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접장기 침윤 여부 및 침윤 장기수에 따라 환자 예후 크가 달라…평가항목에 포함해야”

원위부 담도암의 국제 병기체계가 환자의 치료 방향을 결정하고 예측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을지대 을지병원 소화기내과 손병관 교수

을지대 을지병원 소화기내과 손병관 교수팀은 원위부 담도암 환자 378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개정 8판의 미국암연합위원회(이하 AJCC)가 제시한 원위부 담도암 병기체계가 인접 장기(담낭, 췌장, 십이지장 등)의 침윤 여부의 중요성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결론이 도출됐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팀에는 성균관의대 김동훈 교수, 한양의대 민경환 교수 등이 공동연구자로 참여했으며, 평균 추적관찰 시간은 48개월이었다.

연구결과, 8차 AJCC T2와 T3병기 분류에 따른 생존율은 큰 차이가 없는 반면 암 침윤깊이와 무관하게 인접장기의 침윤 여부 및 침윤 장기의 수에 따라 무재발 생존율과 전체 생존율의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무재발 생존율에서 단일 인접장기를 침윤한 환자에서 66.4%가 재발을 경험했으나, 2개 인접장기를 침윤한 환자의 75%는 재발을 겪었다.

전체 생존율에서도 단일 인접장기를 침윤한 환자는 73%가 사망했으나, 2개 인접장기를 침윤한 환자는 84.6%가 사망했다.

이를 바탕으로 손 교수는 현재의 침윤깊이 분류에 따른 T분류가 정확한 예후 판정에 미흡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또 보다 정확한 예후 판정을 위해서는 침윤 깊이 간격의 재조정과 함께 인접장기 침윤여부 및 침윤장기 수에 대한 평가 항목이 T병기 분류에 추가 설정돼야 한다는 사실도 제시했다.

손 교수는 “원위부 담도는 췌장 등 주요장기와 바로 맞닿아 있고 길고 복잡한 구조적인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암의 침윤깊이가 비슷해도 암의 위치에 따른 인접 장기의 침윤 여부 또는 침윤 장기의 갯수에 따라 예후가 확연히 달라질 수 밖에 없다”며 “8차 AJCC 원위부 담도암 병기는 이런 중요한 특징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손 교수는 “이번 연구는 AJCC의 원위부 담도암 병기의 한계점을 증명하고 보다 명확한 예후 판정을 위해 병기 설정의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추가 연구들이 이어져 원위부 담도암 병기체계의 개정 필요성이 탄력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논문은 SCI 학술지인 ‘Scientific Reports’ 7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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