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전달체계 무산, 가장 아쉬워…회원 기대 만큼 성공하는 집행부 되길”

“적정수가 등 우리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선 국민을 설득하고 그 마음을 얻어야 한다. 국민을 설득하지 못하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 전 회원이 집행부를 중심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도록 협력했으면 좋겠다."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은 지난 23일 용산 임시회관에서 본지와 만나 그동안의 회무를 돌아보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14년 6월 18일 보궐선거로 당선돼 임기를 시작한 추 회장은 이듬해 3월 연임에 성공, 3년 11개월여 동안 회무를 수행했다.

추 회장은 “2014년 보궐선거로 당선됐을 때 조금은 기쁜 마음이 들었지만 이듬해 당선됐을 때는 부담감과 책임감이 더 컸다”면서 “원격의료, 보건의료 기요틴,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등 워낙 현안이 산적해 이를 다 해결할 수 있을지 걱정부터 앞섰다”고 토로했다.

추 회장은 이어 “당시에는 재정적으로도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회비 납부율도 매우 낮았고 협회가 파산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다행히 협회 집행부와 직원들이 협력해 지속적으로 노력한 결과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공의특별법 제정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촉탁의제도 개선 ▲노인정액제 개선 ▲차등수가제 폐지 등 임기 동안 일군 성과들에 대해 설명했다.

추 회장은 “협회가 점점 안정화 되면서 의료계가 현안을 주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이를 어느 정도 실천한 것 같다”면서 “회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뿐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노인정액제 개선은 경제적 요인 뿐 아니라 환자와 의사간의 갈등을 없애는 하나의 계기가 된 점에서 더 뜻 깊다”고도 했다.

반면 가장 아쉬웠던 회무로는 의료전달체계 개선 논의가 무산된 것을 꼽았다.

추 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의료전달체계 개선협의체’ 권고문 마련을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외과계 의사회 등의 반대로 결국 실패했다.

추 회장은 “의료전달체계 개선 논의는 지난 2014년 시작된 보장성 강화 정책과 함께 진행됐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 여러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면서 “상급종합병원 수입이나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급여 비중 뿐 아니라 외래환자 증가율도 유의한 차이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대로 놔두면 우리나라의 의료 왜곡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추 회장은 이어 “어려운 개원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의료전달체계 확립이 필수적”이라며 “(의료전달체계 확립이) 이번 정기대의원총회에서도 다시 안건으로 올라왔다. 차기 집행부가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문제 해결에 나섰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추 회장은 지난 22일 제70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의결된 회장선거 결선투표제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췄다.

정총서 통과된 결선투표제는 차기 정관개정특별위원회에서 세부사항이 논의된 후 총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추 회장은 “이번 선거에서 결선투표제 도입에 대해 후보자 전원이 동의한 걸로 기억한다”면서 “물론 결선투표제도 문제점이 있지만 더 강력한 집행부가 되기 위해선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득표수가 많을수록 일하기 좋은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회원투표제에 대해선 “분과위원회에서 부결이 된 점은 아쉽지만 3년 전과 다르게 대의원들도 그 필요성을 공감하며 심도있게 논의해 준 것 자체에 감사하다”며 “추후 정개특위에서 잘 논의됐으면 한다”고 했다.

새 집행부에는 회원 뜻에 맞는 회무를 당부했다.

추 회장은 “대의원회가 임원 인건비 및 투쟁회비 인상 등을 의결시키며 새 집행부에 대해 상당히 큰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면서 “기대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회원들의 뜻에 맞게 잘 해줬으면 한다. 성공한 집행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전했다.

추 회장은 “임기 동안 모든 회무가 중요했고 위기 상황이 아닌 적이 없었다”면서 “하나를 해결하면 다른 문제가 터지는 일이 반복돼 항상 긴장의 연속이었다”고 토로했다.

추 회장은 “당분간은 쉬면서 그동안 읽지 못했던 책도 읽고 운동을 할 계획”이라며 “그동안 주변에서 도움을 주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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