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진 마케팅본부장과 허설 이노베이션랩장이 말하는 365mc의 '혁신'

365mc는 독특하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지방흡입 등 비만 치료만 전문으로 하는 의료기관이라는 점도 그렇지만 운영 방식도 일반 의료기관과는 다르다.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지방을 형상화한 ‘지방이’ 캐릭터로 일반인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마케팅은 성공을 거뒀다. ‘짝퉁 지방이’ 인형이 등장할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365mc의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새로운 접근 방식이었다.

하지만 365mc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지방흡입 수술에 인공지능(AI)을 도입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개발한 인공지능 지방흡입 기술 ‘MAIL System(Motion capture and Artificial Intelligence assisted Liposuction System)’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14년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전자부품연구원(KETI)에 의뢰해 지방흡입 수술의 스트로크 동작을 디지털화하는데 필요한 IoT 센서를 개발하기도 했다.

전국 16개 지점 중 병원급인 서울·부산·대전 365mc는 지방흡입 수술에 MAIL 시스템을 적용한다. MAIL 시스템은 지방흡입 수술에 사용하는 도구인 캐뉼러에 센서를 달아 집도의가 지방층에서 지방을 흡입하기 위해 앞뒤로 움직이는 ‘스트로크 동작’을 데이터로 저장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빅데이터를 분석해 수술 과정에서 생긴 문제로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알려준다. 지방흡입 수술 후 부종이나 멍이 사라지는 시기도 예측한다.

365mc 홍성진 마케팅본부장은 “365mc가 마케팅만 잘하는 병원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도전이 가능하다고 했다. “의료의 기본에 굉장히 집착”하기에 지방흡입 수술 상향 평준화를 위해 인공지능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게 홍 본부장의 설명이다. 홍 본부장은 동양그룹에서 마케팅, 해외사업, 신규사업기획 업무를 담당하다 2000년 예치과 네트워크로 옮기면서 의료에 관련 경험을 접목해 왔다.

365mc는 MAIL 시스템을 발전시키기 위해 관련 분야 전문가를 영입해 ‘이노베이션랩’이라는 별도 팀도 구성했다. 이 팀은 국내 게임업계 ‘빅3’ 중 하나인 넥슨에서 오랫동안 근무했으며 SK에서 T MAP(티맵) 데이터를 담당했던 허설 CDO(Chief Data Officer·최고 데이터 책임자)가 이끈다.

홍 본부장과 허 랩장을 만나 365mc가 인공지능을 통해 그리고 있는 청사진에 대해 들었다. 특히 홍 본부장은 청년의사 주최로 6월 20일부터 22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일산 명지병원에서 열리는 ‘HiPex 2018 컨퍼런스(Hospital Innovation and Patient Experience Conference 2018, 하이펙스)’에 연자로 선다. 홍 본부장은 하이펙스 첫날인 20일 ‘혁신 먼저 할까요?’란 주제로 365mc 네트웍스의 혁신사례를 이야기한다.

365mc 홍성진 마케팅본부장(오른쪽)과 허설 이노베이션랩장은 청년의사와 인터뷰에서 인공지능 시스템을 통해 365mc가 그리고 있는 미래 모습을 이야기했다.

- 의료와 전혀 관련 없는 분야에서 일하다가 365mc으로 온 이유는 무엇인가.

홍성진: 기업에서 일하면서 우연히 병원 컨설팅을 했는데 의료 분야 매니지먼트가 원시적인 수준이더라. 그게 오히려 기회로 생각됐고 2000년 예치과 네트워크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러다 365mc로 오게 됐는데, 당시 365mc는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고 내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허설: 데이터를 다루는 사람에게 새로운 데이터는 매혹적이다. 특히 의료데이터는 외부에서 접근하기 상당히 힘들다. 죽기 전에 의료데이터를 만져볼 수 있겠구나 싶었다. 또 의료 인공지능 분야를 선점해 깃발도 꽂고 싶었다.

의료기관에 많은 데이터가 쌓여 있지만 개인정보보호 등을 이유로 활용하지 못하고 그저 보관만 해놓고 있다. 의료기관이 데이터 저장소인 셈이다. 그런데 365mc는 다른 의료기관에 비해 데이터 활용 필요성에 눈을 뜨고 선도적으로 아젠다도 세워 놨다.

365mc는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지 않아도 이미 비만 치료 시장을 선점하고 있지 않은가. 한국기록원은 지난 1월 365mc를 ‘대한민국 최다 지방흡입 수술 병원’으로 인증했다. 기준은 2014년 8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시행한 지방흡입 수술 건수로, 이 기간 365m는 총 3만4,945건을 실시했다.

홍성진: 비공식적이기는 하지만 세계기네스협회가 말하기를 365mc가 세계에서 지방흡입 수술을 가장 많이 한 의료기관이라고 하더라. 365mc 브랜드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마케팅도 잘해야 하지만 환자 치료 결과도 좋아야 한다. ‘지방흡입은 365mc가 세계 최고’라는 게 우리의 목표다. 그렇게 되려면 혁신적이어야 한다.

지방흡입 수술 관련 의료진 숙련도를 높일 방법을 고민하다가 나온 게 인공지능 접목이다. 혁신을 통해 지방흡입 수술을 선도해 나가는 병원이 되고자 한다.

- 병원급인 서울·부산·대전 365mc에서 하는 지방흡입 수술에 MAIL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고 들었다.

허설: 3개 병원급에서 지방흡입 수술을 할 때 집도의가 센서를 착용하고 한다. 지방흡입 수술을 받은 후 정확한 경과를 알려면 붓기나 멍이 빠지는 8주 뒤에 가능하다. 수술 직후에는 붓기와 멍 때문에 정확한 경과 확인이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MAIL 시스템을 적용한 병원에서는 수술이 끝난 후 5분 만에 지방흡입이 골고루 됐는지, 멍이나 붓기는 언제 사라지는지 등을 예측할 수 있다.

홍성진: 지방흡입 분야 세계 1위가 되려면 교육도 중요하다. 지방흡입 수술 시 스트로크 동작이 제대로 됐는지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면 능력이 향상될 것이다. MAIL 시스템은 잘못된 동작이 있는지 등 실시간 피드백이 가능하다. 이 시스템이 잘 정착되면 지방흡입 분야 고수가 되는데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 지난 4월 대전에 글로벌365mc병원을 개원하면서 지방흡입 교육센터를 설립, 각국 비만 의학 분야 의료진을 대상으로 지방흡입 교육을 하겠다고 밝혔다.

허설: 수술 과정에서 실시간으로 잘못된 동작 등을 알려주는 시스템을 사용하려면 의료기기로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교육은 더미(dummy, 시체 모형)를 이용할 계획이어서 별도 허가 없이 실시간 피드백이 가능하다. 조만간 교육을 시작할 계획이다.

홍성진: 외국 의사들이 한국 의료기관에서 연수를 받을 때 수술 등은 제한된다. 하지만 우리는 더미를 이용해 교육하기 때문에 그런 제한이 없다. 이런 시스템을 만들려면 무엇보다 365mc 소속 의료진의 도움이 중요하다. 수술할 때 센서를 달고 하는 불편을 감수하면서 안전한 지방흡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이노베이션랩은 365mc가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가정에 보급될 인공지능 로봇에 ‘다이어트 식이 가이드’ 알고리즘 모듈을 공급한다는 구상도 밝힌 바 있다.

2018년 1월 기준 365mc에는 고객 23만여명, 처방전 969만여건, 지방흡입 수술 11만여건, 비만 시술 579만여건, 의무기록정보 2594만여건이 데이터로 쌓여 있다.

허설: 365mc 식사일기 앱을 통해 식단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그걸 바탕으로 살이 찌는 사람의 식단이나 한국인에 최적화된 식단 등을 마련할 수 있다.

그러나 우선 데이터를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의료 분야로 와서 느낀 건 데이터가 보수적인 형태로 남아 있어 활용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기록 위주여서 필요한 데이터로 가공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365mc는 다른 의료기관에 비해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걸 빨리 깨달은 편이다.

가공하면 소중하게 쓰일 데이터가 많은데 현재는 그냥 쌓아 놓기만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물류 창고에 신발이나 옷 등이 종류별로 잘 정리돼 있다면 찾기 쉬운데 지금 의료데이터는 구분 없이 한꺼번에 쌓여 있는 격이다.

- 대학병원도 인공지능 개발에 도전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도 365mc의 도전은 주목을 받는다.

홍성진: 많은 사람이 조직문화를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고객 만족도를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마케팅을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묻는다. 그동안 경험을 비춰서 말하면 ‘혁신’을 하면 된다. 하이펙스 2018에서 강연할 주제를 ‘혁신 먼저 할까요?’로 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365mc는 ‘마케팅만’ 잘하는 병원이 아니라 ‘마케팅도’ 잘하는 병원이다. 의료 질 관리도 철저하다. 정해진 규정 이상으로 잘 하려고 노력한다.

우리가 앞서 나가는 이유는 ‘혁신’에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직원들의 마음가짐이 있다. 마케팅본부나 이노베이션랩 같은 조직을 의료진을 괴롭히는 조직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365mc는 그렇지 않다. 매번 의사들이 학술모임을 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낸다. 그리고 우리는 그 아이디어를 현실에 적용할 수 있도록 실행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구성원은 더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낸다.

이런 활동을 하는 병원과 그렇지 않은 병원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의료는 다른 분야에 비해 제약이 많다. 하지만 혁신적인 사고로 그런 제약은 얼마든지 뛰어넘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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