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구, 로타바이러스 무료 접종 조례 제정 추진...보건소로 제한
개원가 "지자체 행정편의적 발상...지역 병의원 활용해야"

일부 지자체가 로타바이러스 무료예방접종에 나서며 지방선거를 앞둔 표심잡기용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일부 지자체에서는 무료예방접종을 보건소로 국한해 추진하면서 지역 의료계와 마찰을 빚고 있다.

인천시 연수구는 최근 ‘선택예방접종 무료 접종에 관한 조례 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관내 모든 영유아를 대상으로 로타바이러스 무료 예방접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로타바이러스는 구토, 발열, 설사 등을 일으키는 장염 바이러스로, 백신 종류에 따라 생후 2·4·6개월 또는 2·4개월에 접종하도록 돼 있다. 국가필수예방접종(NIP)에는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대략 26만~30만원 정도의 비용 부담이 있다.

이미 지역 내 로타바이러스 예방접종률이 91.8%에 달하지만, 부모들의 접종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보건소에서 무료로 접종을 하겠다는 게 연수구의 생각이다. 3가 백신인 로타텍 약 30만원과 2가 백신 로타릭스 약 26만원의 비용을 자체 예산으로 충당하겠다는 계획이다.

연수구는 특히 “로타바이러스는 매년 전 세계 45만명의 5세 미만 영유아가 사망하고 있는 감염병”이라며, “최근에는 서울 대학병원 등에서 신생아들이 로타바이러스에 집단 감염이 되기도 했고, 별다른 치료법이 없어 예방접종으로 예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모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심성 공약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지역 의료계에선 시행 주체를 보건소로 한정한 데 대해 반발하고 있다. 로타바이러스 예방접종은 동네 병의원에서 시행되는 비급여 항목인 만큼 이를 보건소에서 무료로 접종할 경우 지역 의료기관의 피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연수구보다 먼저 시행하거나 올해부터 실시예정인 지자체들도 적지 않지만 대부분은 보건소에서 접종하지 않고 관내 병의원을 활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 인천지회는 지난 19일 연수구청장과 만나 이용접근성 및 부작용 관리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지역 내 병의원에서도 무료 접종 할 수 있도록 요청할 것으로 확인됐다.

소청과 인천지회 관계자는 “환자들의 접근성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이미 NIP도 가까운 병·의원에서 실시하고 있다”며 “로타바이러스만 보건소에서 접종하게 된다면, 환자 편의성이 떨어질 뿐아니라 부작용 발생 시 대처의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연수구의 조례 제정 계획을 뒤늦게 알게 돼 일반 병의원에서도 할 수 있도록 구청과 협의했다”며 “연수구의 방향성에서는 공감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공무원들의 편의주의식으로 행정처리가 된 부분이 없지 않다. 아직 시행이 된 것은 아닌 만큼 앞으로 구청과 (접종비 등)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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