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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만에 한국서 열리는 올림픽에 미국 팀닥터로 온 한국인 의사미국 국가대표 팀 닥터 노유식 교수 "모국서 열리는 세계인의 축제에 참여하고 싶었다"
  • 이민주 기자
  • 승인 2018.02.10 06:00
  • 최종 수정 2018.02.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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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마다 열리는 세계인들의 축제 올림픽. 지난 9일 강원도 평창에서 그 화려한 막이 올랐다. 한국에서 올림픽이 개최된 건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30년 만이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는 전 세계 92개국에서 2,900여명의 선수들이 메달 획득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참석하다. 이들의 꿈이 건강상의 문제로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뒤에서 든든하게 지원해주는 사람들이 의료팀이다.

특히 미국 국가대표팀은 한국인 팀 닥터(Team USA Physician)와 함께 평창을 찾았다. 내과와 재활의학과 전문의이면서 스포츠의학도 전공한 스탠포드대 노유식 교수다. 노 교수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의사로서 모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참여하게 된 것을 ‘일생일대의 행운’이라고 말했다. 노 교수를 만나 30년만에 모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팀닥터로 참여하게 된 소감과 의료팀의 역할 등에 대해 들었다.

- 어떻게 평창동계올림픽에 미국 국가대표 팀 닥터로 참여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한국이 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된 2011년부터 ‘어떻게든 참여하겠다’고 결심했다. 자원봉사 등으로 팀 닥터에 대한 관심과 역량을 충분히 어필했고, 그 결과 미국올림픽위원회(United States Olympic Committee, USOC)로부터 미국 국가대표 팀 닥터를 맡아 달라는 초청( invitation)을 받았다.

미국에도 한국의 태릉선수촌과 같은 ‘콜로라도 스프링스 올림픽 트레이닝 센터(Colorado Springs Olympic Training Center)가 있다. 개인 시간을 상당히 투자해야 하는 일이었으나, 올림픽을 준비하는 선수들을 진료하면서 다른 스포츠메디슨과의 공통점 및 차이점을 알수 있었다. 이 자원봉사가 올림픽 트레이닝 센터 관계자 등에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리는 면접기회도 됐다.

- 자원봉사나 한국어를 한다는 이유만으로 미국 국가대표 팀 닥터로 선정되지는 않았을 것 같다.

기본적으로 미국 의료진으로서 기대되는 역할(functioning)을 할 수 있느냐 하는 부분이 선정에서 제일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재활의학과 전문의면서 세부전공이 스포츠의학이고 내과도 전공했다는 점이 플러스 요인이 됐다고 본다. 전체 팀의 주치의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의료 전반적인 부분을 다루고 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 미국 국가대표 팀 닥터로, 30년 만에 모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참여하게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어땠나.

감격스러웠고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86년 아시안게임'과 ‘88 서울올림픽’을 보며 자란 세대로 그때 받은 충격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렇게 큰 스포츠 이벤트는 태어나서 처음 봤었고, 세계에 그렇게 많은 나라가 있는지도 처음 알았다. 이후 ‘언제 또 한국에서 올림픽이 열릴까’하는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특히 스포츠의학을 전공하게 되면서, 기회가 된다면 꼭 의사로서 모국에서 열리는 세계인의 축제, 올림픽에 참여하고 싶었다. 이런 기회는 개인적으로도 직업적으로도 평생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라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 기존에도 팀 닥터 등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나.

가장 최근에는 평창동계올림픽의 마지막 테스트 이벤트였던 ‘2017 여자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대회’에 메디컬 디렉터(Medical director)로 참여했었고, 한국팀이 전승으로 우승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외 팀 스포츠에 의료지원 나간 경험은 보스턴에 있는 하버드의대 부속병원인 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MGH)에서 스포츠 의학을 펠로우로 일할 때 프로야구팀, 축구팀, 보스턴 마라톤 치료 및 경기 지원에 참여하고, 스탠포드의대에서는 스탠포드대 스포츠팀 클리닉 경기지원 등을 하고 있다.

- 올림픽에서 의료팀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미국 국가대표팀을 예로 들어 설명해 달라.

미국 국가대표팀과 관련해 발생하는 모든 의료 관련 사건 및 사고에 대응하는 역할이다. 종목에 따라 의료인력이 함께 오는 경우도 있지만, 규모와 장비가 제한되기 때문에, 우리는 보급 및 수리 정비 임무를 하는 ‘모함(母艦, Tender Ship)과 같은 역할을 한다. 선수들의 감기부터 시작해서 골절 등 전반을 다 봐야 한다. 이외에도 매일 선수들의 상태가 어떤지 체크하는 일도 한다. 필요시 언제 발생할지 모를 사고에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연습 및 경기의무지원을 나간다. 올림픽 시간 중 계속 당직이라고 보면 된다.

현지 의료진과의 협동(coordination)도 중요하다. 미국에서 필요한 상당량의 의료장비와 약품 등을 가져가지만, 부상의 정도에 따라 현지의 도움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중상을 입은 환자가 발생하면 개최국인 한국 조직위 의료지원팀과 협력한다.

미국 의료팀 내에는 의사는 3명, 카이로프랙터(chiropractor) 등이 포함돼 있다.

- 동계스포츠는 아이스하키 등 부상 위험이 많은 종목들이 많다. 특히 어떤 부분에 의료지원을 집중할 계획인가.

부상 방지가 가장 큰 목표다.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짧게는 4년 길게는 평생을 바쳐온 선수들이 많다. 이들이 다치지 않고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꿈을 이루는데 부상이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집중할 계획이다.

경기 전까지 최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중요하다. 운동선수들은 기본적으로 오랫동안 운동을 했기에 저마다 자잘한 부상을 갖고 있다. 그래서 경기 전까지 부상이 악화되는 일이 없도록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도 도울 것이다.

노 교수는 1999년 연세의대를 졸업 후 인턴·군의관을 지내고, 2003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Framingham Union Hospital, U.Mass 내과 및 스탠포드에서 재활의학과 전문의를 따고, 하버드의대 부속 MGH및 SRH에서 스포츠의학을 세부 전공했다. 이후 2011년 스탠포드로 돌아와 현재까지 스포츠의학 및 재활의학과 교수로 스포츠 손상, 초음파 및 재생의학연구를 하고 있다.

- 스포츠의학을 전공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취미생활이 일부 직업에 영향을 줬다. 선수로 활동하지는 않았지만, 항상 운동을 해왔고, 중학교 때부터 검도를 했고, 대학 때는 클럽 농구부에서 뛰었다.

대학생 때 운동부 활동을 하며 팀에 익숙했던 경험과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당시 생소한 분야였던 스포츠의학을 공부하게 됐다. 하버드대가 위치한 보스턴이 특히 스포츠에 특화돼 있어 이곳에서 세부 전공을 했다.

- 올림픽 이후 스포츠의학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 같다.

스포츠의학은 경기를 보는 관점을 바꿀 수 있는 좋은 도전이 된다. 스포츠의학을 하면 선수가 경기에 참여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는지, 어떤 부상을 이겨내며 도전하는지를 알게 된다. 이를 통해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되며 자극을 받는다.

선수들을 치료하는 경험은 물질적보다는 정신적 보상(rewarding)이 더 많은 일이다. 치료한 선수가 회복하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지만, 경기를 보면서 다치지 않을까 조마조마 하기도 하다. 경기에서 좋은 성적까지 낸다면 보너스를 받는 기분이다.

- 스포츠의학을 전공하고 싶은 의사들에게 조언한다면.

자기가 좋아하는 운동이 있다면 관심 있게 지켜보거나, 가능하다면 스스로 참여해보는 것만큼 좋은 학습은 없다. 경기를 보고, 참여하면 그 과정에서 다양한 경험이 축적된다. 해당 스포츠에 대한 이해가 진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학문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리고, 자원봉사들을 통해서 경기장 뒤에서 참여해보는 시간을 많이 갖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민주 기자  minju9minju@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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