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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움 문화' 사회 문제 되며 신규 간호사 교육 줄어드는 악순환 초래20년 병동에서 근무한 한양대병원 공지현 간호사, 국회 토론회서 태움 문화 증언
"태움 오해 받을까 소극적으로 교육…신규 간호사가 어려움 겪기도”
  • 곽성순 기자
  • 승인 2018.05.11 06:00
  • 최종 수정 2018.05.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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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에서 병동간호사로 20년 근무한 한 간호사가 간호계 ‘태움 문화’에 대해 증언하며 인력문제를 해결해야 태움 문화도 없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태움 문화가 사회적으로 공론화 되면서 간호사들 사이에서는 신규 간호사를 가르치려는 교육의지도 점점 꺾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간호사를 가르치기 위해 한 행동이 자칫 태움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생각에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한양대의료원 공지현 간호사는 지난 10일 오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 정의당 윤소하 의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의료기관의 노동인권 보호와 노동존중병원을 위한 과제 모색 토론회’에 참석, 현장증언을 통해 인력부족 속에서 모두가 가해자와 피해자라고 밝혔다.

공 간호사는 우선 “(교육과정에서 상대방) 가슴에 상처로 남을 비하는 어떠한 경우에도 해서는 안된다”면서 태움 문화가 근절돼야 하는 적폐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공 간호사는 자신이 현장에서 겪은 사례를 통해 태움 문화가 생명을 다루는 간호업무에서는 긴장감을 늦추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었던 부분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공 간호사는 “요즘 좋아진 군대에서도 사격장에서 만큼은 아직도 얼차려가 인정되는 것처럼 의료행위 하나하나가 생명과 직결되는 병원교육은 엄격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공 간호사는 또 태움 문화가 사회적 문제가 된 후 간호사들 사이에서 신규 간호사를 적극적으로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공 간호사는 “태움 문화가 대두된 후 (경력 간호사가 신규 간호사를) 성심껏 교육하지 않게 됐다”며 “오지랖 넓게 이것저것 지적하면서 가르치면 나쁜 간호사가 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공 간호사는 “예전 같으면 매번 실수하는 간호사가 있으면 야단도 치고 술도 사주면서 가르쳐서 함께 데리고 가려고 하는데, 요즘은 마지노선까지만 가르쳐주고 책임도 신규 간호사가 지게 한다”고 덧붙였다.

공 간호사는 “신규 간호사가 환자를 담당해 독립할 때도 마찬가지다. 신규 간호사가 환자를 할당받으면 더이상 가르쳐주지 않는다”며 “그래서 신규 간호사들이 울기도 한다”고 했다.

태움으로 비춰질까 우려돼 적극적인 교육문화가 사라지면서 오히려 신규 간호사가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는 것.

공 간호사는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간호 현장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인력문제가 해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 간호사는 “인격모독은 없어져야겠지만 그것만으로는 태움 문화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결국 인력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OECD 국가 중간 정도로 (간호인력 채용만) 해줘도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 간호사는 “인력문제 해결책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가 답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병원도 작년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오픈 시 신규 간호사들 사이에서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1년을 견디니 훨씬 안정적이라는 답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공 간호사는 “간호사 인력 문제가 해결되면 사직률도 낮아지고 의료사고, 간호사 근무 오버타임, 태움 문화 등 모든 것이 다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건노조 “경력자는 PA로, 신규는 점점 줄고…간호인력 악순환”

한편 토론회에 참가한 보건노조는 현장 간호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경력 간호사가 PA 간호사로 빠져나감에 따라 현장은 더욱 어려워지고, 결국 신규 간호사가 버티지 못하고 퇴사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건노조 나영명 기획실장은 “신규 간호사의 높은 이직률로 인해 경력 간호사 비중이 낮아지는 현상이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의 질에 악영향을 미치고 업무량 증가, 노동강도 강화, 태움과 직무스트레스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 실장은 “의사인력 부족으로 의사가 해야 할 업무를 PA 간호사가 담당하고 있고, PA 간호사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며 “현장 간호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간호사가 PA로 빠져나감에 따라 경력 간호사도 부족해지고 간호사 인력난이 가중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건노조의 ‘저연차 간호사 비율 조사 및 PA간호사 실태조사 중간결과(2018년 5월 18일까지 보건노조 산하 병원 대상으로 진행)'에 따르면 저연차 간호사 비율조사에서는 전체 간호사 중 0~1년차 간호사 비율이 가장 높은 을지대병원도 26.7%에 그쳐 30%를 넘지 못했으며, 0~1년차 비중이 가장 낮은 원주의료원의 경우 11.2%로 조사됐다.

반면 PA간호사의 경우 고신대복음병원 59명, 고대의료원 36명, 광주기독병원 29명, 양산부산대병원 84명, 부산대병원 80명, 상계백병원 30명, 서남병원 14명, 서울시동부병원 6명, 원주연세의료원 62명, 원자력의학원 18명, 인천의료원 11명, 전남대병원 65명, 을지대병원 44명, 원주의료원 2명 등으로 대부분 병원이 수십명의 PA 간호사를 채용하고 있었다.

이에 나 실장은 사용자에 ▲산별교섭 참가 ▲환자안전병원, 노동존중일터 만들기 협약 체결을, 정부에 ▲보건의료분야 좋은 일자리 만들기 노사정 합의 추진 ▲보건의료인력지원특별법 제정 ▲보건의료업종 노사정협의체 구성 등을 제안했다.

병협 “간호사 확충 없이는 어떤 방법 써도 효과 없을 것”

토론회에 참석한 대한병원협회 정영호 부회장은 간호인력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간호사 확충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간호인력 문제 해결을 위한 획기적인 개선안이 필요하다”며 “우선 해결해야 할 문제는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간호사 확충이다. 확충이 없다면 어떤 방법을 써도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인력에 대한 적절한 보상도 필요하다. 추가 보험재정 투입이 쉽진 않지만 국민건강과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정 부회장은 “사회적 합의를 위해 정부뿐만 아니라 각 단체들도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며 “이 두가지만 개선돼도 현재 간호사 관련 문제 대부분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성순 기자  kss@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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