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첫 ‘의료서비스 환자경험평가’ 결과 공개…환자권리보장 영역도 점수 낮아

지난해 처음 진행된 ‘의료서비스 환자경험평가’ 결과, 환자들은 간호사 서비스에 가장 높은 점수를, 의사 서비스에 가장 낮은 점수를 줬다. 의사가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은 데는 만나서 이야기할 기회가 적다는 게 영향을 미쳤다.

또 환자들은 치료 결정 과정에 참여할 기회가 적고 불만을 쉽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라고 평가했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9일 상급종합병원과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에 하루 이상 입원했던 만19세 이상 성인 1만4,9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환자경험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는 지난 2017년 7월부터 11월까지 전화로 진행됐으며 ▲간호사/의사 서비스, 투약 및 치료과정, 병원환경, 환자권리보장 등 입원경험 5개 영역에 대한 19개 문항 ▲전반적인 입원경험평가 1개 영역 2개 문항 ▲개인특성 3개 문항으로 이뤄졌다.

출처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평가 결과, 의료서비스에 대한 전체 입원경험 수준은 83.9점이었으며, 가장 점수가 높은 영역은 간호사 서비스로 88.8점이었다. 환자를 대하는 태도와 의사소통을 평가하는 문항 모두 87.3~89.9점으로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특히 환자의 말을 주의 깊게 들어주었는지에 대한 평가가 89점 이상으로 높았다.

반면 의사 서비스 영역은 82.3점으로 투약 및 치료과정(82.3점)과 함께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환자를 대하는 태도 2개 문항은 88.8점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의사를 만나서 이야기할 기회(74.6점)와 회진시간에 대한 정보제공(77.0점)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에 대해 심평원 이기성 평가위원은 “의사나 간호사나 환자를 대하는 태도인 존중·예의, 경청 문항은 점수가 높았다. 하지만 개인의 노력으로 되지 않은 회진 시간 제공이나 만날 기회 문항에서 점수가 낮게 나왔다”며 “제도적인 문제와 맞물리면서 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해 생기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사 서비스와 함께 82.3점을 받은 투약 및 치료과정 영역은 퇴원 후 주의사항 등에 대한 정보제공 84.9점, 의료진의 환자 통증을 조절하기 위한 노력 84.1점, 진료 전 설명 83.0점, 진료 후 부작용 설명 81.6점이었지만 위로와 공감 문항은 78.2점으로 낮았다.

환자권리보장도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환자권리보장 영역은 82.8점으로, 공평한 대우(87.6점)와 수치감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받았는지(84.8점)에 대한 문항은 평균보다 높았지만 치료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기회(79.7점)와 불만을 쉽게 말할 수 있었는지(73.0점)에 대해서는 낮은 점수를 줬다.

병원환경 영역은 84.1점으로, 깨끗한 환경 83.1점, 안전한 환경이 85.1점을 받았다.

전반적인 평가는 83.2점이었으며, 전반적인 입원경험 문항은 83.8점, 타인 추천 여부 문항은 82.6점이었다.

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또한 평가 대상인 상급종합병원과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 95개소 중 92개 기관별 평가 결과를 분석한 결과, 간호사 서비스 점수가 가장 높았으며, 가장 낮은 영역은 환자권리보장이었다. 기관별 편차가 가장 큰 영역은 병원환경이었다. 다른 의료기관과 환자 구성 차이가 심한 보훈병원 3개소는 기관 분석·비교에서 제외됐다.

기관별 평가 결과는 이날 오후 6시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복지부 홍정기 보험평가과장은 “최초로 환자가 직접 참여한 의료서비스 환자경험 평가결과 공개는 환자중심 의료서비스 제공에 의미 있는 첫 걸음”이라며 “앞으로도 의료계, 환자·소비자, 학계와 함께 지속적으로 보완하면서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심평원 고선혜 평가운영실장은 “많은 국민의 목소리가 담긴 평가결과가 의료현장에 반영돼 환자중심 의료문화를 함께 만들어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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