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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2.4분 진료' 중국이 한국 애니메이션을 주목한 이유중국, 전문의 하루 80명 환자 진료…의료진-환자 신뢰성 하락과 폭력 사회문제로 떠올라
애니메이션으로 환자 이해도·의료지식 높이는 헬스브리즈 콘텐츠에 기대
  • 이혜선 기자
  • 승인 2018.05.25 12:30
  • 최종 수정 2018.05.2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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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환자 당 평균 진료시간은 3분이다. 짧은 진료시간 때문에 진료 및 치료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얻기 어렵고, 이해의 폭도 낮아 의사와 환자 간에 마찰이 빈번하다. 최근 환자의 알권리를 높이기 위한 이른바 설명의무법, 15분 심층진료 등이 시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환자들이 진료 및 치료내용을 충분히 이해하는데 한계가 존재한다.

중국은 한국보다 더 열악하다. 중국의 평균 진료시간은 우리나라보다 짧은 2.4분이고 전문의는 하루 평균 80명의 환자를 진료한다. 의사 수는 현저히 부족한데 환자는 넘쳐나다보니 의사와 환자 간에 분쟁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의료진에게 위해를 가하는 일이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중국 역시 이러한 분쟁을 어떻게 줄일 것인지가 고민이다.

이런 중국이 그 해결책으로 한국기업인 헬스브리즈(대표 정희두)가 만든 ‘의학 애니메이션’을 주목하고 있다.

외과의사 출신인 정희두 대표가 설립한 헬스브리즈는 지난 2009년부터 국내 학회들과 출판계약을 맺고,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치료 가이드라인에 따른 ‘의학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병의원 등에 제공하고 있다. 헬스브리즈가 제작한 애니메이션은 환자들에게 보다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설명을 가능하게 하고, 의료진에게는 같은 시간 보다 깊은 설명이 가능토록 도와준다.

중국에서 헬스브리즈의 '의학 애니메이션'을 가장 먼저 주목한 곳은 북경대 의학부‧MEDTIME(대표 가오슈핑‧Gao Shuping)이다.

북경의대는 중국 내 최고 의대로 의료교육 및 환경을 이끄는 선두주자다. 국가설립 병원이 전체 병원의 80%를 차지하는 중국이다보니 국립대인 북경의대 산하 24개 병원(2만 병상)의 진료체계나 지침이 중국의료의 기준으로 자리매김한다.

헬스브리즈의 콘텐츠를 중국에 서비스할 MEDTIME은 북경의대가 100% 출자해 설립한 의학교육기관으로 북경의대 산하 24개 병원 외에도 중국 내 의사, 의대생, 간호사 등 의료진을 대상으로 최신 논문출판, 영상 교육 콘텐츠 등을 제공하고 있다.

중국 의료 및 제약바이오 컨설팅기업 호프코리아(대표 최철호, 중국 의학의창 한국지사)의 연결로 북경대 의학부‧MEDTIME와 헬스브리즈, 의학의창은 지난 4월, 중국 내 의학애니메이션을 보급하는 3자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내 최고 영향력을 발휘하는 곳이 한국기업을 파트너로 낙점한 셈이다.

헬스브리즈는 한국어 버전의 애니메이션을 중국어로 번역해 중국에 보급하며, 북경대 의학부‧MEDTIME은 중국어 버전인 ‘医扫通(의소통)’에 대한 감수와 중국 내 서비스를 담당한다. 의학의창은 양사를 연결하고, 애니메이션 공급에 나설 예정이다.

헬스브리즈 정희두 대표

지난 15일에는 헬스브리즈 정희두 대표가 직접 북경대 국제협력센터에서 중국 의과대학 및 병원 관계자, 중국의사협회 관계자 등 중국 의료계 오피니언리더 150여명을 대상으로 심장시술, 정상분만, 위내시경 및 유방조직검사, 소아 예방접종 설명 등 총 8개의 애니메이션의 중국어 버전을 시연했다. 반응은 고무적이었다.

중국의사협회 양민(杨民·Yang min) 상무부회장 겸 사무총장은 “이 혁신적인 서비스는 의사의 과중한 업무와 부담을 덜어주고 본업에 충실할 수 있게 해주는 필수품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북경의학교육협회 쟈밍엔(贾明艳·Jia ming yan) 초대회장 역시 “활용성, 실용성, 간편성에 높은 점수를 준다. 추후 자료 수집 및 피드백을 취합해 더 좋은 서비스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했다.

북경의대 제4병원 응급실 자오빈 교수는 “직관적인 애니메이션과 이해하기 쉬운 설명을 통해 현장에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길 기대한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중국 의료계 오피니언 리더들이 한국 기업의 콘텐츠에 높은 점수를 준 것이다.

실제로 헬스브리즈의 애니메이션을 실제로 확인한 참석자 대다수는 헬스브리즈의 서비스를 반기며 당장 병원에 어떻게 공급할 수 있느냐는 문의를 해왔다. 여기에 현장에는 중국 최대 기업인 알리바바 계열사인 알리건강 측 관계자도 참석해 헬스브리즈 콘텐츠에 관심을 보였다.

MEDTIME 시아수화(Xia Suhua) Assistant General Manager는 “시연회 후 많은 문의를 받았다. 해당 서비스를 공급하고 싶다는 각 지역별 업체를 비롯해 항저우 지역 병원 관계자와 응급실 의료진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고 했다.

헬스브리즈 정희두 대표가 MEDTIME 관계자들에게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설명하고 있다.

헬스브리즈 콘텐츠의 중국 서비스명은 ‘医扫通(의소통)’이다. ‘医’는 의사, ‘扫’는 훑어본다, ‘通’은 통하다라는 뜻으로 ‘의사와 소통한다’는 의미쯤으로 이해하면 된다. 여기엔 또 다른 의미도 포함돼 있는데 ‘医’의 발음은 중국어 숫자 1과 같기 때문에 ‘한 번만 보면 이해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헬스브리즈의 콘텐츠를 가장 잘 설명하는 이름이다.

북경에서 직접 만난 북경대 의학부‧MEDTIME 가오슈핑 대표는 “과거 의학애니메이션을 제작하려고 시도했지만 의사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없었다. 중국 내 각 병원들은 환자 교육용 자료를 제공하고 있지만 헬스브리즈가 가진 1,300여개 애니메이션처럼 내용도 충실하고, 완벽한 커리큘럼을 갖추고 있는 곳은 없다. 수익 외에도 공익적인 부분에서 필요한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 서비스가 중국 병원들의 환자교육을 바꾸게 될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시아수화(Xia Suhua)는 “‘医扫通’은 환자에게 여러 혜택을 줄 수 있다. 조기치료, 환자들이 지닌 막연한 두려움을 줄이고, 의료지식 습득을 통한 개인 건강관리 강화 등이다. 또한 병원에서 의사와 환자 간 분쟁을 줄이고, 진료환경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더불어 의료비용도 절감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중국과 한국을 연결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호프코리아 최철호 대표는 헬스브리즈의 강점으로 ▲글로벌 표준치료가이드라인에 따라 제작된 콘텐츠 ▲직관적인 애니메이션 등을 꼽았다.

최철호 대표는 “헬스브리즈의 콘텐츠는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고, 이미 상당량의 내용이 마련돼 있기 때문에 중국어로 번역만 하면된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앞으로 중국 내 환자교육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헬스브리즈의 서비스는 한국에서 자리잡기까지 부침을 겪었다. 국내 학회와 표준화 작업을 거친 애니메이션이지만 그동안 병원들은 환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일종으로만 여겼다. 또한 글로벌 기업이 제작하는 애니메이션에 더 높은 점수를 준 것도 사실이다.

최근 분위기는 변하는 중이다. 환자의 알권리를 충족하도록 하는 법이 시행되는 등 환경이 변하면서 국내에서도 헬스브리즈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다.

특히 환자동의서에 애니메이션을 접목한 신규 서비스를 마련하고, 환자교육용 애니메이션 활용도를 높이면서 주목받고 있다.

6월 20일부터 22일까지 명지병원에서 열리는 'Hipex(Hospital Innovation and Patient Experience Conference)에서는 정희두 대표가 직접 한 달 간 실시한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환자동의서 및 환자교육콘텐츠에 대한 시범사업결과도 발표한다. 여기에 16억 인구를 가진 중국 진출 발판도 마련됐다.

앞으로 남은 것은 현재 한국어 버전인 1,300여개 애니메이션을 중국어로 번역하는 일이다. 연내 중국 서비스를 계획 중이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제작인원도 지금의 10배는 늘려야 한다. 새로운 투자도 필요한 시점이다.

헬스브리즈 정 대표는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는 말처럼, 한 번 보는 게 훨씬 이해하기 쉽다는 것을 중국 의료계도 알고 있는 것”이라며“현재 환자의 이해를 돕는 설명서비스부터 시작하지만 중국에서도 환자동의서 대체 등 서비스를 확대해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혜선 기자  lhs@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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