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강청희 이사 “정치적 이용 안된다” vs 의협 방상혁 부회장 “오죽하면 그랬겠냐”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의사협회가 2019년도 요양급여비(수가) 계약을 위해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하기 전부터 충돌해 난항이 예상된다.

공단 수가협상단장인 강청희 급여상임이사와 의협 수가협상단장인 방상혁 상근부회장은 24일 1차 협상을 하기 위해 마주 앉은 테이블에서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각자 기자브리핑을 통해 신경전을 벌였던 장외전에 이어 두번째 충돌로, 협상 테이블에서 양측 수가협상단이 공개적인 발언을 쏟아내는 건 이례적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강청희 급여상임이사와 대한의사협회 방상혁 상근부회장은 24일 서울 당산동 공단영등포남부지사(스마트워크센터)에서 진행된 1차 수가협상에 앞서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포문은 강 이사가 먼저 열었다. 강 이사는 “의협의 직역 대표성을 모욕한 적 없다. 현 집행부의 이중적인 행태에 대해, 수가협상을 정치적인 논리로 이용하려는 부분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적인 목적으로 협상을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에 방 부회장이 “협회에 대한 모욕적 언사”라고 비판하자 이에 대해 재반박한 것이다.

강 이사는 “수가협상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의협의 확답을 믿고 협상에 임하도록 하겠다”며 “많은 의사를 대리해서 참석했다는 점을 고려해서 진정성 있고 책임감 있는 협상 태도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 이사는 “지난 20일 집회가 적정수가를 보장해 달라는 집회냐, 아니면 국민건강권을 지키고자 한 집회였느냐”며 “이번 수가협상이 적정수가로 가는 시발점이라는 데는 인식을 같이 하지만 이번 협상에 대비해서 정치적인 목적으로 집회를 통해 요구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이 점은 분명히 해줘야 한다”고 했다.

방 부회장도 “오죽했으면 수가협상을 앞두고 거리로 나가서 외쳤겠느냐”며 맞불을 놨다.

방 부회장은 “일선 의원급 의료기관의 절박한 마음이 담긴 집회라고 이해해 달라”면서 “결국은 국민건강권에 대한 문제를 이야기하는 자리다. 수가라는 건 국민을 위해 좋은 진료, 안전한 진료를 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된다. 그런 부분에 정부의 의지가 드러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방 부회장은 “문재인 케어를 무조건 저지하겠다는 게 아니다. 보장성을 확대한다는 원칙에는 찬성하지만 그 원칙이 필수의료를 중심으로 시행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과거 메르스 사태와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도 시스템이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의료비 재정이 OECD 평균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런 부분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강조한 집회”라고 했다.

궐기대회를 두고 충돌한 양측은 근거 중심으로 수가 협상을 진행하자며 냉랭해진 분위기를 수습하기도 했다.

강 이사는 “(수가 인상을 요구하는) 근거 자료를 주면 그 근거를 갖고 가입자 설득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명확한 근거 없이 어렵다고만 주장하면 안된다”며 “안전한 진료를 위해 수가를 어떻게 보장해줘야 하는지 자료를 도출해서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있도록 근거 중심으로 주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방 부회장도 “근거를 갖고 왔다. 근거로 제시한 부분들이 인정돼 지금까지와 다른, 새로운 수가협상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양측은 5분 넘게 설전을 벌인 뒤 회의를 비공개로 돌리고 1차 수가협상을 시작했다. 의협은 이날 1차와 2차 협상은 같이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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