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법·아동복지법 위반으로 3개월 이상 면허정지…'안아키 규제법' 발의되기도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이 탄핵되고 장미대선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다. 그렇게 시작된 2017년을 의료계는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고, 한편으로는 구태와 싸우면서 보냈다. 인공지능(AI)을 진료 시스템에 접목하는 병원들이 늘고 ‘3분 진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도 있었다. 병원 현장에 만연돼 있는 폭행과 성희롱이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되기도 했다. 청년의사가 선정한 의료계 10대 뉴스에는 다사다난했던 2017년이 담겼다.

인터넷 카페 '약 안쓰고 아이 키우기(안아키)'에 올라온 사진.

한 인터넷 카페가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안아키’라는 줄임말이 더 익숙한 ‘약 안쓰고 아이 키우기’라는 인터넷 카페다. 안아키는 영유아 필수예방접종을 거부하는 수준을 넘어 화상을 입은 아이를 온수로 목욕 시키고 간장으로 비강을 세척하는 등 의학적인 근거가 없는 극단적인 방법들을 자연치유법으로 권해 문제가 됐다. 안아키 설립자인 한의사 김효진씨는 “전 국민 수두파티라도 열고 싶다”는 발언으로 비난을 받기도 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5월 전문가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안아키가 주장하는 자연치유법에 대해 “근거 없는 비상식적인 방법”이라며 아동학대와 인권침해라고 비판했다. 안아키에 대해서는 한의사들도 한 목소리를 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일반적인 의학 상식과 치료법을 부정하는 안아키의 행위는 영유아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김씨를 협회 윤리위원회 심의 대상에 올렸다.

보건당국도 제재에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 김씨가 의료법과 아동복지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며 경찰청에 수사를 요청했고, 9월에는 김씨에게 한의사 자격정지 처분(3개월 15일)을 사전통지했다. 안아키를 수사한 경찰은 11월 김씨를 비롯한 안아키 관련자 3명을 약사법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국회에는 일명 ‘안아키 규제법’이 발의됐다. 바른정당 박인숙 의원은 정당한 이유 없이 영유아 예방접종을 거부하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감염병예방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처럼 자신을 향한 비난에 김씨는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 출연해 “나는 선택할 기회를 줬을 뿐”이라고 말해 또 한 번 공분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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