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산업 육성에 팔 걷어…'메디컬센터→메디슨' 변경도 고심

연구중심병원(고대안암병원, 고대구로병원)에 이어 지난해 정밀의료 국가전략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바이오 육성 선두주자를 자처한 고대의료원이 병상수 경쟁 탈피를 선언하고, 바이오헬스산업을 병원 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의료원은 글로벌 진출을 고려해 영문 브랜드도 'Korea Univercity Medical Center(KUMC)'에서 'Korea Univercity Medicine'으로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고대의료원 박종웅 의무기획처장(고대안암병원 정형외과)은 지난 21일 서울 웨스틴조선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KU Medicine 브랜드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고대의료원이 영문 브랜드 변경을 추진하는 것은 국내외 시장을 무대로 하는 바이오헬스 연구를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서다.

'MEDICAL CENTER'는 진료에만 국한된 인상을 준다는 것이다.

박 처장은 "헬스시스템도 번역하면 병원의 집합체, 혹은 병원서비스의 집합체라는 느낌이 난다. 해외에선 Duke Medicine(듀크대), U-Penn Medicine(펜실베니아대), Harvard Medicine(하버드대) 식으로 브랜드를 짓는다"며 "고대의료원도 교육과 연구, 병원시스템을 모두 통합하는 이름으로 바꾸려고 한다"고 했다.

박 처장은 또 "환자진료를 통한 수익구조로는 대학병원들이 앞으로 발전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고대의료원은 더이상 병상수 경쟁을 하지 않겠다. 바이오헬스 사업을 통해 수익을 내고 그 수익을 다시 연구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끌어 가겠다"고 했다.

고대안암병원이 지난해 9월부터 2만평 규모의 대지에 건축 중인 최첨단융복합의학센터(2026년 3월)도 이같은 목표로 운영해 나겠다고 밝혔다.

박 처장은 "대지가 2만평이라 현재 1,500병상의 고대안암병원의 병상수가 크게 늘어날 거라고 예상할 수 있겠지만, 늘어나는 병상은 150개 뿐이고 나머지는 바이오헬스 연구를 위한 공간, 기존 환자에 대한 서비스 질을 높이고 쾌적한 병원환경을 조성하는 데에 쓰일 것"이라고 했다.

고대의료원은 이같은 행보가 국내 병원으로서는 '모험'이지만 글로벌 추세라고 했다.

고대의료원 오상철 연구교학처장(고대구로병원 혈액종양내과)은 "진료는 표준치료를 해야 하는 만큼 (수익을 늘리기 위해) 병원이 할 수 있는 부분은 적다"면서 "4차산업 혁명에 중요한 부분은 바이오다. 고대의료원은 전임교수만 400~500명이 있는데 이들의 임상경험을 통해 나올 수 있는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오 처장은 "성공가능성이 낮은 모델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 해외에선 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꼭 성공시켜야 하는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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