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료원 피부과 김현정 과장, 시민 대상으로 우유에 대한 오해 해소

우유로 인해 아토피 피부염이 발생한다는 말이 있지만 이는 근거가 부족한 이야기로 우유는 아토피 피부염의 수많은 악화 요인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지적 나왔다.

서울의료원 김현정 시민공감서비스디자인센터장은 지난 1일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와 신문 청년의사가 개최한 ‘의사들과 함께하는 우유인식 개선을 위한 시민강좌’에 참석해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 우유를 마셔야 한다고 했다.

서울의료원 피부과 김현정 과장(시민공감서비스디자인센터장)은 최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개최된 ‘의사들과 함께하는 우유인식 개선을 위한 시민강좌’에서 우유에 대한 여러 오해에 대해 설명했다.

김 과장은 ”임상현장에서 환자를 보다보면 ‘우유 때문에 아토피 피부염이 생긴다고 해서 우유를 먹이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우유는 아토피 피부염을 심하게 하는 수많은 요인 중의 하나일뿐 우유 자체가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 과장은 ”아토피 피부염을 악화시키는 요인에는 딱딱한 비누, 온도변화, 조이는 옷, 집먼지 진드기, 화장품, 꽃가루, 전기장판, 바퀴벌레, 스트레스 등 많은 요인이 있다“며 ”이 많은 요인 중에 우유가 포함돼 있는 것 뿐인데 유독 우유가 누명을 쓴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우유 때문에 알러지가 생기는 경우는 드물다. 우유에 대해 알러지가 있는 유아와 어린이 비율도 1~3.8% 수준“이라며 ”그마저도 대부분이 3~6세에 소실되며 일부 연구에서는 16세에 79%의 우유 알러지가 없어진다고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아토피 피부염이 있더라도 우유를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도 했다.

김 과장은 “실제로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환자 중 우유 등 유제품을 많이 먹는 군과 그렇지 않은 군 중 많이 먹는 군에서 (아토피 피부염) 증상이 더 적었다”며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대부분은 우유를 먹었을 때 증상이 악화되지 않았다. 아토피 피부염이 있다고 아무런 근거 없이 우유를 피하는데 오히려 이를 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과장은 “알러지, 아토피 피부염이 있다고 무조건 우유를 먹지 않을 것이 아니라 전문의와 상의 후 우유가 직접적인 알러지원임을 파악하고 섭취를 중단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집에서 해볼 수 있는 방법은 아이의 식사일기를 끼니마다 기록하고 섭취하는 음식에 따라 알러지 반응이 일어나는지를 관찰해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유가 여드름을 악화시킨다는 또 다른 오해에 대해서도 유제품과 여드름의 연관성은 아직 불명확하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최근 외국에서 진행된 유제품 섭취와 여드름 발현(Dairy intake and acne development)에 대한 메타분석을 통해서도 저지방이나 적당한 지방을 함유한 유제품과 여드름 발생 간의 연관성이 없다고 밝혀졌다”며 “다만 여드름이 매우 심한 청소년에게 과량의 지방이 함유된 우유를 먹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과장은 또 “치즈나 요구르트 등의 발효 유제품은 여드름에 어떠한 영향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특히 우유 속 락토페린이 강화된 우유는 여드름 균이 좋아하는 중성지방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어 여드름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오히려 우유 속 유지방, 락토페린 등이 피부를 좋게 한다며 우유 섭취를 권장했다.

김 과장은 “유지방은 특히 피부장벽 구성에 중요한 지질 성분을 보충한다”며 “피부과 의사들은 항상 사람들이 어떻게 단단한 피부 장벽을 가질 수 있을지 고민하는데 우유의 스핑고마이엘린을 복용하면 피부 위 수분도가 올라가고 피부 장벽 기능이 향상된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우유 속 락토페린은 단순한 항균 기능 뿐 아니라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손상으로 인한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기능도 있다”며 “또 최근에는 미백기능에 중요한 MITF의 발현을 억제하는 기전이 입증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이번 계기를 통해 우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우유 상태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치즈 등의 유제품 섭취도 피부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우유를 먹으며 우유 빛깔 피부를 만들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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