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디 멜리네크 저/정윤희 옮김/골든타임/324쪽/15,000원

미국에서 가장 힘든 직업을 가진, 한 여성 검시관의 일기.

이 책의 원제는 ‘Working Stiff’로 ‘노가다’라는 뜻을 가진 미국 속어다. 뻣뻣한(stiff) 시신과 함께 일하며(working), ‘노가다’라고 부를 만큼 험하고 힘든 이 직업은 바로 ‘검시관’이다.

주디는 ‘뉴욕 검시관 사무소’에서 검시관으로서의 첫발을 내디딘다. 다정다감한 남편의 아내이자 어린 아들의 엄마인 그녀는, 시신을 부검하여 죽음의 원인을 밝히는 법의검시관의 세계를 접하자마자 굉장한 매력을 느낀다.

이 책에는 검시관 주디가 2년간 262구의 시신을 부검하며 겪었던 놀라운 사건, 가슴 저미는 일화, 그녀를 성장시켰던 경험들이 기록돼 있다.

주디가 임신 중에도 재판정에 출석하여 살인 사건을 거침없이 증언하게 하고, 게으른 형사들과 다투고, 참혹한 시신을 부검하는 일들을 하게 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시신의 죽음을 인간적인 마음으로 추적해 가는 그녀에게 검시관이란 단순히 부검만 하는 사람이 아니다. 사건 현장을 조사하고, 실의에 빠진 유족들을 위로하며, 죽은 자의 억울함을 풀어 주는, 누구보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가까이 선 이들이다.

주디와 함께 검시관의 적나라한 직업 세계, 뉴욕의 경찰통제선 속 숨겨진 이야기, 9/11 테러, 탄저균 생화학 테러, 아메리칸 항공 587편 추락 등 당시 참혹했던 사건의 실상과 진실을 만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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