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디스크 수술 후 장애 치료 받으며 우울증 앓았던 것으로 알려져

한 성형외과 의사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성형외과 의사 A씨가 17일 오전 사망한 채로 경찰에 발견됐다.

A씨는 지난 2012년 목 디스크 수술 후 장애가 발생해 치료를 받아 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울증을 앓았으며 병원으로부터 퇴직을 종용 받아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목숨을 끊기 전 자신의 블로그에 낙긴 장문의 글에는 그동안 겪었던 일들과 그로 인해 느꼈던 감정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B병원 성형외과 과장이었던 A씨는 지난 2012년 갑작스럽게 발생한 마비로 인해 목 디스크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 후에도 증상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고 저림증이 심해져 여러 차례 담당 교수에게 진료를 받았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로 인해 우울증 약도 복용해 왔다.

A씨는 증상이 개선되지 않자 병원에 병가를 신청했지만, 병원장은 오히려 퇴사를 종용했고 이로 인해 결국 사표를 제출했다고 한다.

2012년 말 재수술을 받은 A시는 저림 증상이 개선돼 다른 병원에서 근무를 시작했지만 1년 뒤 원치 않은 이유로 병원을 나왔다.

이후 평소 알고 지낸 C교수의 제안으로 그가 근무하던 병원으로 옮겼다.

A씨는 입사 후 최선을 다해 환자를 진료했지만 다른 곳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A씨의 진료 수익이 좋아지자 C교수가 견제를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C교수는 전공의들을 독점하며 진료를 방해했고 A씨는 이 같은 행태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2017년 5월 스스로 병원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후 A씨는 여러 병원에 입사 지원을 했지만 과거 병력이 문제가 돼 직장을 구하지 못했다.

A씨는 2017년 가을 다행히 한 의원에 자리를 잡았지만 그곳은 대리 수술을 하는 곳이었고 결국 또 사표를 냈다.

A씨는 이러한 글을 남기는 이유에 대해 “그동안 비윤리적·비도덕적 불법 의료의 문제, 미용성형 시장과 의료시스템의 파탄, 대학병원 교수의 자질의 문제, 장애인에 대한 처우 문제 등을 그냥 두고, 말없이 방조하며 떠나기는 싫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보잘 것 없던 나를 믿고 소중한 몸을 맡겨 치료받은 환자분들에게 너무 감사드린다”면서 “환자들 덕에 많은 시간 의사로서 너무 행복했다. 진심으로 환자들을 내 몸처럼 생각하고 치료하고자 노력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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