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대 강은석‧이용호 교수팀, 첫 규명…유럽간학회지 게재

국내 연구진이 비알콜성 지방간과 간섬유화가 심장근육 기능을 약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심장근육 기능이 약화되면 심부전 발병 위험이 올라가게 되는데 비알콜성 지방간과 간섬유화가 심부전의 주요 발병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임상연구를 통해 밝혀낸 것이다.

(왼쪽)강은석 교수 (오른쪽)이용호 교수

연세의대 강은석·이용호 교수팀(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은 연구를 통해 비알콜성 지방간으로 진단된 환자가 비만, 고혈압, 당뇨병 동반 비율이 높고, 심장기능이 떨어진다는 점을 확인하고, 이로 인해 심장근육 기능이 저하되면서 이완기능이 떨어져 ‘이완기 심부전’(diastolic heart failure)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

심부전은 심장근육 약화로 인해 심장의 수축 및 이완운동을 통한 혈액공급 기능이 떨어지는 중증 심질환이다. 전체 심부전환자의 절반 이상이 이완기 심부전을 앓고 있다.

연구팀은 많은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들이 질병 악화에 따른 간 합병증이 아닌 심장 및 심혈관질환이 주 사망원인이라는 점에 착안해 세브란스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수검자를 대상으로 지방간이 심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조사대상자는 ▲정밀 혈액검사 ▲간 섬유화 스캔 검사 ▲심장초음파 검사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CT) 등을 선택한 특화 건강검진자 308명이었다.

조사대상자 중 118명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진단(진단군)됐고, 190명은 정상수준의 간수치를 유지(정상군)했다.

분석 결과, 진단군은 정상군에 비해 평균 체질량지수(BMI)와 BMI25 이상인 비만군의 비율이 높았다. 또한 고혈압 및 당뇨병 비율도 정상군에 비해 높았으며, 심장기능도 정상군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진단군은 평균 체질량지수(BMI)가 26±3㎏/㎡로 정상군의 23±2.7㎏/㎡에 비해 높았다. BMI 25 이상인 비만군의 비율 역시 58%로 정상군 16%보다 높았다.

또한 진단군의 47%가 고혈압으로 진단받았으며, 당뇨병 비율은 24%였다. 정상군은 고혈압 33%, 당뇨병 13%였다.

PET 및 심장초음파 검사결과, 진단군은 정상군에 비해 심장기능 저하와 구조 변형이 확인됐다.

심장초음파 결과, 진단군은 좌심실 이완기능이 저하된 환자군 비율이 정상군보다 1.9배 높았으며 좌심방 크기가 정상군에 비해 평균 1.2배(약 17%) 정도 컸다.

PET-CT 검사결과에서 진단군의 심장근육이 소모하는 포도당 흡수율이 정상군에 비해 평균 30%정도 적은 것으로 나타나, 심장근육의 대사 기능 활성화도가 상대적으로 저하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결과, 간 조직이 탄력을 잃고 굳어지는 섬유화가 있을 경우 진단군이 정상군에 비해 2.3배 높은 심부전 발생 위험도를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강은석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간에 축적된 지방 축적량보다 간조직의 섬유화 진행 정도가 이완기 심부전 발병 가능성을 높인다는 사실을 찾아낸 점”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소화기학술지인 ‘유럽간학회지’ (Journal of Hepatology, IF 12.5)에 주목도 높은 연구결과로서 편집자 의견(Editorial comment)과 함께 게재됐다.

세계적인 지방간질환 전문가인 영국 사우스햄튼대 종합병원 ‘크리스토퍼 번’(Christopher D. Byrne)교수는 편집자 의견(Editorial comment)을 통해 “지방간과 간섬유화가 심장 이완기 기능의 저하와 장애를 초래해 이완기 심부전의 주요 발병원인이 될 수 있음을 임상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규명한 연구로 높이 평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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