면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해 개선해 나가도록 조치하겠다”고도 했다.

불법개설의료기관인 사무장병원에 대한 정보를 지사 직원이 묵인하는 사례가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 상임감사는 “감사 민원이나 익명 제보도 들어온 게 없다. 그런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며 “감사 영역에서도 사무장병원 근절 및 환수결정금액 조기 징수를 위해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공단 감사실은 익명신고시스템으로 접수된 민원에 대해 내부 매뉴얼대로 철저히 조사해 처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감사실 김기형 청렴감사부장은 “지난해에는 미투 관련 사건으로 익명신고 건수가 늘었다. 올해는 ‘갑질’과 관련된 내용이 많았다”며 “감사실이 제대로 조사하고 있다는 신뢰를 쌓기 위해 5단계로 나뉜 매뉴얼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증빙자료나 참고인이 있는 신고 건에 대해서는 특별감사를 실시하고 모니터링을 해봐야 하는 사건은 시간을 갖고 조사하겠다고 답한다”며 “하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사안인데도 지속적인 민원이 제기되면 명예훼손 소지가 있다고 답하고 있다. 감찰을 통해 불법적인 사실이 드러나서 검찰 고발까지 했던 사안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과 사무관으로 시작해 인구정책실장, 보건의료정책실장을 역임했던 이 상임감사는 감사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 상임감사는 “공단은 기존의 경직되고 관료적인 조직문화로는 급변하는 미래환경 대응 및 지속적인 발전이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대규모 퇴직, 신규채용이 급속히 진행되는 인력 교체기인 지금이 새로운 조직문화 구축의 최적기이자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 상임감사는 “감사 패러다임의 획기적인 전환으로 신조직문화 창출을 선도하고 국정과제 등 공단의 주요사업 목적 달성과 사회적 가치실현 등을 위해 감사 영역에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친절은 공단의 기본 소양이다. 공단 직원이 국민에게 부당한 행위를 해을 경우 공단 규정과 원칙에 따라 조치하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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