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협, 실습 실태조사 결과 발표…인격 모독 49.9%로 가장 많아

병원실습을 나간 의대생들의 절반가량이 월 1회 이상 인격모독, 성차별적 발언 등 인권 침해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는 지난 4월 26일부터 약 8일 간 실습 교육을 받고 있는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생(이하 의대생)을 대상으로 ‘제1차 실습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19일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에는 전국의 의대생 571명이 참여했으며, 이 중 유효한 응답이 566건이었다.

그 결과, '월 1회 이상 4회 미만으로 인권 침해를 겪었다'고 응답한 학생이 160명(28%)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이 ‘주 1회 이상 주 3회 미만’ 84명(15%), ‘주 3회 이상'이 25명(4%)이었다.

이는 월 1회 이상은 피교육자로서 인권을 존중받지 못하고 있음(269명, 47%)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인권 침해 유형별로는 ‘인격 모독’이 49.9%(209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가 성차별적 발언(18.1%, 76명), 비속어·욕설(11.7%, 49명)이었다. ‘폭행’이라고 응답한 사람도 5명이나 됐다.

인권 침해 경험이 월 1회 미만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297명(53%)이다.

인권 침해 유형별 응답

특히 구체적으로 어떠한 인권 침해를 겪었는지 묻는 설문에서는 '의전원 학생을 무시하는 발언을 한다’, ‘갑자기 학회 참석을 통보받는다’, ‘저녁 회식 자리 참석을 강요받기도 한다’, ‘질문에 답변을 못할 경우 인격적 모독을 준다’ 등이 답변됐다.

또 ‘교수 혹은 간호사가 실습교육 이외의 병원 업무를 실습생에 시킨다’, ‘실습 일정이 지켜지지 않아 오래 대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응답도 있었다.

의대협은 "이번 조사를 통해 수직적이고 억압적인 (실습) 분위기, 무의미한 대기 시간 지속, 교육자의 이유없는 화풀이 등 실습 과정에서의 많은 문제점이 지적됐다"며 "이같은 결과는 실습을 받는 학생이 교육의 대상이라는 인식이 부재함과 학생을 존중하는 언행이 결여돼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의대협 김정화 정책1국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실습학생을 보호하면서 교육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가 어디에도 없음을 여실히 느꼈다”며 “그런 제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목소리를 내야한다. 이번 조사를 시작으로 학생들이 배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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