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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맞는 응급의료, 탈출구를 찾아라!긴급 토론회서 법률 강화·엄격한 적용·경찰 상주 등 다양한 개선 방안 쏟아져
  • 최광석 기자
  • 승인 2018.07.13 13:29
  • 최종 수정 2018.07.13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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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익산에서 발생한 응급실 의사 폭행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응급의료 현장에서의 폭력 근절을 위한 다양한 개선 요구를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13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응급의료현장 폭력추방을 위한 긴급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 나선 전문가들은 응급의료현장에서의 폭력 근절을 위해 대국민 인식 강화, 관련법 강화 및 엄격한 적용, 수가 신설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대전성모병원 응급의학과 홍성엽 교수는 응급의료 현장에서의 폭력이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홍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근무 중에 신변위협을 당해본 응급실 의사는 85%에 달하며 1년에 부상당하는 응급구조사도 50%에 이른다.

해외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홍 교수의 설명이다. 지난 1995년 미국 응급실에서는 ▲살인사건 42건 ▲폭행사건 1,463건 ▲성폭력 67건 ▲강도 167건 ▲총기소지 47건 등이 발생했다.

2011년 기준 미국에서 10년 간 응급구조사로 일할 경우 ▲교통사고 9번 ▲타박상 170번 ▲열상 73번 ▲총상 2번 ▲자상 10번 ▲골절상 8번 ▲탈구 9번 ▲화상 1번을 겪는다는 통계도 제시됐다.

호주의 경우 의료진 1명이 1년에 1.4건의 폭력 사건을 겪었으며, 특히 간호사는 그 수치가 1.6건에 달했다.

문제는 외국은 응급의료현장의 폭력 근절을 위해 체계적인 매뉴얼을 갖춰 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준비가 미비하다는 것.

홍 교수는 “캐나다의 경우 매뉴얼에 따라 의료진과 환자를 지키고 가해자에 대응하고 있다. 미국은 CDC 등에서 응급의료현장에서의 폭력 예방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는 응급실, 구급차 안전을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이 준비돼 있지 않다. 우리나라 의료진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빨리 도망가는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또 “미국은 응급의료 중 발생한 폭력에 대한 형벌을 강화해 응급실 근무자에게 해를 가할 경우 최대 7년 이상의 징역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고 벌금형을 처벌조항에서 없애는 주가 대부분인 반면 우리나라는 처벌조항은 강하지만 대부분 벌금형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응급의학회 류현욱 법제이사는 응급의료현장에서의 폭력 근절을 위해선 관련법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 이사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응급실 출입 제한 범위를 더 확대해야 한다”면서 “현재는 발열‧기침 등 감염병의 의심 증상이 있는 사람만 제한하고 있지만 여기에 ‘응급의료 종사자에게 위해를 끼치거나 끼칠 위험이 있는 사람’과 ‘주취자‧폭력행위자 등 다른 환자의 진료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사람’ 등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응급의료현장에서 발생한 폭력에 대한 처벌 법도 개선해야 한다”면서 “의료법 상 의료인 폭행에 관한 처벌규정이 반의사불벌죄로 돼 있는데 이 독소조항을 없애고, 형법 상 심신장애에 대한 감경 규정에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및 ‘119 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위반은 예외로 해야 한다”고 했다

응급실 안전관리료 및 주취자 관리료 등 수가 신설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류 이사는 “주취자는 응급의료체계 근무자에게 상당한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면서 “주취자의 폭력으로부터 의료인과 환자를 보호하기 위한 추가 인력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재정은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응급실 사설 경비원의 업무에 대한 법령 개정 및 ‘2018-2022 응급의료 중장기 계획’에 응급의료현장에서의 폭력 예방 방안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했다.

패널토론에서도 응급의료현장에서의 폭력 근절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다.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유인술 교수는 응급실에서 발생한 폭력을 ‘테러’로 규정하며 “15년 동안 응급실 폭력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지금까지 변한 게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응급실 폭력이 얼마나 위험한지 국민들에게 인식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전향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국가가 직접 국민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아무리 경찰을 응급실에 배치해도 경찰이 주취자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또 인권침해라며 반발이 일어난다. 국민의 인권과 공공의 안전 두 가지 갈등 속에 국가가 적절한 해결책을 내 놓아야 한다”고 했다.

의료계는 응급의료현장에서의 폭력 근절을 위한 방안으로 ▲의료인 폭행 처벌 규정과 관련해 반의사불벌죄 폐지 ▲응급의료기관 내 경찰 상주 ▲엄격한 법적용 등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대한의사협회 김해영 법제이사는 “반의사불벌죄가 존치하면 경찰력이 응급실 폭행 문제에 개입할 수 없다”면서 “반의사불벌이 없어져야 경찰이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반의사불벌이 계속 남아 있는 상황에서 피해자가 합의를 안 하면 가해자가 악감정을 가질 수 있다”면서 “의료진 신상은 다 노출돼 있다. 이번 익산 사건에서도 ‘감옥에 갔다와 칼로 찔러 죽인다’고 했다. 합의 여부에 관계없이 처벌을 받아야 폭행 발생도 줄어들고 국민 인식도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응급의료기관 내 경찰 상주에 대해서도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일이다. 적극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했다.

환자단체도 응급의료기관 내 경찰 상주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응급실 안전문제는 대통령이 나서서 해결해줘야 한다”면서 “전국 400여 응급의료기관에 경찰을 3교대로 배치하면 1,200명 정도가 필요한데 이는 정부에서 부담할 수 있다고 본다. 사회적 합의를 거친다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응급의료기관 상주의 경우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찰청 최주원 형사과장은 “현재 11개 기관에 경찰 56명이 배치됐는데 전체 응급의료기관에 배치하려면 연간 1,400억원 정도가 필요하다”면서 “응급의료기관 폭력 예방을 위해 1,400억원을 사용하는 부분은 국민과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폭행 방지 대책으로 ▲예방활동 강화 ▲사건 발생시 신속한 출동 ▲순찰경로에 응급실 추가 ▲폭행사건 발생 시 법 테두리 안에서의 적극적인 대응 등을 제시했다.

최 과장은 “경찰도 응급실에서의 안전한 진료환경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면서 “의료현장에서는 폭력은 물론 협박‧보복 등 이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의료진 보호에 대해 더욱 신경쓰겠다”고 했다.

보건복지부는 응급의료현장의 폭력 근절을 위한 대국민 인식 전환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복지부 박재찬 응급의료과장은 “우리 공동체가 함께 하는 공간 중에 특히 안전을 확보해야 응급실에서조차 폭행사건 발생하는 것에 대해 참담함을 느낀다”면서 “응급실 폭행은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했다.

이에 “올 하반기부터 응급실 이용문화 인식 전환을 위한 대국민 안내에 나설 방침”이라며 “중장기적으로 국민들에게 올바른 응급실 이용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한편 응급의학회, 대한응급간호사회, 대한응급구조사협회는 이날 응급의료현장 폭력 방지를 위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단체들은 먼저 “이번 전북 익산 지역 응급의료센터에서 발생한 의료진 폭행 사건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피해를 당한 의료진이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기원한다”고 운을 뗐다.

단체들은 “응급의료현장의 안전은 응급의료현장에서 근무하는 의료진의 안전일 뿐만 아니라 신속한 응급처치를 받아야 하는 국민과 응급환자의 안전과도 연관된다”면서 “이에 병원 전 응급 현장부터 이송중인 구급차, 그리고 응급의료기관에 이르기까지 응급의료 종사자에 대한 폭언과 폭행에 대해 관계 당국이 엄중히 다뤄달라”고 강조했다.

또 “응급의료현장에 경찰, 안전 요원의 배치 및 운영을 통해 안전한 응급의료현장이 조성될 수 있도록 정부, 지자체,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관계 기관의 법제도적,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아울러 “국민들께서는 응급의료현장에서의 폭언과 폭행이 다른 응급 환자의 생명에 위해가 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안전한 응급의료현장을 만들기 위한 응급의료 서비스 이용 문화 개선에 참여해 달라”고 했다.

단체들은 “응급의료인들은 365일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지금 이순간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안전한 환경에서 진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응원과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최광석 기자  cks@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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