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의사회, 근조 리본 달기 운동 전개…"대한민국 의료는 이제 죽었다"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3명이 구속되자 SNS 상에서 ‘중환자 치료 근조 리본’이 확산되고 있다.

조수진 교수를 포함한 의료인 3명의 구속이 확정된 지난 4일 의료계에서는 이를 ‘중환자 치료에 대한 사형선고’라며 개인 SNS 프로필 사진을 ‘중환자 치료’가 적힌 검은 리본 그림으로 바꾸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의료계는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검은 리본으로 바꾸며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구속의 부당함을 지적하고 있다.

프로필 사진을 근조 리본으로 바꾼 충북대병원 한정호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와 사법기관이 대한민국에서 중환자실 진료를 하지 말라고 선언했다”며 “따라서 중환자실은 현재 정부의 방침에 따라서 over-bed, over-time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외래와 내시경, 응급내시경을 하루종일 하고 밤에 응급실과 병동 콜을 받으며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를 진료 해왔다”며 “제 능력 밖으로 환자를 보며 환자에게 해악을 끼쳐왔다. 앞으로 '정상적'인 진료 이외에 제 능력을 벗어나는 환자 진료는 하지 않도록 하겠다. 감옥가기 싫으면 하지 말란 정부의 명령을 따르겠다”고 했다.

한 교수는 실물 리본과 포스터를 제작해 배포하고, 진료실 등에도 이를 붙이겠다고도 했다.

이에 지지한다는 댓글과 함께 자신의 프로필 사진도 근조 리본으로 바꾸며 동참하는 의사들이 늘고 있다.

지방의 한 대학병원에 근무한다는 의사는 한 교수 페이스북 댓글에 “병원 선생님들께 알리겠다”며 “이런 사태에 대한 설명을 의협에서는 팜플랫 형태로 제작해 동참하는 병원들에 배치해 놓고 국민들에게 이해 시킬 수 있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며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도 근조 리본 달기 운동을 전개한다며 힘을 보태고 나섰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제작한 포스터

산부인과의사회는 지난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의료진에 구속 영장 발부를 결정한 것과 관련해 근조 리본 달기 운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현재 포스터와 리본을 제작하고 있으며 오는 8일 개최되는 의사회 춘계학술대회를 기점으로 리본 달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이들이 공개한 포스터에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실 의료진 구속은 대한민국 의사들에게 좌절과 분노를 느끼게 했다“며 ”대한민국 의료는 이제 죽었다“는 문구가 담겼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열악한 의료환경 속에서도 선의로 진료한 의료진을 구속한다는 것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며 “이는 중환자를 치료할 의료 인프라를 말살시키는 무책임한 행위다. 이에 근조 리본 달기 운동을 펼친다“고 설명했다.

산부인과의사회 이충훈 회장도 “사망한 신생아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면서도 “도주나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는 해당 의료인들을 구속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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