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전공의 방사선 노출경험 설문조사 결과 발표

어느 인턴이 의사커뮤니티에 병원에서 시티킵(CT Keep) 업무를 하고 있는 수많은 인턴들이 방사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고 폭로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인턴을 포함한 전공의들의 97%가 수술방 등에서 방사선에 노출돼 있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지난 25일부터 3일간 전국의 수련병원 전공의를 대상으로 ‘2018 전공의 방사선 노출경험 설문조사’ 결과를 실시하고 29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에는 인턴을 포함한 연차별 전공의 660명이 참여했으며, 인턴이 202명(30.6%)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이 전공의 4년차 120명(18.3%), 1년차 118명(17.9%)이다.

조사결과, 응답자의 96.96%(640명)이 ‘수술방, CT실에서 방사선에 노출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방사선 노출 유형별로는 CT가 548명(85.62%)로 가장 많았으며, X-ray 409명(63.90%), 연속적 X-ray 발생장치가 448명(70%)으로 뒤를 이었다(복수 응답).

노출 시간은 하루 평균 1시간 미만 노출된다고 응답한 전공의들이 63.59%(409명)였으며, 노출 빈도는 주 평균 2~3회가 38.9%(249명)으로 가장 많았다.

노출 빈도가 높은 전공과목은 정형외과(48.59%), 신경외과(36.4%), 응급의학과(21.4%) 내과(20.31%) 순이었다.

하지만 ‘방사선관계종사자로 등록돼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 중 6.06%(40명)에 불과했으며, 이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다고 응답한 사람도 59.84%(395명)나 됐다(미등록 34.09%).

개인피폭선량측정계(TLD) 뱃지를 사용해 본 적이 없다는 전공의는 61.36%(405명)였으며, 들어본 적도 없다고 응답한 전공의도 28.78%(190명)에 달했다.

방사선 노출 시 보호구를 제공받고 있는 전공의는 전체 응답자 중 30.45%(201명)이었으며, 나머지 69.54%(459명)은 보호구조차 제공받지 못하고 있었다.

또한 94.24%(622명)의 전공의는 수련병원으로부터 인턴 입사 전 방사선 노출 가능성에 대해 어떠한 고지도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턴 외에 시티킵을 하는 직종이 있냐'는 질문에는 '없다'는 응답이 54.39%(359명)였으며, '전공의가 대신하고 있다'는 응답이 13.33%(88명)이었다.

이번 설문조사에 대한 전공의들의 관심을 보여주듯 서술형으로 기입하도록 한 기타의견에 100여개의 의견이 달리기도 했다.

대부분의 의견들은 ‘위험한 걸 알아도 호소할 수 없다’, ‘갑상선보호구를 구할 수는 있으나 착용할 시간도 없이 그대로 노출되는 경우가 흔하다’, ‘보호구를 착용하면 안좋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향도 있다’ 등이었다.

특히 여성 전공의들의 임신과 관련된 의견도 적지 않았다. ‘가임기 여성을 아무런 질문, 동의도 없이 방사선에 노출시키는 것은 위법’, ‘생식능력저하(불임)에 대한 걱정이 많다’, ‘많은 인턴들이 여의사이며 가임기의 여성이다. 특정 직업군에게 (시티킵) 업무가 과중되서는 안된다’ 등의 의견이 주를 이룬 것.

이와 관련 이승우 부회장은 “방사선 노출은 심각한 문제로 수련환경평가 항목에 반영되는 것은 물론 정부와 각 수련병원 등에서 이에 대한 실태조사 및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전공의가 더 이상 희생을 강요받지 않고 안전하게 수련받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대전협에서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