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 하루 전날 선거 결과 정확히 예측…노 전 회장 “직책 맡거나 하지 않을 것”

제40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에서 최대집 당선인 만큼 주목을 받은 사람이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이다. 노 전 회장은 최 당선인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으며 이번 선거 전면에 나섰다. 그리고 그를 필두로 전국의사총연합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극우 성향 보수단체에서 활동한 이력을 둘러싼 논란에도 최 당선인이 이번 선거에서 다른 후보들을 여유롭게 따돌릴 수 있었던 데는 노 전 회장을 중심으로 다시 뭉친 전의총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최 당선인은 전의총 대표이기도 하다.

실제로 최대집 캠프는 개표 하루 전날 이번 선거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했다. 최 후보의 당선은 물론 각 후보별 순위까지 정확하게 맞췄다. 캠프 측은 각 후보별 장·단점을 파악하고 발로 뛴 결과라고 했다.

최대집 캠프는 ‘문재인 케어’에 대한 의사들이 공포감이 크고 기존 판을 흔들길 바란다고 판단, 이를 선거 운동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감옥에 갈 각오로 문재인 케어를 저지하겠다는 최 당선인의 호소는 유권자에게 통했다. 의사들은 의협 회장 후보들 중 가장 강성인 그를 선택했다.

이로써 최 당선인은 전의총 대표 출신으로는 노 전 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의협 회장이 됐으며 전의총은 다시 한 번 그 존재를 드러냈다. 모 의사회장은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노 전 회장과 전의총의 승리”라고 말하기도 했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왼쪽)은 지난 2월 25일 서울 용산구 의협 임시회관에서 열린 최대집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해 최대집 후보(오른쪽) 지지를 선언했다.

전의총은 노 전 회장이 의협 회장에서 불신임된 이후 조직력이 예년만 못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아왔다. 전의총 내부도 ‘반(反)노환규 vs 친(親)노환규’로 갈라져 대립했다. 불신임 이후 반노환규 세력이 장악했던 전의총은 지난 2016년 12월 당시 노 전 회장의 지지를 받은 최 당선인이 대표로 뽑히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이후 전의총은 다시 한 번 의협 회장을 배출했고 그 존재감을 의료계에 각인시켰다.

‘전의총의 부활’과 함께 노 전 회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거 기간 내내 최 후보가 당선되면 과격한 대정부 투쟁으로 1년 안에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보궐선거를 통해 노 전 회장이 다시 의협으로 복귀한다는 구체적인 시나리오가 돌기도 했다.

하지만 노 전 회장은 복귀는 없다고 일축했다. 최대집 집행부에서 직책을 맡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노 전 회장은 의협 회장 선거 개표 결과가 나온 지난 23일 본지와 통화에서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선대위원장을 맡은 이유는 의료계를 위한 마지막 봉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지금 상황에서 의협 회장으로 가장 적합한 사람은 최 당선인이라고 생각해서 도왔다. 문재인 케어를 막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이고 그 적임자가 최 당선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노 전 회장은 이어 “개인적으로 조언 정도를 할 수는 있지만 최대집 집행부에서 어떤 직책을 맡거나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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