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8.9.19 수 19:48
상단여백
HOME 뉴스 기관·단체
이대목동병원 수사 결과 반발해 거리로 나선 젊은 의사들고대 전공의 4명, 경찰청 앞서 집회 열고 검경 수사결과 강력 비판
“의사들을 범죄자로 몰지 말라”…김숙희 회장 "교수·전공의 끝까지 보호"
  • 최광석 기자
  • 승인 2018.03.12 06:00
  • 최종 수정 2018.03.12 06:00
  • 댓글 0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의사 두 명을 추가로 입건하자 젊은 의사들이 수사결과를 규탄하며 거리로 나섰다.

고대의료원 소속 전공의 4명은 지난 11일 서울지방경찰청사 앞에서 이대목동병원 의료진에 대한 수사결과에 반발하며 집회를 개최했다.

전공의들은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내몰고 있는 검경수사 중단하라’, ‘기형적인 의료시스템을 만든 정부가 범죄자다’, ‘강압수사 중단하라 무죄추정원칙 준수하라’, ‘의료진을 희생양으로 만들려는 검경수사 중단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수사기관을 강력 비판했다.

지난 11일 고대의료원과 가톨릭의료원 소속 전공의 5명과 서울시의사회 김숙희 회장이 서울지방경찰청사 앞에서 경찰 조사에 반발하는 집회를 열었다.

고대의료원 소아청소년과 윤 모 전공의(4년차)는 “먼저 사망한 신생아들과 유족에게 조의를 표한다”며 “대부분의 소아과 의사들은 아기들을 살리기 위해 이 직업을 선택했고 그들을 건강히 집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헌신을 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전공의는 “이번 사고는 그 누구도 원하지 않는 죽음이었고, 의사들은 모든 순간 최선을 다했다”면서 “하지만 경찰은 그런 의사들을 범죄자로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전공의는 이대목동병원 사건이 다른 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윤 전공의는 “이 일이 있고난 후 신생아 중환자실에선 아기가 사망할 때마다 모든 게 문제화되고 있다”면서 “미숙아는 혼자서는 살기 어려운 상태로 태어나기에 의료진이 매일 옆에서 지켜본다. 이런 환경에서 일하는 의사들이 범죄자 취급을 받으면 과연 어느 누가 신생아 중환자실에 지원하고 중환자를 돌보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윤 전공의는 전공의들에게 감염관리의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 전공의는 “(전공의들이 신생아들에 대한) 오더를 내리고 있지만 20~30명이나 되는 아기들이 수액을 맞거나 밥을 먹을 때 이를 일일이 지켜볼 수는 없다”면서 “의사의 업무는 간호사들이 손 씻고, 수액을 꽂는 모습을 쳐다보는 게 아니라 아기의 상태를 살펴보고 진료하는 일”이라고 했다.

입건된 전공의의 지인이라고 밝힌 윤 전공의는 “소아청소년과는 조금 소심한 친구들이 아기 돌보는 게 좋아서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아기가 잘못되면 한 달은 그 트라우마로 고생하기도 한다”면서 “그런데 이대목동병원에서는 4명이 한꺼번에 사망했다. 해당 전공의가 지금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론 유족의 마음은 더 아프겠지만 주치의로서, 전공의로서 최선을 다해 진료한 아기가 사망했을 때 우리의 마음도 무너져 내린다”면서 “제발 우리의 마음을 알아달라”고 호소했다.

고대의료원 전공의협의회 김태신 회장은 수사결과에 대해 강한 불만을 터트렸다.

김 회장은 “검경의 몰아가기식 수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그동안 우리는 의료 현장에서의 반복되는 사건사고를 매번 의료진 책임으로 돌리기에 급급했다. 이에 의료사고가 멈추기는커녕 점점 더 큰 비극으로 야기됐고 정부의 이러한 프레임에 의해 의사들은 항상 억울한 누명을 쓰고 국민의 지탄을 받아 왔다”고 성토했다.

김 회장은 이어 “이번 사태의 본질은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총체적 문제가 외부로 표출된 것”이라며 “이제는 마녀사냥을 멈추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더 이상은 참지 않을 것”이라며 “잠재적 범죄자의 오명을 벗고, 전문가로서의 자존감을 회복할 것이다. 우리 동료들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했다.

이날 집회에는 이대목동병원 조수진 교수와 전공의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천고 이성희 변호사와 서울시의사회 김숙희 회장도 참석했다.

이성희 변호사

이 변호사는 “사건 당일 심폐소생술이 진행되는 과정에 경찰이 신생아 중환자실에 들이닥치면서 현장을 훼손시켰다”면서 “때문에 역학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주사제와 신생아 사망과의 개연성이 있을 수 있다’는 정도로 마무리됐는데 경찰은 이를 마치 인과관계가 있는 것처럼 해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경찰은 ‘병원이 감염관리실을 설치했더라도 감염관리에 대한 의료진의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의 의견에 따라 의료진을 피의자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에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들의 감염관리에 대한 책임 범위를 묻는 유권 해석을 요청했지만 한 달이 넘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에 이 변호사는 “이처럼 권한과 책임의 소재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의료진에 모든 책임을 물어 성급히 사건을 종결하려는 경찰의 수사는 당장 중단돼야 한다”면서 “복지부는 빠른 시일 내에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서울시의사회 김숙희 회장은 “처음부터 (의사들이) 피의자로 몰려서 수사가 시작됐고 수사 방향도 전혀 과학적이지 않다”면서 “의사들에게 모든 책임을 지워 그들을 범죄자로 만들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어 “환자가 사망하면 차라리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게 의사”라며 “그런 의사들에게 책임 전부를 묻는다면 어떤 의사가 중환자실에서 근무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김 회장은 “서울시의사회장으로서 해당 교수와 전공의를 끝까지 보호하겠다고 공언했고 이를 반드시 지키겠다”면서 “(수사기관은) 제대로 된 안목으로 이 사건을 조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광석 기자  cks@docdocdoc.co.kr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광석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카드뉴스
  • [카드뉴스]난임 환자에게 희망을 만드는 '고날에프'
  • [카드뉴스] 치매 예방과 관리, 약물치료만이 답일까?
  • [카드뉴스]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게 '킨텔레스'란 갑옷을
여백
쇼피알 / 라디오
  • 1
  • 2
  • 3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