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학회·화학요법학회·소아감염학회·감염관리간호사회 공동 입장 발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의 책임이 담당 주치의 등 의료진에게 집중되자 대한감염학회 등 관련 전문학회들이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하며 주위를 환기 시켰다.

감염학회와 대한화학요법학회, 대한소아감염학회, 대한감염관리간호사회는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의료관련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의료기관에서 감염 예방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어느 의료기관에서도 의료관련감염을 완전히 예방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며 “감염관리는 모든 병원 구성원들 각자가 지켜야 할 의무가 있고, 감염관리를 위한 올바른 제도를 마련해야 하는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은 의료관련감염을 예방하고 방지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번 사건은 의료관련감염 발생을 방지하는 여러 체계가 적절히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며 “주사제를 여러 번 사용해서 생길 수 있는 오류를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주사제 일회 사용, 주사제 준비와 투여 과정의 무균적 술기, 손위생과 환경 관리, 이를 위한 충분한 인력과 장비 확보, 격리실 확충, 중환자실의 과밀화 해소 등 여러 단계에서 의료관련감염을 예방하는 체계가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생긴 사례”라고 했다.

이들은 “감염관리를 위한 체계는 있으나 실제 이를 시행하기 위한 제반 비용의 문제점도 여기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사건의 본질은 의료관련감염에 특히 취약한 신생아중환자실에서, 그동안 내재돼 있던 우리나라 의료관련감염 관리 시스템의 취약한 부분이 드러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사태에도 불구하고 의료관련감염 관리체계가 제대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이들은 “당시 여러 감염 전문 학회에서 우리나라 의료기관의 의료관련감염 발생에 취약한 문제점과 감염관리를 위한 시스템 보완을 지적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주장했다”며 “일부 사항이 개선되고 있으나 그 양적, 질적 속도는 의료진과 국민이 느끼기에 아직 미진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앞으로 의료관련감염을 줄일 수 있는 선진적인 시스템이 정착될 수 있도록 정부와 각 의료기관에서 경제적 논리가 아닌 환자 안전 측면에서 과감한 투자와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감염 및 감염관리 전문 인력 양성과 의료인에 대한 의료관련감염 예방 교육도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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