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는 판매 자체가 불법…효과 못보거나 하혈 등 부작용 사례도 심해
직선제산부인과醫 김동석 회장 "불완전 유산 등 부작용 발생 우려"

인공임신중절 유도약(낙태약)인 미프진(성분명 미페프리스톤)이 온라인 사이트에서 무분별하게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프진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지만 우리나라는 낙태죄가 불법이어서 미프진 자체가 국내에서는 허가돼 있지 않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미프진의 유통 자체가 불법이다.

하지만 네이버 등 포탈사이트에 미프진을 검색만 하더라도 판매가 가능하다고 홍보하고 있는 곳이 키워드 검색만으로도 10곳 이상이었다.

네이버에서는 판매 사이트로의 직접 연결을 차단하고 있었지만, 실시간 검색이라는 카테고리를 통해 손쉽게 판매 사이트로 들어갈 수도 있었다.

주로 SNS(트위터) 해쉬태그(#)를 통해 ‘낙태약구입’, ‘미프진구입’ 등의 단어가 검색되고 사이트로 연결됐으며, 구글에서는 성인인증이 필요했지만, 미프진 검색만으로도 다수의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었다.

이들 사이트는 카카오톡 친구 추가를 통해 구입 의사를 밝히고 입금하도록 하거나, 홈페이지에 게시글을 통해 구입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일부 사이트서는 ‘클리닉’, ‘약국’ 등의 용어를 혼합해 사용하다보니 적법하다는 느낌마저 주고 있었다.

가격은 40만원에서 50만원 사이로, 임신주수에 따라 가격을 더(60~80만원) 받기도 했다.

모 사이트에서는 '자격을 갖춘 약사가 꼼꼼한 문진을 통해 복용과 사후관리를 제공한다' 며 약사 이름까지 기재 해놨다.

또 다른 사이트는 복용가능 여부 확인이 가능한 ‘온라인 복용진단’ 테스트를 제공하고 이를 통과한 사람에 한해서만 미프진을 판매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불법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만큼 피해와 부작용 사례도 적지 않았다.

가짜 미프진까지 유통되면서 약물을 복용했음에도 전혀 효과를 보지 못했다거나, 약 복용 후 하혈이 멈추지 않는다는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글을 손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이른바 ‘짝퉁’ 미프진을 판매하는 사이트를 모아 놓은 곳도 존재했다.

미프진은 1998년 프랑스에서 승인된 임신중절약물로 전문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RU-486이라고도 알려진 이 약은 사노피의 전신 회사 중 하나인 Roussel Uclaf SA에서 개발돼다. 현재는 Exelgyn이라는 회사가 미국 이외 지역의 판권을 갖고 있다.

Exelgyn에서 판매하는 약이지만, '짝퉁' 미프진을 판매하는 사이트에서는 인도산, 중국산 낙태약이라 불리는 약을 팔고 있었다.

모 사이트에서 미프진을 구입했다는 익명의 네티즌은 "약을 복용한 후 10일간 하혈이 멈추지 않았다"고 말했으며, 또 다른 네티즌은 '약 복용 후 설사만 하고 낙태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한편, 불법적 낙태약 유통에 대해 전문가인 의사들도 우려를 표했다.

미프진 불법 유통에 대한 실태조사를 예고한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 김동석 회장은 미프진은 외국에서도 조심해서 쓰는 약이라며 불완전 유산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회장은 “미프진은 전문의약품으로 수입자체가 불가하다. 낙태가 합법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판매하는 행위도 마찬가지”라며 “그러나 과거부터 몇 사람이 이를 팔기 시작해 최근에는 인터넷에서 버젓이 미프진을 팔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약이라는 것은 부작용이 있다. 이것이 음성적으로 판매되면서 사고 위험성이 높아진다”며 “외국에서도 미프진을 조심해서 쓴다. 미프진은 임신 초기에만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의사가 사용가능 여부를 미리 확인해서 날짜에 맞춰 써야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부작용은 불완전 유산이라고 해서 태반이 완전히 떨어지지 않은 경우부터 하혈에 따른 빈혈 등이 있다”며 “이런 좋지 못한 상황에서 병원에서 (태반 등을) 제거하다보면 자궁에 손상이 갈 수 있다. 손상은 곧 불임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회장은 또 “중국산, 인도산 낙태약이 정확히 무엇인지 확인할 수는 없기에 인터넷 판매가 더 위험한 것”이라며 “판매자는 약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게 약만 팔고 도망간다. 환자는 약을 먹고도 배가 불러오고 시간이 지나 (낙태를) 하려하면 문제가 커진다”고 말했다.

우선 불법 판매사이트들에 경고 조치한 후 수사를 의뢰하는 등으로 국민들의 건강을 지키겠다고도 했다.

김 회장은 “어느 사이트에서 얼마에 미프진을 팔고 있는지 등을 모니터링해서 (이들 사이트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우선 경고를 할 계획”이라며 “검찰이 수사를 진행하지 않는다면 의뢰를하고 문제를 제기해서 국민들의 건강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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