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소리에 잠 못잔다는 환자 민원에 야간 병동 회진 시 수면양말만 착용 지시 논란
보건의료노조 “환자 불만 해소도 중요하지만 간호사 안전도 고려해야”

간호사 채용 면접에서 故(고) 박선욱 간호사와 관련된 질의를 해 물의를 빚었던 서울아산병원이 이번에는 간호사에게 신발 대신 수면양말을 신고 근무하도록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행동하는 간호사회 소속 최원영 간호사는 최근 개인 SNS를 통해 이같은 제보를 받았다는 글과 서울아산병원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 고발글을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최 간호사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은 밤 근무를 하는 간호사들에게 신발 대신 수면양말만 신고 병동 회진을 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간호사 발소리 때문에 밤에 잠을 잘 수 없다'는 환자의 민원에 따른 조치였다.

출처 : 행동하는 간호사회 최원영 간호사 개인 SNS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하는 한 간호사는 “나이트 라운딩 시 소리에 예민한 1~2인실 환자들이 컴플레인하면 신발을 손수 벗어 수면양말에 슈커버까지 덮어쓰고 병실에 들어가라는 관리자의 인계를 받았다”며 “헛웃음과 전문직 간호사에 대한 회의감이 들더라”고 말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서울아산병원의 조치가 과했다고 지적하며 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했다.

보건의료노조는 16일 성명을 통해 “환자들의 불편은 당연히 해소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야간근무하는 간호사들에게 수면양말만 신고 일하라는 것은 과도하다”며 “간호사에게 필요한 것은 수면양말이 아니라 열악한 야간근무환경 개선”이라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노조는 “환자의 불편과 민원사항도 해결해야하지만 환자를 위해 일하는 간호사의 불편을 해소하고 안전도 보장해야 한다”며 “수면양말만 신고 환자를 돌보게 될 때 발생하는 업무 불편과 미끄러짐, 넘어짐, 찔림, 감염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실내화 재질을 바꾸거나 실내화 착용 규정을 개선하고 나아가서는 야간근무 인력을 늘려 야간근무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옳다”며 “야간근무 인력을 대폭 늘려 적은 인력으로 발을 동동 구르며 바쁘게 뛰어다녀야 하는 야간근무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근본대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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