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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타가 남긴 숙제 해결에 팔 걷은 이계영 교수폐암학회 이계영 이사장, "이제 진단율 높이기 위한 T790M 찾는 게 관건”
  • 남두현 기자
  • 승인 2018.05.14 06:00
  • 최종 수정 2018.05.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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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율이 낮은 폐암 치료를 위해 조기진단의 중요성 강조되면서, 폐암에 특징적인 EGFR T790M 내성돌연변이 검사의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그간 T790M 유전자를 타깃하는 표적항암제가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조직검사만이 급여 대상 검사기준에 포함돼, 임상 현장에선 혈액검사 병행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이러한 요구에 힘입어 이달부터 혈액검사를 통해 T790M 변이 양성이 확인된 비소세포폐암 환자들도 타그리소 급여를 적용받을 수 있게 됐다.

조직검사에 실패한 환자들은 혈액검사가 가능해졌지만 현재 검사법이 모든 환자들의 T790M 변이를 완벽히 진단할 수 없다는 한계는 여전하다.

이런 가운데 건국대병원 이계영 교수(호흡기알레르기내과, 대한폐암학회 이사장)는 T790M 변이 검사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기관지폐포 세척술을 통해 분리한 세포내 소포체(엑소좀)의 유전정보 분석으로 변이 유전자를 찾는 방법을 고안했다.

침습적인 조직검사 적용이 어렵거나 비교적 민감도가 낮은 혈액검사와 함께 이 검사법이 T790M 변이 환자를 찾는 데에 유용할 거라는 게 이 교수의 기대다. 관련 연구 논문도 미국 Molecular Cancer에 올해 초 게재됐다.

지난해부턴 이 검사법으로 T790M 변이 환자에 올리타(올무티닙)를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실시, 최근까지 조직검사로 변이를 찾지 못한 환자 23명을 추가로 진단하는 등 의미있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한미약품이 올리타 개발을 중단하면서 연구의 공은 사실상 타그리소(오시머티닙)를 보유한 한국아스트라제네카로 넘어갔다.

이에 연구 진행상황은 어떤지, 그가 보는 폐암 환자의 임상적 언맷니즈(unmet needs)는 무엇인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최근 미국 머크가 주관하는 연구비 지원 펀드 프로그램인 Global competition OTSP(Oncology Translational Study Program)에 선정돼 연구비 80만달러를 지원받기도 했다. 당시 이계영 교수가 제안한 연구주제도 이 세포의 소포체 DNA를 이용해 NGS(차세대염기서열분석)를 수행, 면역항암제의 치료효과를 예측하는 바이오마커 개발이었다.

건국대병원 이계영 교수

-현재 검사법의 한계는.
조직검사의 경우 이전에는 처음 폐암 진단시에만 하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내성 변이가 발생하면서 1년 내외에 또 조직검사를 해야 하는 일이 발생한다. 신규환자일 때는 조직검사가 쉽지만 1년 정도 약을 먹다보면 암조직 크기가 줄어 조직검사가 쉽지 않은 경우가 있다. 약 복용으로 종양 주변 조직이 섬유화돼 암세포와 구별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한마디로 재조직검사를 하려면 찌를만한 병변이 보여야 하는데 너무 깊거나 작아서, 검사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환자들이 있는 것이다. 조직검사는 출혈이나 기흉, 염증이 생길 수 있는 고통스러운 검사다. 그런데 이렇게 고생을 해서 검사를 해도 실제 임상현장에선 (T790M 변이가 있는 환자의) 30~35%만 찾을 수 있다.

혈액검사로 보완이 필요한 게 이 때문이다. 문제는 혈액검사는 민감도가 낮다. 혈액에서 떠돌아다니는 DNA를 추출해 돌연변이 검사를 하는데 조직검사 이후 혈액검사를 한다고 했을 때 10% 정도를 더 찾는 수준이다.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T790M 변이가) 50~60% 정도 있다고 보면, 최소한 10~15% 환자는 놓치고 있는 셈이다. 이제 T790M을 찾는 게임이 중요해졌다.

-기관지폐포 세척술을 통한 유전자검사법을 개발했다.
기관지내시경을 통한 기관지페포 세척술은 호흡기질환을 진단하는 데 있어 굉장히 유용하지만, 암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이 세척액에서 암세포가 떨어져 나오는 확률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기서 나오는 DNA를 통해 유전자검사를 했다. 종양과 멀리 떨어져 있는 혈액에서도 DNA가 나오는 데 종양이 있는 폐 안에서 직접 생리식염수로 세척해 나온 세척액이지 않나. 이 기관지폐포 세척액 안에는 세포의 소포체가 있다. 이 분리 과정을 거쳐 세포의 소포체로 DNA 검사를 해보니 조직검사만큼 결과가 좋았다.

-올리타 투여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던 중 회사가 약물 개발을 중단했는데.
재조직검사에서 실패하거나 재조직검사가 어려운 70~80명을 이 방법으로 검사해 23명의 환자에게서 T790M 변이를 찾아냈다. (조직검사와 혈액검사를 병행하더라도) 이 검사법을 통해 10~15%는 더 찾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그런데 올리타 임상시험이 중단돼 안타깝다. 한미약품에선 1년 가량은 올리타를 공급해주기로 했지만, (기존 올리타 투여환자 외에는) 사실상 연구를 중단해야하는 상황이다.

-타그리소를 통해 연구를 계속할 수는 없나.
회사 측과 접촉을 여러 번 했지만 현재까지는 반응이 미온적이다. 재차 강조하지만 T790M 변이를 표적하는 좋은 약물이 나왔고 이제 찾는 게임이 중요하다. 하지만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입장에선 경쟁약물인 올리타가 낙마한 상황이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있는 만큼 아쉬울 게 없는 것 같다.

환자들의 고통을 덜고 더 많은 치료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가치가 있는 연구인 만큼 아스트라제네카가 함께 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접촉을 했고 회사 내에서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타그리소로 임상이 어려울 경우 계획은.
타그리소 임상여부와 상관없이 새로운 EGFR 유전자 진단법으로 신의료기술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 검사법을 통해 T790M 변이 양성이 확인된 환자들도 타그리소를 쓸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 (신의료기술 인증에 필요한 문헌적 근거제출을 위해) 연구 논문을 더 발표할 생각이다.

-폐암은 다른 암종에 비해 생존율이 낮은 편이다.
K-RAS 유전자는 폐암 환자를 비롯해 췌장암, 갑상선암, 대장암에서도 나온다. 반면 EGFR T790M 유전자는 폐암에서만 나온다. 그래서 T790M 찾는 게임이 중요하단 거다. 조직검사가 굉장히 침습적이고 어렵다면 암 유전자를 확인해 폐암을 진단할 수 있는 방향도 고려돼야 한다. 특히 타그리소와 같이 좋은 표적항암제가 있는 경우에는 더 그렇다.

혈액검사는 전세계에서 수십개 연구데이터가 있지만, 이 (기관지폐포 세척술을 통한 세포내 소포체 유전자검사) 연구는 한국에서 우리 연구팀만이 하고 있다. 지금도 고통을 겪고 있을 환자들을 위한 연구다. 최선을 다 하겠다.

남두현 기자  hwz@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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