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학회 홍은석 이사장 “여러 기회에도 미봉책으로 마무리…근본적 해결책 마련 중요”

의료계가 응급실 등 의료기관 내 폭행 근절을 위한 작업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4일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호텔에서 대한응급의학회, 전국 42개 상급종합병원 중 30개 병원 관계자가 모인 가운데 ‘응급실 의료인 폭력 사태 대응을 위한 비상대책회의’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응급실 내 폭력 사태 근절을 위한 조속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의협 최대집 회장은 “응급실 내 폭력 사태들이 왜 이렇게 다발적으로 발생하는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 크고 작은 폭행 및 폭언이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던 게 사실”이라며 “지금 이 시간에도 어디에선가는 일어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번 사태를 계기를 응급실 내 폭력 사건 근절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면서 “이번을 놓치면 근본적 해결을 위한 기회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응급의학회 홍은석 이사장도 응급실 내 폭력 사태를 근절하기 위한 합리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홍 이사장은 “응급실 내 폭력 사태는 20여 년 전부터 꾸준히 발생했고 일상적인 일이었다”면서 “우연히 일어난 드문 현상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동안 고칠 수 있는 기회가 여러 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개선을 위한 작업들이 적절히 시행되지 못했다”면서 “국민적 관심이 지나고 나면 근본적인 제도 개선보다 미봉책으로 적당히 마무리하고 넘어갔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상당히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고도 했다.

홍 이사장은 “국민과 응급의료진이 납득할 수 있을만한 합리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골든타임은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면서 “단순한 처벌 강화와 사후 조치 개선도 중요하지만 폭력사건을 예방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에 참석자들은 의료인 폭행 근절을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참석자들은 “국회가 의료인 폭행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의료기관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자를 엄중하게 처벌하는 법안을 계속해서 발의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법안이 실제 적용되기 위해서는 여러 입법절차를 거쳐야 하기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바, 당장 실행해 효과를 거울 수 있는 정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라북도 익산 응급실 폭행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정부의 대책은 찾아 볼 수 없다”면서 “정부는 즉각 의료기관 내 폭력사건 근절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또 “현재 국회에서 진행 중인 의료인 폭행 처벌 강화법이 조속히 통과·시행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한편 대책마련을 위한 의료계와의 협의의 장을 마련하고, 긴밀한 논의를 거쳐 국민들에게 명확한 입장을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

함께 채택된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서는 “응급실 등 의료기관 내 폭행 근절을 위해서는 국민들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면서 “응급실 등 진료현장에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의료인의 노고를 조금이나마 이해해달라”고 했다.

아울러 “의료기관 내 폭행 근절을 위한 정부의 노력을 촉구하고 국회에서의 관련 법안이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면서 “대한민국 의사들은 의료기관 내 폭력을 추방하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 수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한편 의협은 오는 9월 4일 경찰청장과의 면담을 통해 의료인 폭행 사건 대응 매뉴얼 마련 등 공동 대처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또 현재까지 발의된 의료인 폭행 처벌 강화 법안들의 조속한 통과를 위한 대국회 활동을 나서는 한편,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을 위한 작업에도 힘쓸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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