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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환자경험에 AI까지…군 의료가 변하고 있다국군의무사령관 안종성 준장 “환자 제일주의 입각해 군 의료 혁신 추진"
  • 최광석 기자
  • 승인 2018.03.07 12:32
  • 최종 수정 2018.03.07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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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의료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전문성을 강화하고 환자 경험 개념을 도입했으며 군 규모에 걸맞은 인프라와 시스템을 갖추기 시작했다. 여기에 IT와 AI(인공지능) 기술을 접목시킨 의료를 도입,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효율적이고 환자 중심적인 진료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이런 변화로 인해 군 의료를 이용한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 군 의료에서 '부실'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국군의무사령부 안종성 사령관을 만나 그가 그리고 있는 군 의료시스템에 대해 들었다.

- 취임한 지 1년이 지났다. 취임과 동시에 환자 중심의 전문성 있는 군 의료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는데 그동안의 성과는.

지난해 초 환자 제일주의에 입각한 환자 경험 혁신을 이루겠다고 공표한 후 정말 열심히 달려왔다. 사령부에 속한 14개 병원과 연구소, 지원부대 등을 혁신하는 데 매진해 1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다.

외부로 드러나는 거창한 성과는 없지만 곳곳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군 의료가 잘 할 수 있는 후송시스템과 원격의료가 대표적 사례다. 응급의료종합상황센터 운영을 통해 생명이 위급한 장병을 헬기로 신속히 후송하고 있으며, 위탁환자 관리팀을 편성해 위중한 환자들을 끝까지 책임진다는 사명으로 맞춤형 상담 및 지원 서비스도 제공한다. 또 2016년 7,000여건 수준이었던 원격의료도 24시간 운영 시스템으로 개편하면서 지난해 2만여건을 돌파했다. 원격의료에 대한 병사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다.

- 반면 아쉬웠던 부분은.

무언가 큰 성과를 내기에 1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짧다. 군 의료가 잘하는 부분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 총상을 입고 공동경비구역(JSA)으로 귀순한 북한병사나 K9 자주포 화상 환자 같은 경우는 충분히 군에서 치료할 수 있었는데 민간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이 경우들은 군에서도 충분히 제대로 치료할 수 있었다고 본다.

또 전문성 강화를 위해선 민간 우수 의료진 확보가 필요한데 예산이 적어 노력만큼 쉽지 않다. 군 의료 예산은 2018년 기준 전체 국방비(43조3,746억원)의 0.5%(2,165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를 10년 내 3%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수한 인재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요소를 만들어 군 의료 인력을 혁신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 2017년을 ‘의료 혁신 추진의 원년’으로 선포했는데 이를 위해 어떠한 작업을 진행했나. 또 그에 따른 성과는.

14개 군 병원을 직접 다니면서 의료 혁신 및 환자경험의 중요성을 전파하며 의료진의 마인드를 바꾸는 작업을 진행했다. 또 모든 병원을 일일이 챙길 수 없기에 각 병원장들을 ‘환자경험주요책임자’로 임명하고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혁신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인프라 측면에서는 군병원 외래 미진료 환자 감소를 위해 제한된 인력 여건 속에서도 진료실을 확대하고 당일 미진료 환자나 야간 MRI 촬영 환자를 위해 게스트하우스를 제공했다. 특히 외래 코디네이터를 운영해 환자들이 진료를 받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불편함을 최소화했다.

또 지난해 군 병원의 외래환자 3,546명과 입원환자 2,291명을 대상으로 환자경험 평가를 시행했다. 평가 결과 입원과 외래 환자 모두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에 점수가 미묘하나마 향상됐음을 확인했다. 향후 다양한 환자를 위한 혁신을 지속할 것이며 이를 평가해 더 나은 군 의료를 만들기 위해 활용할 예정이다.

‘환자경험 및 의료의 질 향상 경진대회’도 뜻 깊었다. 경진대회를 통해 군 병원들이 그동안 환자 경험 향상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한 모습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진대회에 입상한 프로그램은 다른 병원에 전수될 수 있도록 자료를 만들어 배포했고 환자 경험 스토리를 별도의 책으로 만들고 있다.

병원 혁신으로 세계에서 손꼽히는 미국 클리브랜드 클리닉도 환자 혁신을 이루는데 10년 정도 걸렸다고 한다. 우리는 이제 시작이다. 그럼에도 의료진과 부대원들의 마인드가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고 앞으로의 방향성도 찾았다. 이정도만 해도 군 의료 혁신을 위한 큰 발걸음을 내딛었다고 생각한다.

- 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어느 조직이나 변화와 혁신에 대한 저항은 있다. 우선 현장의 저항성을 줄이려고 노력했다. 위에서 아무리 떠들어도 현장에서 움직이지 않으면 변화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도입된 운동이 ‘현장소통 1‧2‧3‧4’다. ‘현장소통 1‧2‧3‧4’는 하루(1)에 두 번(2) 이상 현장에 내려가 세 명(3) 이상의 사람(4)을 만나 소통하는 운동이다. 이를 전 병원 주요 보직자들에게 매일 시행하고 그 결과를 사령부에 보고하게 했다. 또 우리는 돈을 버는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변화로 인해 환자가 늘어나면 불평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그래서 환자 뿐 아니라 의료진도 혁신 결과의 수혜자라는 마인드를 심어주는 작업도 지속적으로 펼쳐 저항을 줄여나갔다.

- 지난해 말 총상을 입고 공동경비구역(JSA)로 귀순한 북한병사로 인해 외상센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다. 군도 외상센터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구체적인 시기와 계획을 대해 설명해 달라.

10년 가까이 지연됐던 사업인데 결국 성사가 돼 다행이다. 작년에 설계를 마쳤고 조만간 착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2019년 8~9월 준공, 2020년 개원이 목표다. 센터는 국군수도병원 연병장에 지어져 바로 수도병원과 연결된다. 센터는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이며, 병상은 중환자실 병상 20개와 일반 병상 40개가 더해져 총 60개다. 이외에도 외상 전문 수술실 2개, 하이브리드 소생실 1개, 술기 교육장, 강당, 세미나룸 등을 갖출 예정이다. 인력은 의사 24명, 간호사는 63명 등 총 141명이 근무하게 된다. 센터 건립 예산은 495억원이다.

여기에 개원 예정인 2020년에 의무 후송 전용 헬기 8대가 도입된다. 헬기를 투입하면 전국에 있는 환자들을 1시간 내에 센터로 이송할 수 있다. 의무 후송 전용 헬기와 독립형 외상센터가 갖춰지고 배후 병원의 인프라가 더해진다면 명실상부 국내에서 가장 좋은 외상센터가 될 것이며 지역 공공의료기관으로서도 큰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

- AI를 도입하는 병원들이 많다. 군 의료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어떠한 준비를 하고 있나.

사령부도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전방에서 근무하는 병사들이 군의관을 만나러 오지만 정작 군의관은 환자 정보를 입력하기 위해 자판을 두드리느라 환자 얼굴을 못 보는 경우가 많다. 이에 외부 업체와 협약을 맺고 의사와 환자 간 대화가 자동으로 기록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또 인공지능이 엑스레이를 판독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자 한다. 군에는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부족하다. 이에 병원마다 시스템을 배치하면 지금보다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진다. 현재 테스트를 마쳤는데 수도병원에 있는 자료로 판독했더니 98%의 성공률을 보였다. 지금보다 가볍게 만들어 사단 의무대와 군병원에 배치‧운영하려고 한다.

- 남은 임기 중 꼭 추진하고 싶은 일은.

장병과 국민에게 확신을 주는 군 의료, 전쟁 승리에 기여하는 군 의료, 이 두 가지를 완성하는 토대를 구축하고 싶다. 그래서 지금하고 있는 환자제일주의를 임기 말까지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더불어 국방부와 논의해 군 병원 구조조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병원 간 통폐합 및 수술‧인력 조정이 이뤄진다. 경직된 병원 운영시스템도 환자 친화적으로 바꾸려 한다. 또 전쟁 승리에 기여하는 군 의료를 만들기 위해 전시에 필요한 시설‧물자를 철저히 준비하겠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군에서 다쳤을 때 국가가 나를 책임지고 치료해 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야 병사들에게도 전투의지가 생긴다. 강한 전투의지를 만드는 근본이 군 의료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한 미군은 그에 걸맞은 군 의료체계를 가지고 있다. 군 의료에 투입되는 예산이 우리나라 국방예산에 버금가는 40조원이다. 우리도 전쟁 승리를 위해선 강한 의료가 필요하다. 강한 군 의료를 위해 많은 지원과 격려 부탁드린다.

최광석 기자  cks@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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