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사냥식 처벌 원치 않아…불합리한 의료시스템 개선에도 협력”
"아이들 위한 마지막 할 일…의료진들에게 성실히 조사에 임해 달라" 당부

이대목동병원에서 발생한 신생아 사망사건을 놓고 의료 단체들이 ‘의료시스템의 모순’에서 발생한 사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유가족들이 유감을 표하고 나섰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유가족들은 19일 “이번 사건의 원인은 병원이 청결구역인 주사 조제실과 오염구역을 구분하지 않고, 로타바이러스와 장구균이 신생아중환자실에서 발견됐음에도 조치 없이 방치한 것은 물론 전공의들의 집단사표로 당직체계가 무너졌음에도 병원 측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며 “이 과정에서 병원이 적절히 대응만 했다면 4명이 아이들이 사망하는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가족들은 그러나 "경찰 수사결과 발표 이후 의사단체들은 이대목동병원의 이러한 문제에 대해 단 한 번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은 채 의료시스템의 모순으로 몰아가며, 수가 인상, 각종 지원 확대 등 아이들의 죽음을 수단으로 의료계의 목적달성을 위해 단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이들은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이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스모프리피드 100cc 용기 중 10cc만 사용한 후 청구하면 심평원에서 10cc 사용만 인정하기 때문에 해당 약제를 사용할수록 적자를 구조’라고 지적한 데 대해 "경찰조사 결과 이대목동병원은 스모프리피드 500ml 한 병을 7번에 나누어 사용했으면서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는 한병 씩 투여한 것으로 하여 급여비용을 청구해왔다. 심평원은 감염의 위험성을 차단하고자 일부 용량 사용 및 잔여량 폐기 후 전체를 청구하더라도 삭감하지 않고 그대로 인정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유가족들은 추 회장에게 "이러한 이대목동병원의 행태에 대해 의사대표로서 어떠한 생각을 갖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유가족들은 또 "이번 사건의 철저한 원인규명과 함께 의료진의 과실이 밝혀진다면, 과실이 있는 만큼의 책임은 져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의협을 비롯한 의사단체들이 수사 중인 내용에 대해 사실관계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의료인의 처벌은 부당하다는 식으로 입장 표명을 하는 것은 자제해 달라”고 했다.

특히 “유가족 역시 열악한 의료시스템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으며, 그럼에도 환자의 생명을 위해 애쓰시는 의사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마녀사낭식의 처벌은 결코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유가족들도 불합리한 의료시스템 개선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두 번 다시 이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유가족 역시 불합리한 의료시스템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것이며, 이번 사건의 원인규명과 책임소재가 분명해지면 합리적인 의료시스템이 정착될 수 있도록 의사단체와 협력하겠다”고도 했다.

이들은 다만 이번 사건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된 의료진들에게는 성실하게 경찰조사에 임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들은 “주치의인 조모 교수의 건강상태에 대해 오늘에서야 알게됐다. 많이 힘드셨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한달 동안 창자가 끊어지는 고통을 견디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면서 "의료진들도 힘들겠지만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일이라고 생각하고 경찰조사에 성실히 임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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