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김영란법 이어 영업 활동 압박 우려…"회사 정책 바뀌어야" 지적도

정부가 개원가에도 '15분 진료' 시범사업을 실시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제약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하루에 많게는 십수개의 병의원을 돌아야 하는 영업사원들로서는 15분 진료가 도입되면 의사들을 만나기가 더욱 어려워져 영업에도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최근 몇몇 제약사 영업사업들은 회사 차원에서 대책회의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모 제약사는 영업사원에게 하루 12회 수준의 콜(거래처 방문)을 찍도록 하고 있다.

중견 제약사 영업사원 J씨는 "15분 진료를 보는 환자가 2명만 되도 한 거래처에서 30분을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며 "지점에서 이같은 제도에 어떤식으로 대응해야 하는지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J씨는 집중 거래처의 경우 진료시간 이전 방문 확대, 온라인을 활용한 영업 강화, 거래처 동선 재배치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각종 규제가 늘어나는 것에 반해 회사에선 매출 압박, 콜 정책 강화 등을 외치고 있다며 영업사원들의 상황만 어려워지고 있다는 불만도 적지 않다.

심지어 '탭 톨리기', '거짓콜' 등의 일탈 행위가 만연할 것이란 우려까지 나온다.

탭 돌리기의 경우 한명의 영업사원이 동료 영업사원의 태블릿PC 등을 모두 가지고 대신 콜을 찍어주는 행위를 말한다.

또 다른 영업사원 K씨는 "영업사원들 간 탭 돌리기가 종종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현장과 회사 정책 사이의 괴리감 떄문에 이런 비정상적인 행위가 성행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K씨는 "15분 진료는 분명 바람직한 정책"이라면서 "제약사들도 오프라인 콜 정책만 외칠게 아니라 정부 정책 방향에 따른 진료환경 변화에 맞춰 다양한 온라인 영업 서비스를 개발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15분 진료 시범사업'은 현재 심층진료라는 이름으로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19개 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24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이를 외과계 동네의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심의 의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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