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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한반도가 결핵 공포서 벗어나려면남북보건의료의 나아갈 방향① 북한 감염병 57%가 결핵…약물 등 인프라 지원 필요
  • 이민주 기자
  • 승인 2018.07.11 13:13
  • 최종 수정 2018.07.1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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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있던 남북 관계가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이후 화해 모드로 접어들면서 새 국면을 맞고 있다. 특히 남북경협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며 이산가족상봉 추진과 함께 지난 4일에는 통일농구대회도 열렸다. 보건의료 분야에서의 교류·협력도 조만간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대로 된 준비없이 이뤄지는 남북간 보건의료 분야 교류·협력은 양국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오랜 기간 단절됐던 남북 간 교류가 본격적으로 재개되기에 앞서 북한의 보건의료 현황과 문제점부터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북의 보건의료가 균형을 맞춰나가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하는지 살펴봤다.<편집자주>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결핵 환자 발생 1위 국가다. 결핵 발생률 1위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수년전부터 결핵관리 종합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7년 ‘OECD 회원국의 결핵 지표’를 보면 우리나라의 결핵 발생률은 인구 10만명 당 77명으로 전체 회원국 평균(11명)보다도 7배가 높다. 2위인 라트비아(37명)와도 약 2배 차이가 난다.

하지만 북한의 결핵 문제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남북 간 보건의료 분야 교류 활성화를 앞두고 꼭 해결돼야 할 문제가 북한의 결핵 관리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제대로 된 준비 없이 남북 간 교류가 활성화된다면 결핵이 한반도 전체를 뒤덮어 보건의료 분야에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북한 감염병의 60%가 결핵…다제내성 결핵도 많아

그렇다면 북한의 결핵 발생률은 얼마나 될까. WHO(World Health Organization)가 지난 2015년 발표한 국가별 결핵 발생률에 따르면 북한의 결핵 신고율은 인구 10만명 당 449명으로 2위에 해당한다. 1위는 527명의 남아프리카였다.

그러나 2016년에는 남아프리카의 결핵 신고율이 인구 10만명 당 423명으로 떨어지며 북한이 1위로 올라섰다(444명). 이 기간 남한의 결핵 신고율은 북한의 6분의 1 수준인 72명(인구 10만명 당)이었다.

2015년 북한의 인구 10만명 당 결핵 발생률 및 신고율(명, 출처 WHO)

하지만 북한의 결핵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데 있다. 지난 2000년부터 최근까지 북한의 결핵 신고율 및 유병률을 보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00년 인구 10만명당 187명이던 북한의 결핵 발생률은 2001년, 2004년, 2005년, 2006년 주춤하다 그 이후부터는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2006년 인구 10만명 당 결핵 발생률 232명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올라 2015년에는 2006년의 두배가 넘는 561명이나 됐다. 또 발생률과 신고율의 격차도 2006년 이전에 비해 커지고 있다.

결핵 중에서도 다제내성결핵과 광범위내성결핵을 포함하는 내성결핵 환자가 많다는 것 또한 문제다. WHO는 북한에서 매년 3,500명의 내성결핵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내성결핵 중에서도 치료가 더 까다로운 광범위내성결핵(XDR) 환자 비율도 30% 정도로 높았다. 유진벨재단이 지난 2012년 내성결핵 환자의 내성 패턴을 조사한 결과, 전체 283명의 내성결핵 질환자 중 194명(68.6%)이 다제내성결핵(MDR)이었으며, 89명(31.4%)은 광범위내성결핵을 가지고 있었다.

때문에 북한의 주요 감염병인 말라리아, B형 간염, 기생충 감염 등 전체 감염병 질환 중 결핵이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57.1%나 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통계치보다 현실이 더 심각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균의 특성, 제한적 관리, 인프라 부족 등 총체적 난국

그렇다면 북한의 결핵 문제가 이처럼 심각한 수준으로 발전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한가지 원인이 아닌 ▲치료가 어려우며 내성이 잘 생기는 결핵균의 특성 ▲북한 주민들의 잘못된 약 복용 태도▲제한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는 대북지원 ▲북한의 결핵 관리 역량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조준성(내과) 과장은 ”결핵은 만성병에 가까워 자가 증상이 금방 나타나지 않는다“며 ”기운이 없거나 피곤을 느끼는 등의 비특이적 증상으로 시작되고 심해져서야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조 과장은 ”이 때문에 치료 시기가 늦어진다. 우리나라만 해도 결핵으로 병원에 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이미 폐기능 쪽에 문제가 생겨 오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이뿐 아니라 잠복기도 느리고 기간도 달라 누구에게서 옮았는지 추적하는 것부터가 어렵다“고 전했다.

통일보건의료학회 이사를 맡고 있는 서울의료원 이혜원(가정의학과) 과장도 ”결핵은 원래 내성이 잘 생기는 균인데 퇴치마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며 ”특히 감염성 질환 중에서도 6개월이나 약을 먹어야하는 만성질환이다. 이말은 달리하면 그 기간 동안 균이 대응할 시간이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결핵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매일 10개의 약을 6개월, 다제내성 결핵의 경우 1년 6개월에서 2년까지 약을 복용해야 한다. 그렇지만 북한 주민들의 낮은 복약 순응도 때문에 기간동안 안정적으로 약 복용이 이뤄지지 않고 다제내성 결핵으로 발전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립중앙의료원 조준성 과장은 ”제3세계에 공급되는 결핵약의 경우 6개월동안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노력하지만 배급 받은 약을 가족끼리 나눠 먹거나 집에 쌓아두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이렇게 약을 먹다 안 먹다하면 다제내성 결핵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약 복용 기간이 긴 만큼 약 공급에 그치지 않고 복약지도 등의 모니터링이 병행돼야 하지만 폐쇄적인 대북 지원의 특성상 이런 부분이 힘든 점도 결핵 퇴치의 어려움 점으로 지적됐다.

서울의료원 이혜원 과장은 ”결핵 지원이 이뤄지는 다른 개발도상국과 북한의 차이는 직접 모니터링을 할 수 없다는 점“이라며 ”질병 관리는 치료 현황을 확인하며 이뤄져야 하지만 북한의 경우 현장을 방문하고 치료가 잘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북한의 결핵 진단 등 실험적 역량 부족도 문제다. 전염병의 전파를 막기 위해서는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지만 북한은 결핵이냐 아니냐의 진단만 가능한 수준이라는 것.

이 과장은 ”감염성, 만성질환의 경우 초기에 환자를 찾는 것과 내성이 생겼는지 등 질병의 진행단계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하지만 현재 북한에서는 이 환자가 결핵이냐 아니냐의 1차적 진단 밖에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장은 ”국제기구 등에서 현미경 등을 지원했다고는 하지만 장비가 돌아기기 위한 시약 등이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다제내성 결핵 진단을 위해서는 ‘진엑스퍼트’라는 장비를 통해 신속 진단검사가 이뤄져야 하지만 현재 북한으로서는 이 환자가 내성 결핵 환자인지 아닌지 의심을 하는 체계조차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이민주 기자  minju9minju@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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