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관신축위원장, 3개월째 공석…40대 집행부 중 4명만이 신축기금 납부

오는 2019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시작한 대한의사협회 회관 신축이 전혀 속도를 못 내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30일 추무진 집행부 임기 종료와 함께 해체됐던 회관신축추진위원회가 40대 집행부 출범이후 세달 가까이 꾸려지지 못하면서 당초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의협은 지난해 4월 23일 제69차 정기대의원총회 의결에 따라 이촌동 부지에 회관을 신축하기로 결정하고 회관신축추진위원회을 구성, 위원장에 김건상 전 대한의학회장을 선임했다.

이후 수차례 회의를 통해 예정 사업비 총 220억원에 지하 4층, 지상 5층 규모의 회관을 신축키로 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용산 임시회관(삼구빌딩)으로 사무실을 이전하고 2018년 상반기 중 현 회관 철거 및 착공에 돌입해 2019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잡았다.

의협 신축회관 조감도(자료제공: 의협)

하지만 현재까지의 진척은 매우 더딘 상황이다.

상반기가 지날 동안 아직 용산구청으로부터 신축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협 정성균 대변인은 본지와 통화에서 “구청 허가도 주민들의 반대가 심해 이야기가 안 되고 있다”면서 “주민들이 땅 파는 것과 조망권 문제로 (신축)동의를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회관 신축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회관신축위원장이 3개월 째 공석이라는 점이다.

이로 인해 신축 기금 납부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난해 6월 회관신축추진위원회가 꾸려진 이후 3개월여 만인 9월 20일 약정액 10억원을 달성했지만, 7월 4일 현재 기부금 약정금액은 총 20억7,911만원으로 목표액인 100억원의 20.79%에 불과하다. 납입 총액은 16억1,491만원이다.

40대 집행부 출범 전인 지난 4월 19일 기준(약정 19억2,300만원, 납입 14억5,300만원)으로 약정액은 1억5,611만원, 납입액은 1억6,191만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자료제공: 의협)

집행부의 신축 기금 납부율도 저조하다.

의협에 따르면 최대집 회장을 비롯 부회장 7명(상근부회장 포함)과 이사 23명 등 집행부 31명 중 개인 명의로 신축 기금을 납부한 이는 박정율 부회장, 이우용 학술이사, 김해영 법제이사, 안혜선 사회참여이사 등 4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4명 모두 최대집 집행부 임기 시작하기 전에 신축 기금을 약정·납부했으며 집행부 출범 이후에 납부한 이는 아무도 없다.

의료정책연구소까지 범위를 확장하면 안덕선 소장이 유일하게 집행부 출범 이후(5월 3일) 신축기금 1,000만원을 납부했다.

대의원회 의장단의 경우에는 이원철 부의장(2017년 6월 27일 약정)과 주승행 부의장(2017년 11월 17일 약정)이 신축 기금을 기탁했으며, 감사단에서는 김영진 감사(2017년 11월 17일)만 기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대해 의료계 일각에서는 집행부가 회관 신축 추진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회원들이 최대집 회장을 뽑은 것은 투쟁에 대해 선명성을 보였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투쟁만 하라고 뽑은 건 아니다. 일상적인 회무에 더해 투쟁을 하라는 것인데 투쟁도 제대로 못하고, 일상 회무도 손 놓고 있어 실망감만 높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의협 회관 신축은 의료계의 백년대계와 같다”면서 “집행부의 저조한 납부율은 차치하더라도 위원회 구성과 주민 설득 작업 등 산적한 현안들에 대해 너무 방관만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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