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연대본부 “간호사가 귀띔해도 신경쓰지 않고 수술강행” 주장

강원대병원에서 벌어진 감염관리 구멍 사태가 의사들의 업무태만, 갑질문화와도 연관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원대병원이 환자의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수술을 진행한 사실이 알려지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16일 성명을 내고 이같이 주장하며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의료연대본부는 “병원감염 예방은 의료기관 제1의 의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나 빠른 수술 회전을 위해 절차를 건너 뛴 강원대병원의 행태는 실로 무책임하며 위험하다”며 “강원대병원 수술실 간호사들은 이번 일이 의사들의 업무태만, 갑질문화와도 연결돼 있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의료연대본부는 “환자가 감염자임에도 해당 과 의사들이 (이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거나 간호사들이 귀띔을 해도 신경쓰지 않고 수술을 강행했다”며 “반대로 의사들이 자신의 환자가 ‘혈액주의’ 환자거나 감염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더라도 간호사들을 비롯한 타 병원노동자들에게 알려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의료연대본부는 “강원대병원 수술실에서 의사는 완전한 甲(갑)이 돼 같이 일하는 간호사들에게 욕설과 고함을 지르며 수술 도구를 던지는 존재”라며 “수술 준비대에 기구를 위협적으로 집어던지거나 던지듯이 기구를 바늘이 있는 상태로 아무 곳에나 던져놓아 자상의 위험이 있었다”고도 전했다.

병원 내 감염관리 매뉴얼이 있었음에도 의사들이 이를 따르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의료연대본부는 “강원대병원에 감염관리 매뉴얼이 없는 것이 아니며 감염관리위원회와 감염관리실도 운영되고 있다”며 “다만 문제는 감염관리체계가 말 뿐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의료연대본부는 “수술실 간호사들은 결핵이나 HIV 감염 사고가 아니더라도 의사들이 자신의 편의를 이해 권위적으로 행동하면서 병원 노동자와 환자에게 감염 위협을 증가시킨다고 증언한다”고 했다.

의료연대본부는 “(의사들이) 자신의 편의대로 소독이 완료되지 않은 수술실에 무조건 들어와 수술을 시작하고, 비소독 수술용품을 사용하며 수술실 복장 지침을 따르지 않아 무균상태가 깨졌다”며 “(강원대병원에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감염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현실이 공고히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노조는 병원 내에서 발생한 이런 문제에 대해 참담함과 동시에 책임감을 느낀다”며 “강원대병원은 이번 사태에 대한 진상조사를 통해 책임자를 처벌하고 자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정부에 대해서는 구멍뚤린 감염체계에 대해 제대로 된 대책과 관리, 감독을 요구한다”며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즉각 (감염관리에 대한) 실태를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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