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최일주 연구팀, 최장 12.9년 추적 관찰 결과 발표

국내 연구진이 조기위암을 치료한 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제균하면 위암 재발률이 낮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국립암센터 위암센터 최일주 박사(소화기내과) 연구팀은 조기위암으로 내시경 절제술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 헬리코박터균을 제균하면 위암 재발 위험이 50%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의학저널인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NEJM)’에 실렸다.

국립암센터 최일주 박사

연구팀은 2003년부터 2013년까지 내시경 절제술을 받은 조기위암 환자 1,350명 중 헬리코박터균 양성인 396명을 제균약 또는 위약을 투여한 후 위암 발생 및 위축성 위염 호전 여부를 2016년까지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최장 12.9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중앙값 5.9년), 제균약을 복용한 194명 중 7.2%인 14명에서 위암이 재발했다. 반면 위약을 복용한 202명 중 13.4%인 27명에서 위암이 재발해 제균약 그룹에 비해 위암 발생 위험이 50%나 높았다.

또한 헬리코박터 제균에 성공한 환자는 지속적으로 감염돼 있는 환자에 비해 위암 발생 위험이 68%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균약 그룹은 위암 발생 위험인자로 알려진 위축성 위염도 유의하게 호전됐다. 제균약 복용 그룹은 48.4%, 위약 복용 그룹은 15.0%에서 위 체부 소만부의 위축성 위염이 조직학적 호전을 보였다.

연구 책임자인 최일주 박사는 “이 연구의 의의는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가 위암 예방 효과가 있다는 것을 고위험군인 조기위암 환자에서 증명했다는데 있다”면서 “특히 조기위암 환자에서는 위암 발생 위험인자인 위점막의 위축성 변화가 진행돼 있는데, 이런 경우에도 제균 치료를 통해 위축성 위염이 호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 말했다.

국립암센터는 “13년 동안 단일기관 이중맹검 전향적 무작위배정 위약대조군 연구를 수행해 관련된 기존 연구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조기위암의 내시경 절제술 후 헬리코박터 치료 효과에 대한 전 세계적인 지침을 줄 수 있는 높은 수준의 근거를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올해 1월부터 조기위암으로 내시경 절제술을 받은 환자에 대한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는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기존에는 비급여였다(관련 기사 : 무조건 환수였던 무증상 헬리코박터 제균치료, 내년부터 비급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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