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에 상사평가제도·교육전담간호사 등 9가지 방안 제시돼

청와대 국민청원에 간호계의 악습인 ‘태움을 해결할 수 있는 개선방안’이 올라와 주목된다.

서울 대형병원 간호사 사망사건으로 인해 태움 근절에 대한 요구가 높아짐에도 뚜렷한 해결방안이 나오지 않는 가운데, 지난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간호사의 태움을 일부 해결할 수 있는 개선방법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선배 간호사가 신규 간호사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괴롭힘인 이른바 ‘태움’의 가장 큰 해결책을 ‘적정 간호인력의 증원’이라고 강조하면서도, 간호사 증원이 즉각 이뤄지기 힘들다는 것을 안다며 대안 9가지를 제시했다.

첫 번째로는 ‘상사평가제도’를 도입해 태움의 되물림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청원인은 “신규 간호사와 낮은 연차의 간호사들은 부당한 대우를 받더라도 불만사항 등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당할 수밖에 없다”며 “상사평가제를 도입해 평가결과가 승진과 보직 관리 등에 영향을 끼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사 평가가 이뤄진다면 선배 간호사들이 대충 교육을 하거나 감정적으로 대하는 일이 줄어들 것”이라며 “태움의 되물림을 막기 위해 간호관리자들이 긴장하고 (스스로) 적극적으로 개선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3년차 간호사를 프리셉터(사수)로 활용하는 대신 ‘교육전담간호사’를 두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청원인은 “2~3년차 간호사가 자신의 업무를 하면서 틈틈이 신규 간호사를 교육시키고 봐주는 업무 과중 상황에서는 프리셉터가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며 “따로 교육만을 전담하는 간호사를 두어 충분한 기간 동안 신규간호사를 교육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병원 내 ‘태움방지부서’를 만들어 간호사의 입장을 대변하고 보호해줘야 한다고도 했다.

청원인은 “일부 병원에서는 신규 간호에게 충분한 교육의 기회·시간도 주지 않고 권고사직을 종용하기도 한다”며 “사측의 입장이 아닌 간호사의 힘든 입장을 대변하고 보호할 수 있는 부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정당한 간호수가 보장 ▲충분한 식사시간·휴식시간 보장과 추가근무수당 보장 ▲간호사의 비효율적인 복장과 신발 변경 ▲남자 간호사의 일정수준 의무 배치 ▲대한간호협회장 선출에 직선제 도입 ▲언론의 간호사 이미지 왜곡 금지 등이 개선방안으로 제시됐다.

청원인은 “태움 근절과 간호 환경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간호사들은 계속해서 병원을 떠나고 이는 환자 건강에도 위협이 될 것”이라며 “경력있는 간호사들이 환자를 포기하지 않고 나이팅게일의 숭고한 정신을 따라 간호를 발전시키고 환자의 곁에 남아 훌륭한 간호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제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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