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총 열고 ‘여의사 인권센터’ 운영, 수련환경 실태조사 등 의결
이향애 신임 회장 “인권센터부터 출범시키겠다”

한국여자의사회가 여의사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소매를 걷어 올렸다.

의료계 내에서 벌어지는 성희롱이나 성폭력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가칭)‘여의사 인권센터’를 운영하고 임신한 전공의 수련교육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의과대학이나 의학전문대학원을 다니는 여학생을 위한 교육환경 개선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여의사회는 21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제62차 정기총회를 열고 여의사 인권센터를 운영하기로 의결했다. 인권센터는 24시간 성폭력 피해 신고를 받고 대응 방법 등을 안내하는 역할을 맡는다. 여의사회는 성폭력 피해 상담을 전문적으로 할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여의사이 관련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여의사회는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지원으로 ‘의료기관 종사자 간 성폭력 대응 규정 개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여의사회는 지난해 11월 한국여성변호사회와 ‘의료계 성폭력 대응 표준 매뉴얼 TF’를 구성하고 병원마다 제각각인 성폭력 대응 매뉴얼을 표준화하기로 한 바 있다(관련기사: [기획]숨어야 했던 성폭력 피해 여의사, 우리가 돕겠다).

한국여자의사회는 21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제62차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의대·의전원 내 교육환경과 수련병원 근무환경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여의사회는 우선 여학생과 여전공의의 교육·수련 환경 실태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실태조사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대한전공의협의회와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실태조사를 토대로 마련하는 개선 방안에는 임신한 여전공의 출산휴가 확보 대책도 포함된다.

여의사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의료기관 내 육아시설 구축 등 제도 개선에도 노력하기로 했다.

이날 정총에서 제29대 여의사회장으로 취임한 이향애 회장은 “임기 중 추진할 세부적인 사업은 곧 구성될 집행부 임원들과 뜻을 모아 구체화하겠지만 우선 고려하는 것은 전 집행부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온 의료기관 내 성폭력 예방과 대처를 위한 인권센터를 출범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회무 발전과 여의사회 회원들의 역량을 높여 나갈 사업도 추진하겠다”며 “한국여성의사 120년사 편찬사업으로, 여의사의 역사를 통해 국가, 사회를 위해 어떤 활동을 했는지 의료분야 외에 사회 각 분야에서의 활동과 업적을 찾아서 정리하려고 한다”고 했다.

여의사회는 지난해보다 6,250만원 증액된 6억700만원을 2018년도 예산안으로 의결하면서 임신한 전공의 관련 사업에 5,000만원, 병원 내 성폭력 관련 사업에 2,000만원을 편성했다.

한편, 이날 정총에는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가 참석해 여의사회 회원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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