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족수 미달로 불신임안 폐기…“대의원 의무 위배” VS “불참도 의사표현”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 불신임을 위한 임시대의원총회가 끝났지만 이에 대한 뒷말이 무성하다.

특히 특정 직역 및 지역 대의원들이 대거 임총에 불참하면서 불신임안이 표결조차 진행되지 못하자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의협 대의원회는 지난 10일 오후 5시 양재동 더케이호텔 3층 거문고홀에서 임총을 열고 추 회장 불신임안을 상정해 표결에 부치려 했지만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임총에는 대의원 232명 중 136명이 참석, 불신임안 의결정족수인 155명을 넘기지 못했다.

이에 대의원회는 상정된 안건 순서를 바꿔 대의원들을 기다렸지만, 오히려 처음에 모였던 인원보다 11명 줄어든 125명만 자리를 지켜 ‘회장 불신임 안’ 표결에 실패했다.

이날 임총에 대한의학회 소속 대의원은 전체 45명 중 6명만이 참석했으며 몇몇 시도의사회 소속 대의원들도 대거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열린 의협 임총 모습. 중간 중간 자리가 비어 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이를 두고 대의원들이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의원회 임수흠 의장은 12일 본지와 통화에서 “대의원이 임총에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며 “특정 직역의 집단 불참은 분명 문제가 있다.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성토했다.

또 “총회 중간에 돌아가거나 교통비만 챙겨서 간 대의원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번 기회에 의무를 다 하지 않은 대의원들에 대한 정리 작업을 철저히 진행하겠다”고 공언했다.

경기도의사회 소속 이동욱 대의원은 “의무를 다하지 않는 대의원들 때문에 상정된 안건을 처리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면서 “직선제를 거치지 않고 당연직으로 너무나 쉽게 대의원이 된 후 의무를 다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학회 대의원 선출 방식 변경 및 정원 축소 등을 그 방안으로 제시했다.

총회 불참 자체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의학회 소속 김윤 대의원은 SNS를 통해 “선거를 앞두고 몇몇 후보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명분도, 실효성도 없는 임총을 연 분들이 져야 할 책임을 왜 다른데 넘기느냐”며 “불참도 정치적 의사 표현이다. 학생도 아니고 불참한 것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니 대의원회를 초등학교쯤으로 아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대의원 A씨는 “불참도 하나의 의사 표현인데 이를 너무 부정적으로 몰아가는 것은 타당하지 못하다”며 “몸이 아프다는 등 개인적 사정이 있을 수 있고, 상정된 안건이 마음에 들지 않아 불참했을 수 있다. 참석만이 정답은 아니다”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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