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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주 52시간’ 피해도 ‘11시간 휴게’가 문제…병원계 고심병원별로 특례업종 적용 노사합의 진행…특례업종, 9월부터 근로시간 간 ‘11시간 휴게’ 줘야
일부 병원 “휴게시간보다 52시간 근무 맞추겠다” 결정…중소병원계는 비교적 잠잠
  • 곽성순/이민주 기자
  • 승인 2018.07.06 12:53
  • 최종 수정 2018.07.07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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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병원계가 혼란을 겪고 있다.

특례업종 적용을 위한 노사 합의, 합의 불발 후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준비, 특례적용 기관을 대상으로 한 휴게시간제도 도입 준비 등 어려움 사례도 다양하다.

근로기준법상 주 52시간 근무제 제외 특례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노사 ‘서면’ 합의가 필요한데, 이 합의를 통해 특례를 받게 되면 주 52시간 근무를 지킬 필요는 없지만 9월부터 근로자에게 ‘근로시간 간 1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줘야 한다.

결국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과 노사 합의를 통해 특례업종 적용 유지 중 어떤 결정을 해도 부족한 인력을 채용해야 하기 때문에 병원별로 그나마 부담이 적은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직원 수가 많은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주 52시간 근무제에 맞춰 인력을 충원하는 것 보다 11시간 이상 휴게시간을 주는 것이 더 어렵다는 판단도 나오고 있다.

노동부는 보건업 특례업종이기 때문에 노동시간 단축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노동부 한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300인 이상이 근무하는 의료기관에서) 특례업종 적용과 관련한 노사 간 서면합의를 하지 못할 경우 바로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 대상이 된다”며 “하지만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전에도 보건업은 특례업종이었기 때문에 (특례업종 적용 관련 노사 서면) 합의 하에 지금까지 근무했고 (기준 변경 후에도) 이어진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노조가 주 근무시간 변경에 따른 새로운 합의를 원한다면 절차에 따라 진행해야 하지만, 종전 합의가 있음에도 노조가 일방적으로 철회하고 새로운 협상을 요구하는 것은 안된다”고 덧붙였다.

대형병원들 ‘주 52시간 근무 도입‧특례적용’ 둘다 문제

노동부의 예상과 달리 상급종합병원 중에는 특례업종 적용 유지를 위한 노사합의가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하는 곳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을지대 을지병원도 그 중 하나인데, 병원 관계자는 “우리병원도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하게 됐다. 3개 부서만 추가인력을 채용하면 된다”며 “인력 채용과 함께 향후 근무 스케쥴 변경 등에 대해서는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례업종 인정이 되면) 9월부터 적용되는 11시간 휴게시간에 대해서는 아직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는데, 보건의료분야 특성을 고려했을 때 어렵다는 점에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도 노사 간 특례업종 적용을 위한 합의에 실패해 주 52시간 근무제를 선택한 경우다.

병원 관계자는 “(노조와 특례업종 적용을 위한) 합의가 되지 않아 서울대병원은 (특례업종에서) 제외된다. 현재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으로 맞춰 근무하도록 하고 있다”며 “당장 인력 충원은 힘들기에 우선적으로 스케줄을 조정해 (52시간을) 맞춰놨다. 각 부서별로 인원 충원에 대한 사항을 받아 충원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특례업종 인정 후 9월 휴게시간 보장에 대해서는 “그런 부분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영향이 없었다”며 “근무시간 간 11시간 휴게시간 보장은 스케줄 짜기 나름이라고 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주 52시간 근무가 더 큰 제한이라고 본다. 다만 직종별로는 다를 수 있다”고 언급했다.

강원대병원 역시 특례업종 적용 노사 합의가 안돼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위한 인력 채용을 준비 중이다. 신규 채용 직원은 방사선사 9명, 임상병리사 8명, 사무직렬 4명, 시설기술직 2명, 전산직 1명 등이다.

반면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노사가 특례업종 적용이 아닌 52시간 근무 준수사업장 전환에 합의하고 이를 준비 중이다.

아산병원 노조 관계자는 “아산병원은 특례업종 전환 관련 합의를 하지 않고 52시간 준수사업장 전환을 준비 중”이라며 “아직 이를 위한 인력이 채용된 것은 아닌데, 방향성에 노사가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정확히 어느 파트에서 어느정도 채용해야 하는지 추계되진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40명 정도로 예상하고 있으며, 영상‧검사파트에서 일하는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 관계자는 “특례업종의 경우 9월부터 근로일 종료 후 다음 근로일 개시 전까지 근로자에게 연속해 1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줘야 하는데, 이 기준을 맞추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며 “때문에 주 52시간 근무에 맞춰 인력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이 어려워 특례업종 적용을 받으려 하지만, 9월 시행되는 ‘근로시간 간 11시간 휴게제도 도입’ 때문에 고민인 곳도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노조(복수노조 중 병원 측과 교섭권이 있는 노조) 관계자는 “병원 측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전에도) 이미 특례업종 적용이었고 합의도 했었는데 꼭 (새 합의를) 해야 하느냐는 생각이지만 노조 입장은 기준이 변경됐으니 새로운 협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례업종 적용을 위한) 새 합의를 하는 과정에서 근로시간 간 11시간 휴계시간에 대한 논의도 할 것”이라며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에 예상하고 사전 조치를 취해야 한다. 휴계시간과 관련한 것은 유예도 없이 9월에 바로 시작되기 때문에 대책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특례적용 유지를 위한 노사 합의, 특례적용 유지 후 9월 휴게시간제도 도입 준비 등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는 병원계다.

대형병원 대비 충격 약한 중소병원계

대형병원들이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과 관련해 홍역을 치르고 있는 것에 비해 중소병원계는 큰 혼란을 겪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대한중소병원협회 정영호 회장은 “(특례업종 적용을 위한) 새로운 협상 등과 관련해 문제가 있으면 협회에 민원 등이 있을텐데 조용하다”며 “우리병원도 이와 관련해 이야기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예전에는 병원들이 적은 직원으로 병상을 많이 가동하는 것을 이득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그 때와 대비해) 수가는 오르지 않았는데 직원 수가 많아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라며 “연장근무를 시키면 추가수당을 줘야 하는 상황에서 병원들은 간호사를 채용할 수 있으면 채용해서 연장근무를 시키지 않는 것이 이득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병원 입장에서는 근로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인력 채용이 더 문제”라며 “본격적인 단속이 유예(시행 후 6개월)돼 현장 체감이 덜한 것이 조용한 이유일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경기도 내 300병상 규모 병원을 운영 중인 한 병원장은 메르스 사태 후 시행된 다양한 병원 인력기준 강화 때문에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이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병원에서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들이 주 52시간을 넘게 근무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며 “간호사의 근무시간이 큰 문제였는데, 메르스 사태 후 다양한 인력기준이 강화되면서 채용을 많이 늘렸고 인턴과 전공의는 최근 (전공의특별법 등) 법의 영향을 받아 일찍 퇴근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등에서 문제가 있을 수도 있는데, 우리병원 같은 경우 방사선사를 한명 더 채용하기로 노조와 합의했다”며 “메르스 이후 노무, 수련, 간호파트 개선을 위해 병원들이 피눈물나는 노력을 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방 중소병원 등 간호사 채용이 어려운 경우는 주 52시간 근무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다른 한 병원장은 “300병상 이상 정도 되는 병원은 최근 몇년간 다양한 기준에 맞추기 위해 인력채용을 많이해 준비가 됐지만 간호사 채용이 어려운 지방 병원들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300인 미만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지방 중소병원이나 요양병원들이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을 받는 2020년에는 병원계가 큰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병원계 노무를 전문으로 하는 노무법인 한수 박진호 대표(공인노무사)는 “현장 분위기를 보면 주 52시간 근무 도입과 관련한 특례업종 적용을 위한 합의가 잘 진행되고 있다”며 “노조 입김이 강한 곳의 경우 교대근무 활성화나 탄력선택근로제 등을 통해 합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노조라고 해서 무조건 반대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다만 주 52시간 근무 기본틀을 갖추는 것 보다 응급상황 등 예외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 이슈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은 기존 68시간이던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는 것이 골자다.

다만 근로시간 단축은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은 2018년 7월 1일부터,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은 2020년 1월 1일부터, 상시근로자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은 2022년 7월 1일부터 적용된다.

또한 노사 합의로 주 52시간 근무제 특례적용 사업장이 되면 9월부터 근로시간 간 11시간 이상 휴계시간을 보장해야 한다.

곽성순/이민주 기자  kss@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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